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정승필 기자] 국제유가가 배럴당 90달러를 다시 넘어서면서 건설업계 긴장감이 커지고 있다. 중장비 연료비와 자재운송비 상승에 해상물류 차질, 고금리 장기화 우려까지 겹치며 건설사들이 '4중고'에 직면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22일 원유시장에 따르면 21일(현지시간) 국제유가 대표기준인 브렌트유는 전날보다 약 2% 오른 배럴당 91.01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도 2% 넘게 올라 배럴당 84.91달러를 기록했다.
두 유종 모두 최근 5주사이 최고치다. 브렌트유 경우 이달 1일 배럴당 71.57달러에서 20일만에 약 27% 급등했다. 미국과 이란의 충돌이 다시 격화되면서 중동내 주요 원유생산 및 수송차질 우려가 커진 영향이다.
![11일 인천 중구 남항 화물차 주차장에 운행을 멈춘 대형화물차량들이 주차해 있다. 2026.3.11 [사진=연합뉴스]](https://image.inews24.com/v1/df7a28c63b8c9a.jpg)
국제유가 상승분은 원유 도입가격과 정유사 공급가격을 거쳐 국내 휘발유·경유가격에 시차를 두고 반영된다. 건설업계가 당장 우려하는 대목은 현장 연료비다. 굴착기·불도저·크레인 등 건설기계 90%이상이 경유를 사용하고 있어 가격상승이 장비 운영비와 공사원가 상승으로 직결되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경유는 중장비 운행뿐 아니라 레미콘·아스콘 등 건설자재 생산과 운송에도 폭넓게 쓰여 파급효과가 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국내 경유가격은 이미 크게 오른 상태다.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이날 전국 주유소 경유 평균 판매가격은 ℓ당 1856.27원으로 미국·이란 충돌이 시작되기 전날인 2월27일(ℓ당 1597.24원)보다 16.2% 상승했다.
이에 따라 국제유가 급등분이 추가 반영되면 건설업계 부담은 더 커질 전망이다. 특히 굴착기처럼 이동이 어려운 장비는 주유차량을 통해 현장에서 직접 경유를 공급받는 경우가 많아 운송비용까지 추가된다.
건설 생산비용 증가는 수치로도 확인된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 분석에 따르면 원유가격이 10% 뛸 때 전체 건설 생산비용은 0.21%, 50% 급등할 때는 1.06% 늘어난다. 중장비와 화물차 투입이 많은 도로공사는 같은조건에서 상승폭이 더 컸다.
비용증가를 가장 크게 끌어올린 항목은 경유였다. 전체 상승분의 35.2%를 차지했으며 레미콘 8.5%, 아스콘·아스팔트 제품 8.4%, 도로화물운송 서비스 4.2%가 뒤를 이었다. 경유와 레미콘, 아스콘, 아스팔트 항목만 합쳐도 전체 원가 상승분의 절반을 넘어선다.
유가상승 파급효과는 중장비에만 그치지 않는다. 시멘트·철근·골재·목재 등 중량자재는 화물차 운송비중이 높아 경유가격이 오르면 조달과 현장 반입비용이 함께 늘어난다.
특히 시멘트는 에너지 가격에 민감한 품목이다. 석회석을 고온으로 굽는 과정에서 유연탄과 유류가 필수적이며 원료분쇄와 설비가동에도 많은 전력이 소모된다.
국내업체들은 에너지원을 대부분 해외에 의존하고 있어 국제 유연탄 및 유가 상승시 제조원가 부담이 급증한다. 카타르산 액화천연가스(LNG) 공급차질로 발전비용과 전기요금까지 인상될 경우 시멘트업계 원가압박은 더 심화할 것으로 보인다. 다.
해상공급망 불안도 변수다.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 6월 한국에서 중동으로 향하는 해상수출 운임은 40피트 컨테이너 1대당 778만원으로 한달새 15.1% 올랐다. 중동분쟁이 시작된 2월이후 5개월연속 상승세다. 같은달 중동에서 국내로 들어오는 해상수입 운송비 역시 전월대비 123.9% 급등했다.
해상운항 차질도 예상된다. 한국무역협회 관계자는 "중동정세 불안으로 카타르, 쿠웨이트, UAE, 사우디 등 화물예약 제한이 이어지고 있다"며 "일부노선은 대체거점 경유가 필요해 납기지연과 추가비용 부담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건설사 금융비용 부담 역시 가중되는 흐름이다. 한국은행은 지난 16일 기준금리를 연 2.75%로 인상했다. 국제유가 상승세가 이어져 물가와 시장금리가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경우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차환과 회사채 발행 여건도 악화될 가능성이 크다. 공사비와 이자비용이 동시에 증가하면 건설사 수익성과 현금흐름은 더욱 악화될 수밖에 없다.
한국신용평가 관계자는 "확대된 금융비용과 PF 우발채무 리스크가 건설사 영업실적에 지속적인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정승필 기자(pilihp@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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