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현창민 기자] 중장비를 동원해 60여 년 된 문화공간을 철거한 서귀포시가 결국 기관 경고 조치 처분을 받게 됐다.

제주도감사위원회는 2일 서귀포시에 대한 종합감사 결과를 공개하면서 '서귀포극장 철거 등 공유재산 관리 부적정'에 대해 기관 경고 조치했다.
감사 결과에 따르면 서귀포시는 지난해 9월 서귀포 극장을 철거하면서 공유재산법에서 정한 공유재산심의회를 거치지 않은 채 공유재산의 용도를 폐지했다. 감사위는 건축물대장 표시변경과 건축물 해체 인·허가 서류를 현황과 다르게 작성해 관련 규정을 충분히 검토하지 않고 건축물 해체에 따른 인・허가 등을 부적절하게 처리한 것으로 판단했다.
앞서 서귀포시는 지난해 '정밀안전진단 용역 결과에 따른 서귀포극장 철거 추진계획'을 수립하고, 서귀포극장을 철거하기로 결정했다. 철거 당시 서귀포시는 해당 건물이 60여년전 건축된 후 최근 노후화가 급속히 진행돼 시민 안전에 큰 위협이 돨것으로 봤다. 또, 인접해 있는 이중섭미술관 확장 공사와 맞물려 협소한 공간 확보 필요성도 작용했다.
그러나 2022년 3월 해당 건축물 매입을 위한 도의회 심의에서 소관 행정자치위원회는 "서귀포시극장은 서귀포시 최초의 현대적 극장이라는 역사성과 장소성을 감안해 해당 건축물을 보전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라"는 부대의견을 달아 원안 의결했다. 감사위는 도의회의 요구에도 서귀포시는 정밀안전진단 결과만을 이유로 철거를 강행했다고 지적했다.
건축물 해체 인·허가 처리도 미흡한 것으로 나타났다.
건축물관리법 제30조 및 같은 법 시행령 제21조에 따르면 관리자가 건축물을 해체하려는 경우에는 건축사 등이 작성해 서명·날인한 해체계획서를 첨부해 '해체허가'를 신청해야 한다. 이와 함께 허가권자는 건축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해당 건축물의 해체허가 여부를 결정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실제 서귀포극장은 건축물 연면적이 825.39㎥으로 500㎥를 초과한다. 해체 대상인 벽체 또한 건축물의 주요 구조부에 해당하기 때문에 이를 해체하기 위해서는 '해체허가'가 필요하다. 감사위는 그러나 서귀포시가 '해체신고' 대상에 해당하는 것으로 판단해 건축위원회의 심의도 요청하지 않은 채 신고 당일 건축물 해체신고필증을 교부해 철거 빌미를 제공했다"고 지적했다.
감사위는 제주도지사에게 "이와 같은 유사 사례가 발생하는 일이 없도록 서귀포시에 엄중히 경고 조치하라"고 요구했다.
한편 서귀포관광극장은 1963년 개관한 후 1999년 문을 닫을 때까지 36년간 서귀포 시민들의 문화 공간으로 역할을 묵묵히 수행했다. 이후 모진 풍파 등으로 일부 지붕이 날아가고 벽체가 드러난 채 방치되다가 최근 서귀포 예술인들이 야외공연장, 전시장 등으로 활용하면서 새로운 문화 공간으로 활용하자는 주장이 커지고 있다.
/제주=현창민 기자(cmin@inews24.com)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