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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피지컬 AI 강국?..."데이터에 투자하라"는 탄식


[아이뉴스24 안세준 기자] 정부가 피지컬 인공지능(AI)을 국가 전략산업으로 키우겠다고 선언했다. 향후 3년을 골든타임으로 보고 데이터·기술·확산·생태계 등 4대 축을 중심으로 독자 경쟁력을 확보하겠다는 구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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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향은 맞다. 피지컬 AI는 공장과 물류센터, 농장, 병원 등 현실 세계에서 직접 보고 판단하고 움직이는 AI다. 제조 강국인 한국이 AI 기술을 결합하면 충분히 승산이 있다.

문제는 데이터다. 피지컬 AI는 단순 이미지나 문서 데이터만으로 학습하기 어렵다. 로봇이 물건을 집고, 조립하고, 옮기려면 위치·힘·속도·압력 같은 물리값과 행동이 결합된 데이터가 필요하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도 이 데이터 부족을 피지컬 AI 1강 도약의 가장 큰 병목으로 보고 있다.

그런데 더 들여다보면, 우리는 단순히 데이터가 없다는 데 문제가 그치지 않는다. 데이터를 만들고 가공하고 공급하는 기업은 국내에도 있다. 산업 현장의 동작 데이터, 음성·이미지 데이터, 언어 데이터 등을 수집·정제해 AI 학습에 쓸 수 있도록 만드는 기업들이 이미 활동하고 있다.

우리가 정작 약한 것은 '데이터를 돈 주고 사는 시장'이다. 국내 AI 데이터 기업 관계자는 "주요 기업들이 AI 데이터의 필요성에는 공감하면서도, 실제 구매에는 적극적이지 않다"고 지적했다. AI 모델과 반도체, 데이터센터에는 대규모 투자를 이야기하면서도 정작 모델을 학습시킬 데이터에는 비용을 쓰는 데 인색하다는 것이다.

이는 피지컬 AI 분야에서 치명적이다. 제조 AI나 로봇 AI를 만들려면 현장에서 반복적으로 발생하는 작업 데이터가 필요하다. 숙련자가 어떤 순서로 움직이는지, 어느 정도 힘을 주는지, 어떤 상황에서 멈추거나 방향을 바꾸는지 같은 데이터가 쌓여야 한다. 이 데이터는 하루아침에 만들어지지 않는다.

중국과 미국이 앞서가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중국은 제조 현장과 로봇 산업 기반, 대규모 인력 동원을 바탕으로 방대한 행동 데이터를 빠르게 축적하고 있다. 미국은 빅테크와 로봇 기업, 시뮬레이션 인프라를 중심으로 데이터 생태계를 넓히고 있다.

데이터 기업 입장에서는 수요가 있어야 더 많은 데이터를 만들 수 있다. 기업들이 정당한 비용을 지불하고 데이터를 구매해야 수집·정제 품질도 높아진다. 반대로 데이터를 공짜에 가까운 부수 자원처럼 취급하면 데이터 기업은 투자 여력을 잃는다. 결과적으로 산업 전체의 데이터 축적 속도도 떨어질 것이 자명하다.

정부의 역할도 여기에 맞춰져야 한다. 데이터 부족을 병목으로만 지적할 게 아니라, 데이터가 거래되고 축적되고 재투자되는 시장을 만들어야 한다. 품질 기준, 라이선스, 보안 검증, 공공 조달, 민간 구매 촉진 같은 제도적 장치가 함께 가야 한다.

피지컬 AI 1강은 구호만으로 달성되지 않는다. GPU와 데이터센터만으로도 부족하다. 로봇이 보고 움직이고 판단하려면 결국 학습할 데이터가 있어야 한다. 데이터가 AI 경쟁력의 원천이라면, 이제는 데이터에도 돈을 써야 한다.

/안세준 기자(nocount-ju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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