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박지은 기자] 삼성그룹 초기업노동조합 삼성전자지부는 조합원 84%가 호남 반도체 투자에 반대한다는 자체 설문조사 결과를 공개하며 정부의 '메가 프로젝트' 재검토를 요구했다.
노조는 13일 관련 입장문을 발표하고 대통령실과 국무총리비서실에 이를 전달했다고 밝혔다.

노조는 지난 1일 정부와 회사, 노동조합이 참여하는 노사정 협의체 구성을 제안했지만 현재까지 답변을 받지 못했다며 정부가 대화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입장문에서는 "정부는 속도를 말하고 있지만 그 속도를 감당해야 할 사람에 대한 대책은 아직 보이지 않는다"며 "지금 필요한 것은 속도가 아니라 신뢰를 만드는 과정"이라고 밝혔다.
노조는 최근 조합원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 전환배치와 근로조건, 처우 등을 고려할 때 호남 반도체 메가 프로젝트에 반대한다는 응답이 84%를 기록했다고 주장했다.
또 사측도 두 차례 조합과의 미팅에서 이번 프로젝트에 대해 부담스럽다는 취지의 입장을 밝혔다고 덧붙였다.
노조는 전영현 삼성전자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장 부회장이 공개 석상에서 원전 확대와 전력구매계약(PPA), 액화천연가스(LNG) 열병합발전 추진 필요성을 언급한 점을 거론하며 현재의 전력 계획은 보완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정부가 주 4.5일제를 추진하면서 반도체 메가 프로젝트를 이유로 주 52시간제 적용 예외를 추진하는 것은 정책의 일관성이 부족하다고 비판했다. 반도체 산업 종사자의 의견도 정책 결정 과정에서 충분히 반영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노조는 이번 사안을 내년 교섭 의제로 다루겠다는 방침도 밝혔다. 개정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에 따라 조합원의 근로조건에 영향을 미치는 사업상 결정도 교섭 대상인 만큼 메가 프로젝트 역시 노사 간 협의를 통해 추진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노조는 "정부가 노사정 협의의 장에 응답해 건설적인 대화를 시작해 달라"며 "조급함보다 긴 호흡으로 차근차근 준비하는 것이 대한민국 반도체의 미래를 지키는 길"이라고 밝혔다.
앞서 정부는 지난달 30일 삼성과 함께 호남 메가 프로젝트를 발표했다. 삼성은 호남에 총 425조원을 투자하고 이 가운데 약 400조원을 투입해 광주 군공항 이전 부지에 신규 반도체 생산공장(팹) 2기를 건설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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