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정승필 기자] "매매문의는 들어오지만 실제 계약으로 이어지는 경우는 현재로선 없습니다."
지난 19일 찾은 경기 화성시 동탄역 일대. 역 주변에는 고층 아파트단지가 줄지어 들어서 있었고 주말을 맞아 가족과 연인들이 백화점과 상가를 오가고 있었다. 겉으로 보기에는 평온한 주말풍경이었지만 현지 아파트 매매시장이 마주한 속사정은 완전히 딴판이었다.
![19일 오후 경기 화성시 동탄역롯데캐슬 전경. [사진=정승필 기자]](https://image.inews24.com/v1/01de7f91e54c74.jpg)
이날 인근 한 공인중개소 관계자 A씨는 "매수자들 문의는 주로 가격조정 여부에 그치고 있고 조정이 어렵다고 답하면 더 기다려보겠다는 반응이 대부분"이라며 "집주인들 역시 급하게 팔 이유가 없어 기존 호가를 완강하게 유지하고 있다"고 현장분위기를 전했다.
정부가 이달초 동탄을 규제지역으로 묶은 이후 현지 아파트 매매열기는 빠르게 식어가고 있다. 주택을 매수하려던 30·40대 수요자들이 대출한도 축소와 금리부담을 꼼꼼히 따지며 매수흐름에서 한발 물러선 탓이다.
일대 공인중개소들은 규제발표 직전까지만 해도 '막차계약'이 몰렸지만 규제시행후 거래가 눈에 띄게 급감했다고 설명했다.
실제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계약일 기준 동탄 아파트 거래량은 지난달 29일 50건에서 규제 발표일인 30일 192건으로 일시 급증했다. 그러나 이달 1~4일에는 거래량이 17건으로 줄었고 5일부터 19일까지 신고된 매매거래는 단 한 건도 없었다. 다만 주택매매 계약후 신고기한이 최대 30일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향후 거래건수는 늘어날 여지가 있다.
이처럼 사실상 거래가 끊긴 것과 달리 현지 아파트 가격은 좀처럼 흔들리지 않고 있다. '동탄역롯데캐슬' 전용 84㎡는 최근 20억원이 넘는 가격에 실거래됐으며 현재 일부 매물은 이보다 높은 가격에 호가가 형성돼 있다.
인근 '시범더샵센트럴시티'와 '시범우남퍼스트빌' 전용 84㎡ 역시 집주인들이 부르는 호가가 20억원안팎을 유지하고 있다.
![19일 오후 경기 화성시 동탄역롯데캐슬 전경. [사진=정승필 기자]](https://image.inews24.com/v1/dd80514a9434aa.jpg)
집주인들이 호가를 낮추지 않는 배경에는 향후 추가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짙게 깔려 있다. 매도자들은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A노선 개통으로 서울 접근성이 개선된 데다 동탄역 초역세권단지는 공급이 제한돼 희소성이 높다고 판단한다.
여기에 삼성전자 기흥·화성사업장을 중심으로 탄탄한 직장인 배후수요가 이어질 것이라는 믿음도 현지 집값을 든든히 떠받치는 요인이다.
최근 전해진 삼성전자 사내대출 예고소식도 집주인들 기대감을 한층 키웠다. 삼성전자는 오는 9월부터 무주택 직원이 전용 85㎡이하 주택을 구입할 때 회사차원에서 최대 5억원을 연 1.5% 저리로 빌려줄 예정이다. 지원대상은 시세 25억원이하 주택이며 대출 실행후 한 달내에 전입해 실거주해야 한다.
동탄역 한 공인중개소 관계자 B씨는 "삼성전자 주택자금 대출지원 뉴스가 시장에 알려진 뒤 집주인들 사이에서 '20억원'이 일종의 표준가격으로 매겨진 분위기"라며 "향후 수요가 더 유입될 수 있다는 기대감이 순식간에 확산됐다"고 귀띔했다.
반면 금융권 가계대출 조이기 여파로 인해 애써 체결한 매매계약을 접어야 하는 사례도 속출하고 있다.
동탄역 인근에서 전세로 거주하던 C씨는 지난 5월 전세 만기주기에 맞춰 살던 집을 매수하기로 집주인과 계약을 맺었다. C씨는 주택담보대출을 받아 잔금을 치를 계획이었지만 대출한도 축소로 가능액이 절반 가까이 줄어들면서 자금조달 계획이 완전히 틀어졌다.
C씨는 "부족한 잔금을 단기간에 마련하기가 어려워 계약을 파기할 뻔했다"며 "다행히 임대인이 잔금지급 기일을 미뤄주기로 합의했지만 내집마련 계획을 기초부터 다시 짜야 하는 곤란한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부동산시장 일각에선 최근 동탄역 인근 집값 급등세가 삼성의 저금리 주택자금대출 제도가 매수심리를 자극한 영향이 크다고 분석했다.
최신영 리얼투데이 본부장은 "세금문제까지 고려하면 임직원이 체감하는 실질적 금융부담이 명목금리인 연 1.5%보다 높아 이를 무조건적인 '공짜 돈'으로 오인해선 안 된다"며 "삼성이 시중금리와 차액만큼 지원하는 금리 3.1%포인트(p) 상당의 혜택이 해당임직원 근로소득으로 합산 과세되는 구조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19일 오후 경기 화성시 동탄역롯데캐슬 전경. [사진=정승필 기자]](https://image.inews24.com/v1/d95339134483f7.jpg)
결국 시장의 관건은 현재 20억원 안팎으로 치솟은 집값을 향후 누가 받아내느냐에 쏠려있다. 삼성전자 성과급 지급이 일시적 보상에 그칠 경우 매수층은 일부 임직원에 국한될 수밖에 없고 반대로 장기간 고실적이 이어지면 자금여력이 풍부해진 직원들이 동탄 대신 서울 등 상급지로 이동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동탄 집값은 GTX-A와 직주근접 효과가 이미 상당부분 반영된 상태"라며 "자녀 교육환경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분당이나 서울 기존 상급지와의 격차가 완전히 뒤집혔다고 보기도 어렵다"고 지적했다.
송 대표는 이어 "지금의 가격상승은 일시적인 '오버슈팅(과열)' 성격이 강해 보인다"며 "현재 형성된 고가격대에 무리하게 진입하는 것은 위험하다"고 경고했다.
/정승필 기자(pilihp@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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