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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국민연금 손실카드 꺼낸 정치권⋯MBK·메리츠 압박 수위 높였다


홈플러스 회생 폐지 후폭풍⋯국민연금 손실 논란 재점화
위탁운용사 적격성 도마 위⋯금감원 중징계 여파 확산
MBK·메리츠 국회 소환했지만 2000억 해법은 안갯속

[아이뉴스24 진광찬 기자] 법원의 홈플러스 기업회생절차 폐지로 사모펀드 운용사 MBK파트너스를 향한 책임론이 거세지고 있다. 정치권은 국민연금의 6000억원대 투자손실 가능성과 위탁운용사 적격성 문제를 고리로 MBK 압박수위를 높이는 모습이다. 홈플러스 즉시항고 전제조건으로 제시된 2000억원 규모 긴급운영자금 마련시한을 앞두고 자금투입을 이끌어내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더불어민주당 을지로위원장이 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홈플러스 회생을 위한 국민연금공단 이사장 간담회를 개최했다. [사진=진광찬 기자]
더불어민주당 을지로위원장이 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홈플러스 회생을 위한 국민연금공단 이사장 간담회를 개최했다. [사진=진광찬 기자]

더불어민주당 을지로위원회는 9일 국회에서 '홈플러스 회생을 위한 국민연금공단 이사장 간담회'를 열고 국민연금 투자손실 문제와 MBK 관리방안 등을 논의했다. 이날 간담회는 홈플러스 사태로 불거진 국민연금 투자금 손실 우려와 MBK의 책임 문제를 점검하기 위해 마련됐다.

을지로위는 국민연금의 위탁운용사 선정·관리 기준상 MBK에 대한 제재 가능성을 검토하고 홈플러스 정상화를 위한 대주주의 역할을 강조했다.

민병덕 을지로위원장은 "홈플러스 사태는 MBK의 과도한 차입경영과 단기수익 중심 투자방식이 초래한 민생대란"이라며 "노동자와 입점업체, 납품업체, 전단채 투자자까지 막대한 피해를 입었다"고 지적했다.

이어 "긴급운영자금 마련이 시급한 상황에서 국민연금의 입장표명이 MBK에 대한 압박이 될 것"이라며 위탁운용사 책임관리를 촉구했다.

국민연금은 MBK가 2015년 홈플러스를 인수할 당시 상환전환우선주(RCPS) 5826억원, 보통주 295억원 등 총 6121억원을 투자했다. 그러나 올해 초 홈플러스 RCPS 공정가치를 사실상 0원으로 평가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투자금 전액손실 우려가 커진 상태다.

정치권이 국민연금 카드를 띄운 건 위탁운용사 관리기준 때문이다. 국민연금 위탁운용사 선정·관리 기준에는 금융당국으로부터 기관경고 이상의 제재를 받은 운용사에 대해 위탁운용사 선정 절차를 중단하거나 취소할 수 있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최근 금융감독원이 MBK에 대해 직무정지를 포함한 중징계를 의결한 것으로 알려지자 MBK의 위탁운용사 적격성을 재검토해야 한다는 주장을 펼쳐 압박에 나선 것이다.

김광일 MBK 부회장, 김중현 메리츠화재 대표, 조주연 홈플러스 대표가 9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홈플러스 회생을 위한 MBK파트너스-메리츠 경영진 간담회에 참석하고 있다.

민주당은 이날 MBK파트너스와 메리츠금융, 홈플러스 경영진을 국회로 불러 별도 간담회도 진행했다. 이 자리에서는 홈플러스의 긴급운영자금 조달방안이 집중 논의됐다.

민 위원장은 "오는 20일까지 해법을 찾지 못하면 입점업체와 노동자, 지역상권 등 10만명에 이르는 민생이 무너질 수 있다"며 "2000억원은 작은 금액이 아니지만 그동안 홈플러스를 통해 얻은 수익과 앞으로 잃게 될 사회적 신뢰를 고려하면 MBK와 메리츠가 감당하지 못할 수준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이에 김광일 MBK파트너스 부회장은 "홈플러스 일로 많은 분들이 고통을 겪고 있는데 대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김중현 메리츠화재 대표는 "실질적인 해법이 나올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답했다.

5일 서울의 한 홈플러스 냉장 매대가 비어 있다. [사진=아이뉴스24 DB]

다만 간담회에서도 MBK와 메리츠 간 입장차는 좁혀지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메리츠는 MBK와 김병주 회장의 연대보증을 전제로 1000억원 규모 자금을 즉시 집행할 수 있도록 에스크로 계좌에 예치해 둔 상태다. 반면 MBK는 메리츠가 2000억원 대출을 제공해야 연대보증에 나설 수 있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을지로위는 홈플러스가 보유한 자가점포 매각 대금 일부를 긴급운영자금으로 활용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그러나 주요 채권자인 메리츠 측이 채권 회수 안정성 등을 이유로 부정적인 입장을 보이는 것으로 전해지면서 현실화 여부는 불투명한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민주당이 국민연금의 위탁운용사 관리 문제까지 꺼내 들며 MBK에 대한 압박 수위를 한층 높인 만큼 태도 변화를 지켜봐야 한다"며 "결국 홈플러스 회생의 열쇠는 MBK와 메리츠가 이해관계를 조정해 실질적인 자금 조달 방안을 마련할 수 있을지에 달렸다"고 말했다.

/진광찬 기자(chan2@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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