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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건희 사건', 선고 하루 전 '전합' 회부...'명태균 여론조사' 쟁점


대법원, 24일 선고 미루고 '기일 추후 지정'
김건희 1·2심 '무죄', 尹·명태균 1심 '유죄'
'오세훈 여론조사 대납' 유죄 판결도 고려한 듯
법조계 "이례적이지만 불가피"...김용민 "장난 그만하시라"

조희대 대법원장이 지난 3월 19일 서울 서초구 대법원에서 열린 전원합의체 선고에 입장하고 있다. 2026.3.19 [사진=연합뉴스]
조희대 대법원장이 지난 3월 19일 서울 서초구 대법원에서 열린 전원합의체 선고에 입장하고 있다. 2026.3.19 [사진=연합뉴스]

[아이뉴스24 최기철 기자] 대법원이 선고 하루를 남겨놓은 상황에서 김건희 여사의 이른바 '명태균 게이트' 사건 등에 대한 상고심을 전원합의체로 회부하기로 하고 선고 기일을 추후 지정했다.

대법원은 23일 "피고인 김건희 상고심 사건을 전원합의체에 회부하기 위해 오는 24일 오후 2시로 예정했던 선고기일을 추후 지정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추후 지정이란 재판일정을 특정하지 않은 것으로, 한 차례 선고를 연기한 사건을 전원합의체에 회부하고 기일을 추후 지정하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김 여사는 자본시장법 위반, 정치자금법 위반,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혐의 등으로 작년 9월 1일 구속기소됐다.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자본시장법 위반)과 통일교 측으로부터 교단 현안 해결 청탁과 함께 금품을 받은 혐의(특가법상 알선수재), 정치브로커 명태균씨(구속기소)로부터 무상으로 윤석열 전 대통령의 대선 경선 여론조사를 제공 받은 혐의(정치자금법 위반)다.

1심은 징역 1년 8월과 추징금 1281만 5000원을 선고했다. 그러나 2심은 지난 4월 28일 4년과 벌금 5000만 원을 선고하고, 2094만 원의 추징도 명령했다. 1심 보다 2년 4개월이 가중됐다. 김건희 특검팀(특별검사 민중기)의 구형량은 징역 15년이었다.

1심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혐의(자본시장법 위반)을 무죄로 봤지만 2심은 유죄로 판단했다. 양형을 가중시킨 직접적인 요소다. 1심은 또 통일교 교단으로부터 현안 해결 청탁과 함께 명품백 등 금품을 수수한 혐의에 대해서도 일부만 유죄로 인정했지만 2심은 전부 유죄로 인정했다.

조희대 대법원장이 지난 3월 19일 서울 서초구 대법원에서 열린 전원합의체 선고에 입장하고 있다. 2026.3.19 [사진=연합뉴스]
2025년 12월 3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주가조작과 통일교 청탁 등의 혐의를 받는 김건희 씨의 결심공판 진행된 가운데 김건희 여사가 법정으로 들어오고 있다. [사진=사진공동취재단]

김 여사 상고심의 핵심 쟁점은 명씨로부터 대선 전 여론 조사를 무상으로 제공받았다는 혐의다. 특검은 김 여사와 윤 전 대통령이 '정치적 공동체'라고 보고 재판에 넘겼다. 다만 정치인인 윤 전 대통령과 명씨를 함께 기소한 반면, 김 여사는 별도로 재판을 받게 했다.

김 여사를 재판한 1, 2심 재판부는 대선 여론조사 무상 제공 혐의를 모두 무죄로 봤다. 1심을 맡은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재판장 우인성)는 올해 1월 28일 선고공판에서 특검이 주장한 유죄 주장을 모두 받아들이지 않았다.

우선 명씨가 윤 전 대통령 부부에게 여론조사를 무상으로 제공하고 그 대가로 김영선 전 국민의힘 의원 공천을 약속받았다는 혐의를 인정하지 않았다. 김 여사나 대선캠프가 미래한국연구소 등과 여론조사 계약을 체결했거나 명씨에게 조사를 지시했다는 증거도 없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또 조사 결과가 윤 전 대통령 부부뿐 아니라 여러 인사에게 배포됐고, 비용 역시 지방선거 출마 희망자 등에게서 받은 돈으로 충당된 점을 들어 여론조사 비용 상당의 이익이 윤 전 대통령 부부에게 귀속됐다고 볼 수 없다고 지적했다.

조희대 대법원장이 지난 3월 19일 서울 서초구 대법원에서 열린 전원합의체 선고에 입장하고 있다. 2026.3.19 [사진=연합뉴스]
여론조사를 무상으로 받은 혐의로 기소된 윤석열 전 대통령의 1심 결과가 선고된 지난 13일 윤 전 대통령에게 여론조사를 무상으로 제공한 정치 브로커 명태균씨가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선고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명씨는 이날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받고 법정구속됐다. 2026.7.13 [사진=연합뉴스]

재판부는 특히 "명태균은 '빵선 국회의원 이준석을 당대표로 만들고, 빵선 대통령 윤석열도 당선시켰으며, 10년 백수인 오세훈도 서울시장 만들었다', '오세훈, 이준석을 하나하나 가르쳐 가면서 만들었다'라고 말하는 등 자신의 능력에 대한 과장이 심하고 다소 망상적인 사람으로 보여, '공천은 피고인의 선물(여론조사 비용 대신에 받은 것)’이라는 말을 그대로 믿기 어렵다"고 판시, 명씨의 주장에 신빙성이 부족하다고 밝혔다. 2심도 1심 판단을 그대로 유지했다.

그러나 윤 전 대통령과 명씨 재판을 맡은 서울중앙지법 형사33부(재판장 이진관)는 지난 13일 정 반대의 판결을 내렸다. 여론조사 제공 성격을 '청탁과 대가 합의의 산물'이라고 규정했다. 재판부는 또 명씨가 제공한 여론조사 중 14번은 윤 전 대통령 부부가 비용을 부담했어야 적법하다고 판단하면서, 김 전 의원의 공천에 영향력을 행사해주기로 약속한 것이 그 대가라고 봤다.

재판부는 김 여사가 윤 전 대통령과 명씨 가운데서 매우 적극적인 역할을 함으로써 범죄를 완성했다고 지적했다. 명씨로부터 여론조사 결과를 받는데 그치지 않고 직접 만나 협의하고, 핵심적 경과를 조정하거나 촉진했다는 것이다. 재판부는 "그렇다면 피고인 윤석열과 김건희는 공동가공의 의사와 공동의사에 의한 기능적 행위지배를 통해 범죄를 실행했음을 인정할 수 있기 때문에 정치자금 부정수수죄의 공동정범에 해당한다고 봄이 타당하다"고 설명했다.

윤 전 대통령과 명씨에 대한 유죄 판결이 나온 당일, 특검은 이 판결문 분석해 김 여사의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는 유죄로 인정돼야 한다는 의견과 함께 추가 의견서를 제출할 수 있도록 선고를 미뤄달라고 요청했다.

이후 대법원은 당초 선고기일이 잡혔던 16일에서 오는 24일로 기일을 변경했다. 그러나 전날(22일) 명씨로부터 서울시장 보궐선거 여론조사를 의뢰하고 비용을 후원자에게 대납하게 한 혐의로 기소된 오세훈 서울시장에 대한 1심 판결이 유죄로 나오자 이날 김 여사 사건을 전원합의체로 회부하고 선고 기일을 추후지정하기로 결정했다.

조희대 대법원장이 지난 3월 19일 서울 서초구 대법원에서 열린 전원합의체 선고에 입장하고 있다. 2026.3.19 [사진=연합뉴스]
대법원 전원합의체 [사진=연합뉴스]

법조계에서도 이번 대법원 결정이 이례적이라는 반응이다. 다만, 김 여사 사건은 사회적 파급력과 국민적 관심이 매우 큰 사건인 데다가 하급심이 판단이 첨예하게 엇갈리는 상황에서 대법관 4명으로 구성된 소부가 예정대로 판결하는 것 또한 적절치 않다는 의견이 많다.

대법원 재판연구관 출신인 한 변호사는 "이례적 결정이긴 하지만 이번 사건은 법이 정한 전원합의체 회부 대상 사건에 해당한다"면서 "제 기억으로도 (선고 하루 전 전원합의체 회부가) 처음 있는 일이지만, 이번 사건 자체의 특징이나 전개, 하급심 결과 역시 모두 처음 벌어진 일 아니냐"고 했다.

법원장 출신의 또 다른 변호사는 "워낙 정치적으로도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사건이기 때문에 대법원도 고민이 많았을 것"이라면서 "무엇보다 서로 다른 하급심 판결로 논란이 많기 때문에 최상급 법원인 대법원이 기준을 제시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담당 소부(주심 박영재 대법관) 대법관 사이 이견이 있기 때문일 거란 추측에 대해 이 변호사는 "이미 선고일이 두번이나 잡혔다. 대법관들 간에 이견이 있는 상황에서 선고기일을 잡기는 어렵다. 곧바로 전원합의 사건으로 회부됐을 것"이라고 했다.

법원조직법 7조 1항 4호는 △중대한 공공의 이해관계와 관련되거나 국민적 관심도가 매우 높은 사건 △ 우리 사회의 근본적 가치에 관한 결단을 제시할 만한 사건 △사회적 이해충돌과 갈등대립 등을 해소하기 위한 최종 판단이 필요한 사건 △역사적으로 사법적 평가가 필요한 쟁점을 다루는 사건 △중요한 일반적 법 원칙을 강조해 선언할 필요가 있는 사건 △그 밖에 이에 준하는 사건 등을 전원합의체 회부 대상으로 규정하고 있다.

여권 일각에서는 비판이 쏟아졌다. 김용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자신의 엑스(X, 옛 트위터)에 글을 올려 "조희대 대법원장은 장난질 그만하시라"고 했다. 그는 "사건들은 이미 하급심에서 충분히 다뤄졌다. 국민적 관심과 사회적 파장이 큰 사건임에도 대법원이 선고를 미뤘다"고 주장했다. 조국혁신당도 당 공식 페이스북에서 "이번 결정은 윤석열-명태균 정치자금법 위반 사건을 다룬 이진관 재판부 1심 판결에 대해 하급심 판단의 이견을 정리하고 법리를 통일하려는 조치로 해석된다"고 했다.

/최기철 기자(lawch@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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