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전다윗 기자] #. 요란한 기계음과 함께 로봇 팔이 팔레트에 쌓인 생두 포대를 번쩍 들어 올렸다. 개당 50~70kg에 달하는 고중량이 무색할 만큼 민첩한 움직임이었다. 로봇이 옮긴 생두 포대는 13개의 칼날로 칼집이 내어진 뒤 내용물이 다 쏟아질 때까지 흔들렸다. 생두 자동투입 공정이다. 이 과정을 마치면 커피 원두생산 첫 단계를 밟았다고 볼 수 있다. 지금까지 사람이 한 일은 지게차로 팔레트를 떠서 자동투입기에 올려놓은 것이 전부였다. 이어지는 6단계 후속공정에도 인력은 거의 쓰이지 않는다. 로봇과 인공지능(AI)을 활용해 생산라인 전반을 자동화한 덕분이다.
![자동 투입기에 놓인 원두가 옮겨지고 있다. [사진=전다윗 기자]](https://image.inews24.com/v1/f3ae31a0054b04.gif)
지난 21일 방문한 충부 음성 투썸플레이스 '어썸 페어링 플랜트(APP)'는 으레 떠올리는 원두 생산 공장 풍경과 달랐다. 생두를 나르거나 포장박스를 옮기는 작업자는 찾아보기 어려웠다. 대신 생산라인 곳곳에서는 자동설비와 로봇만 바쁘게 움직였다. 간혹 보이는 작업자들도 설비상태나 제품품질을 점검하고 발생가능한 오작동에 대응하는 역할을 수행했다.
커피향이 가득할 것이라는 예상도 깨졌다. 로스팅까지 진행하는 공장이지만 특유의 향은 느껴지지 않았다. 흰색바탕에 가지런히 배치된 로봇과 기기들이 묵묵히 내는 소음만 현장에 가득했다. 공간에 여백이 많아 어쩐지 삭막하게 느껴지기도 했다. 전형적인 스마트 공장이다.
![자동 투입기에 놓인 원두가 옮겨지고 있다. [사진=전다윗 기자]](https://image.inews24.com/v1/2024af3b0584dc.jpg)
APP는 투썸플레이스가 지난 2022년 7월 충청북도 음성에 준공한 커피·디저트 전문 연구·생산시설이다. 지상 2층, 연면적 약 6000평 규모를 자랑한다. 자동화 설비와 전문인력, 체계적인 품질관리 시스템을 바탕으로 전국 매장에 균일한 품질의 제품을 공급하는 핵심기지다.
이날 둘러본 원두 생산 공정은 △생두 보관 및 투입 △생두 정선 △생두 사일로 △버너·채프 배출 △로스팅 △제품 충전 △로봇 자동 입수·완제품 보관 등 총 7단계로 운용된다.
투썸플레이스는 콜롬비아, 브라질, 과테말라, 에티오피아, 파푸아뉴기니 등 5개 주요 산지에서 생두를 수입한다. 수입된 생두들은 부산창고에 보관되다가 생산시점에 맞춰 APP로 이송된다. APP에 도착한 생두는 자동투입기를 거쳐 정선라인으로 들어간다.
곽경동 투썸플레이스 커피생산팀 과장은 "보통 커피 시설에서는 생두를 작업자들이 직접 손으로 투입하는 방식이 일반적이다. 자동화 시스템이 일부 적용된 공장도 생두를 소량만 집어 자동화 기기에 투입하거나, 컨베이어 벨트를 이용해 허리 높이에서 투입하는 경우가 많다"며 "APP는 로봇이 후크로 팔레트 전체를 가져와 투입하는 시스템을 선제적으로 도입했다. 업무 효율 증가는 물론, 작업자들의 안전 보호 차원에서 진행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자동 투입기에 놓인 원두가 옮겨지고 있다. [사진=전다윗 기자]](https://image.inews24.com/v1/72b1dfcd5b7066.jpg)
정선공정에서는 4단계를 거쳐 생두내 이물질과 결점두를 철저히 선별한다. 바람을 이용한 '풍력 선별', 밀도차를 활용해 돌을 걸러내는 '석발', 자석을 이용한 '금속 검출'을 거친 뒤 마지막으로 '색채선별기'가 미세한 결점두까지 골라낸다. 정선공정은 설비 이상에 대응하기 위해 동일한 규모의 설비를 한 개 더 갖춘 트윈라인으로 설계됐다.
정선된 생두는 20칸(좌우측 10칸씩)으로 구성된 사일로에 보관된다. 칸당 약 2톤의 생두를 적재할 수 있으며 하단에는 로스팅에 필요한 원두를 산지별로 자동 계량하는 저울이 탑재돼 있다.
![자동 투입기에 놓인 원두가 옮겨지고 있다. [사진=전다윗 기자]](https://image.inews24.com/v1/303f1fafd78d1e.jpg)
자동 계량을 마친 생두는 로스팅실로 이동한다. APP의 일일 최대 원두 생산능력은 약 10톤으로 현재 하루 7~8톤가량을 로스팅하고 있다. 로스팅 열원은 약 600~700도 열을 내는 메인 버너와 배출가스 농도를 낮추는 에프터 버너로 구성된 버너실에서 공급받는다.
로스팅된 원두는 충전실에서 질소 충진포장을 거친다. 이는 산소 접촉을 최소화해 신선도를 유지하기 위함이다. 포장 후에는 비전검사를 통해 소비기한과 포장상태를 점검하고 X-Ray 검사로 내부 이물질 유무를 확인한다. 최종포장된 완제품은 로봇이 박스에 담아 보관창고로 이동시키며 이후 전국 매장으로 출하된다.
![자동 투입기에 놓인 원두가 옮겨지고 있다. [사진=전다윗 기자]](https://image.inews24.com/v1/a1ce8ca91bd532.jpg)
고도화된 자동화 공정이지만 품질유지를 위한 전문인력 역할도 크다. 큐그레이더 2명을 포함한 10명의 로스팅 전문인력이 원두 향미와 품질을 관리하고 엔지니어들은 자동화 설비의 유지·보수를 담당하며 안정적으로 관리한다.
이 같은 최첨단 시설에 힘입어 투썸플레이스 원두 생산량은 급증했다. APP 설립 전인 2016년 연간 1100톤 수준이던 원두 생산량은 지난해 1900톤으로 크게 늘었다. 이는 레귤러 사이즈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하루에 29만잔 만들 수 있는 양이다. 투썸플레이스는 향후 연간 최대 생산능력인 2600톤까지 생산량을 확장할 계획이다.
![자동 투입기에 놓인 원두가 옮겨지고 있다. [사진=전다윗 기자]](https://image.inews24.com/v1/bf00336d9cff24.jpg)
김정훈 투썸플레이스 커피생산팀장은 "APP는 처음부터 로스팅을 위해 철저하게 설계된 생산기지다. 업계에서 손꼽을 정도로 선진화된 시설이라고 자부한다"며 "저가커피나 일부 중소 브랜드는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을 통해 원두를 생산한다. 원두 수입부터 선별·로스팅·포장까지 모든 과정을 직접 관리할 수 있는 자사와 품질 관리 측면에서 차이가 크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권오경 투썸플레이스 상품마케팅 총괄담당은 "최근 투썸플레이스가 '디저트 맛집'으로 이름을 알렸지만, 커피 경쟁력에 대한 홍보는 부족했던 것 같다"며 "원두 선정부터 생산, 로스팅까지 전 과정을 직접 관리하며 품질에 많은 투자를 하고 있다는 점을 알리고 싶었다. 전국 1700여개 매장에서 동일한 커피 품질을 제공하기 위해 원두 관리와 균일한 품질 유지에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충북 음성=전다윗 기자(david@inews24.com)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