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권서아 기자] 인공지능(AI) 확산으로 반도체 경쟁이 범용 칩에서 고객 맞춤형 설계 중심으로 옮겨가면서 메모리 반도체도 '메모리 파운드리(위탁생산)' 시대로 진화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권석준 성균관대 반도체융합공학과 교수는 9일 경기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국제 나노기술융합전시회 '나노코리아 2026'에서 "메모리도 이제는 주문을 먼저 받고 고객에 맞게 설계하는 '메모리 파운드리' 개념으로 진화할 것"이라며 "단순히 많이 생산하는 시대는 끝나고 고객 맞춤형 메모리 경쟁력이 중요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권석준 성균관대 교수가 9일 경기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나노코리아 2026'에서 발표하고 있다. [사진=권서아 기자]](https://image.inews24.com/v1/de9abe1cb94c38.jpg)
딥시크가 바꾼 AI 반도체…'비욘드 GPU' 시대
권 교수는 중국 AI 기업 딥시크 사례도 반도체 경쟁 구도를 바꾼 계기로 봤다. 그는 "딥시크는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동시에 최적화한 사례"라며 "이런 흐름은 중국 딥테크 기업들이 따르는 하나의 방향이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흔히 그래픽처리장치(GPU)만 생각하지만 이는 거대한 학습 기계일 뿐"이라며 "제조 현장과 휴머노이드(인간형) 로봇, 온디바이스(기기 내장형) AI 등에서는 도메인에 맞춘 칩이 필요해지는 '비욘드(Beyond) GPU' 시대가 올 것"이라고 말했다. 메모리의 역할이 커지는 이유로는 '메모리 월(Wall)'을 꼽았다.
권 교수는 "AI 시대에 메모리 병목이 극명하게 드러나고 있다"며 "추론 AI 시대에는 메모리가 단순 공급자가 아니라 로직(연산 칩)과 함께 병목을 줄이는 파트너로 위상이 격상될 수 있다"고 말했다.
메타·구글 자체칩 확대…메모리도 '주문 생산'
권 교수는 AI 산업이 대규모 모델 학습 중심에서 추론 AI와 피지컬 AI로 확산하면서 반도체 수요 구조도 바뀌고 있다고 진단했다.
구글과 메타, 아마존 등 하이퍼스케일러(대규모 AI 데이터센터 운영사)들이 엔비디아 GPU 의존도를 낮추고 자체 AI 칩 개발을 확대하면서 메모리 역시 고객별 AI 칩 구조에 맞춘 형태로 변화할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그는 "과거에는 D램과 낸드를 대량 생산하면 고객이 구매하는 구조였지만 앞으로는 고객이 원하는 기능에 맞춰 메모리를 설계하는 방식으로 바뀔 것"이라며 "메모리 업체도 파운드리처럼 수주 기반 사업 모델을 갖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HBM5 베이스다이 경쟁력 중요…"삼성은 파운드리 강점"
권 교수는 고대역폭 메모리(HBM) 세대가 고도화될수록 메모리 자체보다 로직 베이스다이(HBM 가장 밑단)와 첨단 패키징(후공정) 경쟁력이 더 중요해질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HBM5(8세대)와 HBM6(10세대) 세대로 갈수록 하이브리드 본딩과 열전달 소재, 절연 소재 등 나노 공정 기술의 역할이 커질 것"이라며 "메모리만 잘 만드는 시대는 끝나고 로직과 메모리를 함께 최적화하는 기술이 경쟁력을 좌우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삼성전자는 메모리와 파운드리를 모두 보유한 만큼 메모리 파운드리 전략을 추진하기 유리한 구조"라며 "반면 SK하이닉스는 향후 4·3나노미터(1나노는 10억 분의 1m)급 로직 베이스다이 중요성이 커질 경우 (세계 1위 파운드리 대만) TSMC와 같은 파운드리와의 협력이 더 중요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권서아 기자(seoahkwo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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