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김민지 기자] 정부가 부동산 보유세를 강화하는 대신 다주택자 양도소득세(양도세) 부담을 일부 완화해 고가주택 매물이 시장에 나올 수 있도록 유도하는 방안을 공론화했다.
아울러 정부는 주택수 중심 현행 보유세 과세 체계를 보유 자산가액 기준으로 전환하고 실거주하지 않는 고가주택에 대한 장기보유특별공제 혜택은 축소하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다만 양도세 완화 조치가 오히려 투기수요를 자극할 수 있어 세 부담 조정이 실제 매물 증가라는 선순환으로 이어질지를 두고 전문가들 의견은 엇갈렸다.
![16일 재정경제부는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부동산 세제 경청 토론회'를 열고 종합부동산세와 양도소득세 등 개편 방향을 논의했다. [사진=김민지 기자]](https://image.inews24.com/v1/1f48e034af2781.jpg)
재정경제부는 16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부동산세제 경청 토론회'를 개최하고 종합부동산세(종부세)와 양도소득세 개편 방향을 집중 논의했다.
이날 발제를 맡은 강성훈 한양대 정책학과 교수는 부동산세제 3대 핵심과제로 '실거주 보호·과세 형평성 제고·거래 정상화'를 제시했다.
강 교수 분석에 따르면 양도차익을 30억원으로 가정할 경우 장기보유특별공제를 최대한 적용받는 1가구1주택자 실효세율은 약 5% 수준에 불과하지만 다주택자 실효세율은 29.3%에 달했다. 여기에 조정대상지역 중과세율까지 적용될 경우 그 격차는 더욱 벌어진다.
강 교수는 "돌일한 규모 양도차익이 발생하더라도 보유 주택수에 따라 세 부담 격차가 과도하게 벌어지고 있다"고 지적하며 "이러한 기형적 구조가 시장에서 '똘똘한 한 채'에 대한 선호현상을 심화시키는 주된 원인이 된다"고 주장했다.
현재 세법은 조정대상지역내 주택을 매각하는 2주택자에게 기본세율에 20%포인트를 3주택이상 보유자에게는 30%포인트를 각각 가산해 과세하고 있다.
이에 따라 토론회 참석자들은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폭을 낮춤으로써 시장에 매물이 나올 수 있는 '퇴로'를 마련해 줘야 한다고 한목소리를 냈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은 "서울 아파트 매물은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시행 직전 8만건대까지 늘었다가 중과제도 시행 이후 다시 6만건대로 감소했다"며 "보유세를 인상하는 방향으로 간다면 매매거래 단계에서 세금부담은 일부 완화해야 거래가 정상화된다"고 제안했다.
이어 함 랩장은 "조정대상지역 다주택자에게 부과되는 양도세 중과폭을 현행 20~30%포인트에서 10~20%포인트 수준으로 하향 조정하고 장기등록임대주택 등에 부여했던 세제혜택에도 일정한 기한을 설정해 다주택자가 매물을 처분할 수 있는 기회를 줘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광수 광수네복덕방 대표 역시 정부가 2~3년간 한시적으로 양도세 부담을 인하해 주는 방안을 제시했다.
이 대표는 "정부가 다주택자에게 충분한 매도기간을 제공한다면 시장내 매물이 크게 늘어날 것"이라며 "이는 보유세 강화 조치와 병행해 설계할 때 부동산시장 안정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보유세와 양도세를 유기적으로 연동해 시장 왜곡을 줄이자는 대안도 제기됐다.
문윤상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은 "높은 양도세율은 매도시점을 뒤로 미루게 만드는 이른바 '동결효과'를 유발해 시장을 왜곡하고 매물부족으로 인한 가격 변동성을 키운다"면서 "정부는 부동산세제를 거래세가 아닌 보유세 중심으로 개편해 가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어 문 연구위원은 "납세자가 매년 납부한 보유세 누적액만큼 주택을 처분할 때 양도세에서 공제해 주는 방식으로 두 세금을 연동한다면 국가 전체 세 부담 규모는 유지하면서도 납세자 조세저항은 크게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남기업 토지자유연구소장 또한 정부가 보유세를 강력하게 강화한다는 전제하에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를 일부 완화할 수 있다는 입장을 보였다.
남 소장은 "정부가 보유세를 보편적으로 강화하면 투기수요 자체가 억제되고 자산가격 상승폭이 둔화돼 양도차익 자체가 들어들기 때문에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율을 다소 낮출 여지가 생긴다"고 말했다.
다만 남 소장은 "본인이 실제 거주하지 않는 1주택에 대한 양도세 비과세 및 감면혜택은 대폭 줄이는 것이 타당하다"며 "정부가 실거주자에게 세제혜택을 주더라도 근로소득보다 부동산 양도차익을 지나치게 우대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반면 정부가 양도세 전반을 폭넓게 완화하는 기조에 대해서는 신중해야 한다는 반론도 만만치 않았다.
오종현 한국조세재정연구원 조세연구본부장은 "양도세는 단순 거래세가 아니라 자본이득에 대한 과세수단"이라며 "정부가 실거주 1주택자 거주이전을 돕기 위해 세제를 지원할 필요는 있지만 순수 투자자산에서 발생한 양도소득에 대해서는 소득이 있는 곳에 과세한다는 과세원칙을 엄격하게 적용해야 한다"고 일축했다.
한편 종부세 개편방향과 관련해서는 참석자들 대부분이 주택수 기준이 아닌 인별 보유자산가액을 기준으로 세금을 부과해야 한다는 점에 합의했다.
현행 종부세 체계에서는 총 자산가치가 동일하더라도 보유한 주택수에 따라 세율과 세 부담이 극단적으로 달라진다. 예컨대 지방 중저가주택 여러채를 가진 이들보다 서울 고가주택 한채를 보유한 이들이 세제상 훨씬 유리해 형평성 문제가 지속적으로 제기돼 왔다.
강성훈 교수는 "30억원짜리 초고가주택 한채를 소유한 자와 10억원짜리 소형주택 세채를 가진 자 과세표준이 같더라도 현행 세법은 1주택자에게 더 낮은 세율을 적용한다"며 세제개편 당위성을 거듭 강조했다.
정부는 이날 토론회에서 세제개편 방향성을 공론화했으나 구체적인 세율조정안이나 공식개편안을 확정해 제시하지는 않았다. 이는 오는 23일 이재명 대통령이 직접 주재하는 부동산 국민 대토론회에서 핵심쟁점들을 조율한 뒤 최종적인 세제개편방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김민지 기자(itismjkeem@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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