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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1억8000만원 당장 어디서 구하죠"⋯주담대 반토막 첫날 노도강 '날벼락'


KB국민, 대출한도 6억→3억원 축소…노도강 매수자들 '패닉'
12억 아파트 계약 앞둔 차주들, 현금수혈 못 하면 계약파기
중개업소 "대출 의존도 높은 2030 주거 사다리 차단" 우려

[아이뉴스24 김민지 기자] "정부 기준 주담대 상한선은 최대 6억원인데 은행이 자체적으로 반토막(3억원)을 내버렸으니 실수요자 입장에서는 당황스러울 수밖에 없죠. 최근 노원 일대 집값도 많이 오른 상태라 계획에 맞춰 자금을 짜두었던 사람들은 발만 동동 구르고 있습니다. (노원역 인근 공인중개사 A씨)

시중은행 주택담보대출(주담대) 한도가 전격 축소된 10일 오전 서울 노원구 상계동 일대 공인중개업소 거리는 온종일 빗발치는 전화통화로 소란스러웠다.

KB국민은행이 이날부터 주택구입 목적 주담대 최대한도를 3억원으로 제한한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중개업소에는 대출가능금액 변동여부와 잔금조달 방안을 묻는 매수자들 문의가 빗발쳤다.

10일 서울 노원구 상계동의 한 공인중개업소에 상계동 일대 아파트 평형 배치도가 붙어 있다. [사진=김민지 기자]
10일 서울 노원구 상계동의 한 공인중개업소에 상계동 일대 아파트 평형 배치도가 붙어 있다. [사진=김민지 기자]

상계주공7단지 계약을 코앞에 둔 한 고객은 대출한도가 갑자기 줄어든다는 소식에 자금계획서를 펼쳐놓고 전면 재검토에 들어갔다. 이날 현장에 접수된 문의 상당수는 "기존에 구상했던 대출 규모가 그대로 나오느냐"는 불안 섞인 내용이 지배적이었다.

정부는 6·27가계부채 관리방안을 통해 수도권 규제지역내 주담대 한도를 최대 6억원으로 묶어둔 상태다.

그러나 KB국민은행이 가계대출 총량 관리를 이유로 자체 기준 상한선을 3억원으로 낮춰 잡으면서 정부 가이드라인보다 금융권 규제가 더 강해지는 기현상이 벌어졌다.

이번 조치는 최근 실거래가가 급격히 상승한 노원·도봉·강북(노도강) 일대 10억~15억원선 실수요시장에 치명타를 입힐 것으로 관측된다.

10일 서울 노원구 상계동의 한 공인중개업소에 상계동 일대 아파트 평형 배치도가 붙어 있다. [사진=김민지 기자]
노원구 상계주공7단지 아파트 전경. [사진=김민지 기자]

실제 노원구 상계동 '노원롯데캐슬시그니처' 전용 84㎡는 최근 11억8600만원에 거래를 마쳤고 중계동 '건영3차' 전용 84㎡ 역시 14억원에 손바뀜하며 고점을 높였다.

이 가격대 아파트 매수자들은 보통 4억~5억원 안팎 주담대를 집값 조달 핵심축으로 삼는다.

수치로 계산하면 매수자들이 맞닥뜨린 자금절벽 강도는 더 가혹하다. 차주가 노원구내 12억원짜리 아파트를 매입할 때 현행 주택담보인정비율(LTV) 40% 규정을 적용하면 최대 4억8000만원까지 대출을 일으킬 수 있었다.

하지만 KB국민은행 창구를 이용하면 대출액이 3억원으로 단칼에 잘린다. 결론적으로 매수자는 모자란 1억8000만원을 전액 현금으로 긴급수혈해야 계약을 이어갈 수 있다.

도봉구 창동과 강북구 미아동 일대 중개업소 분위기도 얼어붙기는 마찬가지였다.

창동역 인근 한 공인중개업소 대표는 "창동주공 등 재건축 기대감이 큰 단지를 눈여겨보던 손님들이 자력으로 잔금을 맞출 수 있을지 걱정하며 서류를 다시 챙기고 있다"고 현장 분위기를 전했다.

일부 현장에서는 이미 대출심사 접수를 마친 기존 계약건은 종전 조건이 유지돼 불행 중 다행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당장은 KB국민은행 외 다른 시중은행으로 발길을 돌려 활로를 찾는 차주가 다수다.

강북구 미아동 소재 중개업소 관계자 역시 "아직 당장 계약이 깨진 사례는 없지만 다른 시중은행들까지 일제히 대출 문턱을 높일 수 있다는 흉흉한 소식에 매수층 심리가 극도로 예민해진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10일 서울 노원구 상계동의 한 공인중개업소에 상계동 일대 아파트 평형 배치도가 붙어 있다. [사진=김민지 기자]
10일 서울 노원구 상계주공7단지 인근에 재건축 안전진단 통과를 축하하는 GS건설 '자이' 현수막이 걸려 있다. [사진=김민지 기자]

시장 전문가들은 이러한 대출한도 삭감조치가 시중은행 전반으로 확산할 경우 시장에 매수세가 완전히 끊길 수 있다고 경고했다.

창동역 인근 한 공인중개사는 "이번 조치는 대출의존도가 절대적인 20·30대 무주택 실수요자와 기존 주택을 처분하고 새집으로 이동하려던 갈아타기 수요자 주거 사다리를 끊는 격"이라며 "매매자금을 구하지 못한 실수요층이 주택구매를 포기하고 전세나 반전세시장으로 대거 유턴하는 수급불균형 부작용이 나타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김민지 기자(itismjkeem@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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