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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올리브영 쇼핑백 들고 빈대떡 줄 선 MZ…생존 위해 '공존' 택한 광장시장


20년지기 상인도 "일단 사람 와야 장사…브랜드 입점 대환영"
상권 침해 갈등 옛말…이커머스 맞서 오프라인 '집객' 최우선
상인고령화·이용객 감소 위기…상인회 먼저 다이소 유치 제안

[아이뉴스24 진광찬 기자] 지난 12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장시장 입구. 시장에 들어서자 도심형 뷰티아울렛 '오프뷰티' 매장이 방문객을 맞이했다.

골목 안쪽으로 발걸음을 옮기면 풍경은 더 이색적이다. 오래된 중장년층 의류매장 사이로 마뗑킴, 세터, 코닥 등 젊은층이 열광하는 패션브랜드가 줄지어 서 있다.

한때 상권침해를 우려하며 대기업과 프랜차이즈 진출에 거세게 반발하던 전통시장이 변화를 택했다.

12일 서울 종로구 광장시장 내부 올리브영 광장마켓점 입구 전경. [사진=진광찬 기자]
12일 서울 종로구 광장시장 내부 올리브영 광장마켓점 입구 전경. [사진=진광찬 기자]

최근 광장시장 상권에서는 전통시장과 브랜드 매장간 대립공식이 깨지는 추세다.

현장에서 만난 20년 경력 의류점 상인은 "과거에는 브랜드 입점소식에 상인들이 반대부터 했다"라며 "지금은 일단 사람이 와야 장사가 된다. 젊은 소비자가 브랜드를 보러 왔다가 시장매장까지 둘러보고 물건을 구매한다"라고 말했다.

시장 중심부에 자리잡은 CJ올리브영은 이러한 공존을 보여주는 상징적 공간이다. 매장은 '올영양행'이라는 독특한 간판을 내걸고 내부 인테리어 역시 복고풍 콘셉트를 적용해 전통시장 정서를 그대로 녹여냈다.

매장을 나온 소비자는 올리브영 쇼핑백을 든 채 바로 앞 노점에서 빈대떡을 먹기 위해 줄을 섰다. 전통시장과 현대 브랜드가 한 공간에서 고객을 공유하는 모습이다.

12일 서울 종로구 광장시장 내부 올리브영 광장마켓점 입구 전경. [사진=진광찬 기자]
서울 광장시장에 입점한 세터 등 패션 브랜드를 홍보하는 현수막이 걸려 있다. [사진=진광찬 기자]

방문객 지형도 바뀌었다. 과거 광장시장은 주로 외국인 관광객이 찾는 관광지 성격이 짙었다면 최근에는 MZ세대가 즐겨 찾는 도심 핫플레이스로 부상했다. 전통 먹거리와 특유의 정취에 브랜드 콘텐츠까지 더해지면서 단순 장터를 넘어 복합 소비공간으로 진화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 같은 변화 배경에는 급변한 유통환경이 자리하고 있다. 과거 두 주체는 서로 고객을 빼앗는 경쟁관계였다면 이제는 온라인 쇼핑몰과 이커머스 플랫폼이 공동의 적이 됐다. 오프라인 유통 채널 전반이 침체하자 '집객' 자체가 최우선 과제로 떠올랐다.

12일 서울 종로구 광장시장 내부 올리브영 광장마켓점 입구 전경. [사진=진광찬 기자]
광장시장 입구에 자리 잡은 화장품 도심형 뷰티아울렛 오프뷰티 매장. [사진=진광찬 기자]

시장 상인회가 브랜드에 먼저 손을 내밀기도 한다. 광장시장은 최근 균일가 생활용품점 다이소 입점을 검토중이다. 상인회가 먼저 유치를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상인 고령화와 소비패턴 변화로 전통시장 이용객이 줄어들자 위기감이 작용한 결과다. 외국인 관광객 수요만으로는 성장에 한계가 있어 젊은 세대를 상시 방문객으로 끌어들일 콘텐츠가 절실해진 탓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전통시장과 브랜드 모두 온라인으로 떠난 소비자를 오프라인으로 다시 불러와야 하는 처지"라며 "광장시장 사례는 전통시장과 브랜드가 경쟁관계를 청산하고 공존으로 관계를 재정립하는 흐름을 보여준다"고 진단했다.

/진광찬 기자(chan2@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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