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이효정 기자] 글러벌시장을 장악해 온 '블록버스터' 의약품들의 특허만료 시점이 다가오면서 국내 제약바이오기업들이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 복제약) 개발에 가속도를 내고 있다. '특허절벽'을 기회 삼아 수십조원 규모 해외시장을 정조준하겠다는 전략이다.
3일 제약바이오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매출 1위 항암 치료제인 머크(MSD)의 '키트루다' 오리지널 특허가 오는 2028년 미국을 시작으로 줄줄이 만료된다. 키트루다의 글로벌시장 규모는 312억달러(약 48조원)에 달한다.
지난해 기준 전 세계 면역항암제 시장(517억달러)의 약 절반을 키트루다 혼자 가로채고 있는 셈이다. 특허가 만료되면 타 제약사들도 동일한 효능의 바이오시밀러를 출시할 수 있게 된다.

아토피피부염 등 자가면역질환 치료제의 절대강자인 프랑스 사노피의 '듀피젠트' 역시 2030년부터 특허만료 주기에 진입한다. 듀피젠트의 연간 글로벌시장 규모는 207억달러(약 32조원)로 특허만료시 오리지널사인 사노피와 개발파트너사인 미국 리제네론 독점지위가 깨지게 된다.
국내기업들이 수십조원 규모 바이오시밀러 개발에 사활을 거는 이유는 오리지널 시장의 일부만 점유해도 비약적인 성장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이미 국내업계는 성공 DNA를 가지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셀트리온의 '램시마'다. 존슨앤존슨(얀센)의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레미케이드(2021년 기준 시장 규모 12조원)'의 특허만료 시점을 겨냥해 출시된 램시마는 오리지널 점유율을 무서운 속도로 잠식했다.
지난해말 기준 유럽시장에서 오리지널(레미케이드) 점유율은 9%로 추락한 반면 램시마는 60%를 차지하며 시장의 '새 주인'이 됐다.
다만 시장을 지키려는 글로벌 빅파마들의 방어전략도 치열하다. 머크는 키트루다 특허만료 이후를 대비해 정맥주사(IV) 방식보다 투약 편의성을 크게 높인 피하주사(SC) 제형을 개발, 지난해 미국 식품의약국(FDA) 품목허가를 획득했다.
사노피 역시 듀피젠트 독점기간을 연장하기 위한 추가 특허등록과 차세대 제형 개발 등 장벽구축에 나선 상태다.
바이오업계 관계자는 "바이오의약품 등의 특허가 만료되면 복제 의약품이 진입할 수 있는 여건이 조성된다"며 "국내 복제약시장에는 외국계 제약사들이 들어오지 않는 편이라 국내 복제 의약품의 비중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나라 제약바이오기업들이 바이오시밀러 개발분야에서 강점을 갖고 있다"며 "이미 보유하고 있는 의약품도 미국, 유럽 등 해외시장에서 높은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에 향후 특허만료를 앞둔 오리지널의 바이오시밀러 개발이 계획대로 된다면 우리나라의 새로운 매출 창출구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효정 기자(hyoj@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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