[아이뉴스24 현창민 기자] 위성곤 제주도지사 인수위가 위험 수준에 도달한 제주도정의 부채에 대해 강한 경고의 메시지를 냈다.

인수위는 지난 28일 오후 인수위 회의실에서 위성곤 도지사 당선인과 김일환 인수위원장, 인수위원들이 참석한 가운데 '민선 9기 100대 과제 점검회의'를 개최했다.
제주도가 인수위원회에 제출한 채무관리현황에 따르면, 2025년 실질채무 잔액은 총 2조 5340억 원이다. 올 연말 기준 2조 8579억 원까지 불어날 것으로 추계되면서 강력한 위험 신고가 켜졌다.
특히 제주의 관리채무비율은 2025년 17.02%로, 전국 평균 8.24%의 두 배를 웃돌며 재정 건전성이 크게 흔들리고 있다. 여기에 2024년 이후 지방채(기금융자 포함) 발행이 확대돼 2027년부터 채무 상환액 부담이 크게 늘어나는 악순환 구조에 진입할 우려가 나온다.
제주도에 따르면 채무 상환액은 ▷2025년 2505억 원 ▷2026년 2436억 원 ▷2027년 3654억 원 ▷2028년 4389억 원 규모로 파악된다. 제주 인구가 2026년 5월 기준 66만 명인 것을 감안하면 1인당 채무 상환액은 66만 5000원에 이른다.
인수위원회는 이날 회의에서 "현재의 재정 상황을 방치한다면 도청 통장에는 빚만 쌓이고, 결국 도민들의 과도한 부담으로 귀결될 수밖에 없다"며 "민선 9기 도정이 발 빠르게 재정 혁신을 이뤄야 한다"고 권고했다.
인수위는 자체 분석 결과에서도 "현재의 운용 기조가 유지되면 2027년부터 매년 5000억 원 규모의 원리금을 상환해야 할 것으로 추산된다"면서 "도민 1인당 일반채무액 역시 2018년 53만 원에서 2026년 279만 원으로 5배 이상 급증하면서 전국 최고 수준에 달해 고강도 대책이 시급하다"고 진단했다.
재정 위기를 초래한 대표적 '3대 재정운용 불합리 사례'로는 ▷지역화폐(탐나는전) 예산 등의 변칙적 운용 ▷상환 계획 없는 선 지방채 발행 행태 ▷성과 없는 특정 기금 사업 및 매년 반복되는 집행 사업 부진이 지목됐다.
인수위원회는 이에 대한 현황 파악과 함께 송곳 검증과 책임 규명을 이어가고 있다.
먼저 탐나는전의 경우 국비와 지방비 1:1 비율 집행 원칙을 깨고 지방비 편성 없이 국비 150억 원을 먼저 사용하는 변칙을 부렸다. 이에 더해 당초 계획에 없던 2월 추가 10% 할인 행사에 소요된 77억 원은 요건에 맞지 않는 예비비로 충당하려 하는 등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힘든 운용 행태가 나타났다.
지방채 발행 문제도 심각하다. 현 도정은 2026년 예산안 제출 당시 4500억 원 규모의 지방채 발행 계획에 대해 도의회의 승인을 받았지만, 정작 인수위 출범 후에는 '재정건전성 확보 차원에서 지방채를 발행하지 않으려 한다'고 공식 보고했다. 그러나 불과 일주일 뒤, 인수위에 어떠한 사전 설명이나 보고도 없이 지방채 4500억 원 중 1000억 원을 발행했다.
관광진흥기금의 효과도 검증이 필요하다. 제주 관광산업 활성화를 위해 관광공사 및 민간에 지원하는 예산은 2022년 306억 원에서 2026년 420억 원으로 증가했는데도, 관광산업 종사자들은 역대 가장 힘든 시기라는 일관된 입장이다. 기금이 특정 조직과 업체에만 지원되는지, 지원 과정에서 많은 종사자들이 배제되는 규제들이 있는지 철저하게 검증해야 한다는 것이 인수위의 의견이다.
예산의 집행 부진도 심각한 상황이다. 2026년 일반회계 예산 중 6월까지 한 푼도 지출되지 않은 사업 예산만 5000억 원에 달한다. 예산 집행에 문제가 있는지, 매년 예산 집행이 부진한 것은 아닌지를 따져 보고 2027년부터는 과감한 예산 조정이 추진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인수위는 공직사회의 관행 타파와 미래 성장동력 확보를 위한 '(가칭)재정 건전화 5대 정책 과제'를 당선인에게 제안했다.
5대 정책은 ▷2027년 모든 사업 예산의 전면 원점 재검토 ▷지방채 발행 최소화를 위한 억제 정책 수립 ▷유사·중복 사업과 공공기관·조직의 구조조정 및 재구조화 ▷재정 연계 ‘5극 3특’ 정부 정책 대응 TF 운영 ▷지역 국회의원단과의 상시 협조 체계 구축을 통한 국비 확보 추진 TF 구성 등이다.
인수위원회는 "과도한 부채와 불합리한 예산집행 관행을 과감히 깎아내는 '재정 다이어트'가 필요하다"며 "이를 통해서만 민선 9기가 도민들께 약속한 민생 활력사업들과 핵심 미래사업들을 추진할 수 있는 재정적 여력을 확보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현재 제주도정이 직면한 재정 상황을 도민의 눈높이에서 엄중하고 냉정하게 분석해달라"고 권고했다.
/제주=현창민 기자(cmin@inews24.com)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