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박지은 기자] "우리나라는 기업이 잘해서 초과이익이 난 것이다. 사후적으로 미국의 업사이드 셰어링(Upside Sharing) 사례를 들어 환수하자는 것은 본말이 전도된 주장이다."
15일 산업통상자원부 주최로 서울 영등포구 한국성장금융투자운용 회의실에서 열린 'AI 시대의 기업 투자와 노동의 미래' 토론회에서 주제발표를 맡은 안동현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는 이같이 말했다.
![안동현 서울대 교수가 15일 서울 영등포구 한국성장금융투자운용에서 열린 토론회에서 주제 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박지은 기자]](https://image.inews24.com/v1/b53e262078911d.jpg)
전날 고용노동부에 이어 산업부도 반도체 기업의 초과이익을 주제로 토론회를 열면서 관련 논의가 이틀 연속 이어졌다.
안 교수가 언급한 '업사이드 셰어링'은 미국 정부가 반도체지원법(CHIPS Act)에 따라 보조금을 받은 기업이 예상보다 많은 수익을 거둘 경우 초과이익 일부를 정부와 공유하는 제도다.
최근 국내에서도 이를 참고해 반도체 기업의 초과이익을 사회적으로 환원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안 교수는 미국 사례를 국내에 그대로 적용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고 설명했다. 인텔은 미세공정 경쟁에서 뒤처지며 경영난을 겪었고, 미국 정부는 반도체 산업 경쟁력 회복을 위해 보조금과 금융 지원을 제공했다.
정부가 기업의 투자 위험을 함께 부담한 만큼 초과이익을 공유하는 구조가 만들어졌다는 것이다.
국내 반도체 기업은 상황이 다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정부 지원으로 성장한 기업이 아니라 기술 경쟁력과 투자로 이익을 낸 기업이라는 설명이다.
안 교수는 "미국 사례를 국내에 그대로 적용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며 "보조금도 받지 않은 기업의 초과이익을 사후적으로 배분하자는 것은 본말이 전도된 주장"이라고 강조했다.
안 교수는 초과이익의 개념도 불명확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경제학적 의미의 초과이익(excess profit)과 사회통념상 초과이익(supernormal profit)은 다르다"며 "실현이익을 기준으로 하더라도 어디부터를 초과이익으로 볼 것인지 객관적인 기준을 마련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또 "임의로 기준을 만들면 기업 혁신 역량을 약화시키고 사회적 혼란만 키울 수 있다"고 덧붙였다.
반도체 산업의 특성도 강조했다. 안 교수는 "반도체는 국가 간 설비투자와 연구개발(R&D) 경쟁이 치열하고 투자 실패 위험도 큰 산업"이라며 "기업의 초과이익은 미래 수익을 위한 재투자 재원으로 활용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추진하는 대규모 투자도 내부 유보를 통한 자금 조달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증권가에서도 인공지능(AI) 메모리 호황에 힘입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올해와 내년 사상 최대 실적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번 토론회는 산업부가 AI 시대 기업 투자와 노동의 미래를 논의하기 위해 마련했다.
김정관 산업부 장관은 인사말에서 "AI 시대를 선도하기 위해서는 미래에 대비한 투자를 우선해야 한다"며 "노사문화도 '누가 더 많이 가져갈 것인가'가 아니라 '어떻게 함께 더 크게 성장할 것인가'를 고민하는 방향으로 혁신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안 교수와 함께 김동욱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가 'AI 시대 노동의 미래'를 주제로 발표했다.
이후 권남훈 산업연구원장을 좌장으로 박명호 홍익대 교수, 이상희 한국공학대 교수, 이준 산업연구원 센터장, 전윤종 한국산업기술진흥원 원장, 황용연 한국경영자총협회 이사, 이상호 한국경제인협회 본부장, 장진희 한국노동조합총연맹 중앙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이겨레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청년특별위원회 위원장이 참석해 AI 시대 기업 투자와 노동의 미래를 주제로 토론을 이어갔다.
/박지은 기자(qqji0516@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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