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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지 못하는 정유업계…호실적에도 '손실보전·담합 수사' 이중 부담


SK이노·에쓰오일 2Q 영업익 컨센서스 각각 1.6·9511억
국제유가 급등 후 하락에도 정제마진 견조…역래깅 우려 상쇄
최고가격제 손실보전 4~5조원 추산…호실적 부각 시 보전 논리 약화
정유 4사 담합 혐의 기소까지 겹쳐…"잘 벌어도 티 내기 어렵다"

[아이뉴스24 이한얼 기자] 정유업계가 올해 2분기에도 시장 기대를 웃도는 실적을 거둘 것으로 전망된다. 국제유가 급등 이후 우려됐던 '역래깅(재고평가손실)' 부담을 견조한 정제마진이 상당 부분 상쇄하면서다.

다만 정유사들은 호실적을 마냥 반기기 어려운 분위기다. 정부의 석유 최고가격제에 따른 손실보전 절차가 본격화된 데다, 가격 담합 혐의에 대한 검찰 수사까지 진행되면서 대외 메시지 관리에 신중을 기하는 모습이다.

SK서린사옥 전경. [사진=SK]

28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의 2분기 매출액 전망치는 28조원, 영업이익은 1조 5582억원이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45% 증가하고, 영업이익은 흑자전환할 것으로 전망된다. 1분기 영업이익 2조 1622억원보다는 줄어들지만, 2개 분기 연속 1조원대 영업이익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에쓰오일도 2분기 매출액 12조 609억원, 영업이익 9511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약 50% 증가하고 영업이익은 흑자전환할 것으로 예상된다. 비상장사인 GS칼텍스와 HD현대오일뱅크 역시 정유업계 전반의 수익성 개선 흐름에 힘입어 양호한 실적을 거둘 것으로 관측된다.

당초 시장에서는 국제유가가 급등한 뒤 하락하는 과정에서 역래깅에 따른 재고평가손실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그러나 실제로는 중동 정세 불안으로 유가 변동성이 확대됐음에도 정제마진이 견조한 수준을 유지하면서 재고평가손실 부담을 상당 부분 흡수한 것으로 분석된다. 국제유가 상승이 정유제품 가격에 반영되는 과정에서 수익성이 개선됐고, 이후 유가가 하락하는 국면에서도 제품 수급 여건이 실적을 뒷받침했다는 평가다.

다만 호실적 전망은 정부와 진행 중인 최고가격제 손실보전 논의에서는 부담 요인이 될 수 있다는 시각도 나온다.

SK서린사옥 전경. [사진=SK]
사진은 AI 생성 이미지로, 본 기사 내용과 무관. [사진=챗GPT]

정부는 지난 3월 국제유가 급등에 따른 물가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석유 최고가격제를 도입했으며, 제도 시행으로 발생한 손실은 사후 정산을 통해 보전하기로 했다. 최근에는 손실보전의 원칙과 기준, 정산 절차 등을 담은 재정지원 규정을 마련하고, 정유사의 실제 원가를 기준으로 적정 수준의 마진을 반영해 지원액을 산정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정유업계는 최고가격제 시행으로 발생한 손실 규모를 4~5조원 수준으로 추산하고 있다. 시장가격보다 낮은 가격으로 제품을 공급하도록 한 만큼, 해당 기간 발생한 손실은 정부가 보전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반면 정부는 손실보전이 시장가격이 아닌 실제 생산·공급 원가를 기준으로 이뤄져야 한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원유 도입비와 생산·판매 비용 등 실제 투입 원가를 기준으로 손실을 산정하고, 적정 수준의 마진을 반영해 지원액을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업계가 요구하는 국제 석유제품 가격(MOPS) 기준 보전 방식과는 차이가 있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최고가격제로 발생한 손실과 분기 실적은 전혀 다른 개념"이라며 "가격 통제로 발생한 손실과 이후 국제유가 및 정제마진 변동에 따른 실적은 분리해서 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외부에서는 정유사들이 수천억원에서 1조원이 넘는 영업이익을 내면서 손실보전을 요구하는 것으로 비칠 수 있어 상당히 조심스러운 상황"이라며 "호실적 자체가 손실보전 논의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가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덧붙였다.

에쓰오일 사옥 전경 [사진=에쓰오일]

여기에 검찰 수사도 업계의 부담을 키우고 있다. 서울중앙지검은 지난 6일 SK에너지와 GS칼텍스, 에쓰오일, HD현대오일뱅크 등 정유 4개 법인과 관련 임직원을 공정거래법 위반 등의 혐의로 기소했다.

검찰은 이들 업체가 가격 정보를 공유하고 중동 전쟁 이후 국내 석유제품 공급가격을 공동으로 인상한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이 추산한 직접 담합 규모는 14조2000억원이며, 다른 사업자들의 가격 추종 효과까지 포함한 경쟁 제한 규모는 약 26조원에 달한다는 것이 검찰의 판단이다.

다만 정부는 가격 담합 수사와 최고가격제 손실보전 절차는 별개의 사안이라는 입장이다. 산업통상자원부는 검찰 수사와 관계없이 최고가격제에 따른 손실 정산 절차는 계획대로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업계에서는 손실보전 논의와 검찰 수사가 동시에 진행되는 상황에서 실적 호조를 적극적으로 부각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적을 강조할 경우 손실보전 필요성에 대한 여론이 악화될 수 있는 데다, 가격 담합 의혹에 대한 재판이 진행 중인 상황에서 불필요한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또 다른 정유업계 관계자는 "지금은 실적이 좋다고 적극적으로 알리기도, 그렇다고 부진하다고 말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라며 "손실보전 논의와 검찰 수사가 동시에 진행되면서 업계 전반이 어느 때보다 신중한 분위기"라고 말했다.

/이한얼 기자(eol@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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