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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는 '본업' 신세계는 '신사업'⋯유통공룡 생존법 갈렸다


롯데 유통·화학 사업 재정비⋯롯데케미칼 흑자전환 성공
신세계 고급호텔·리조트 개발⋯10조원 AI센터 사업 추진

[아이뉴스24 진광찬 기자] 점포를 늘리면 매출이 따라오던 시대가 저물면서 롯데그룹과 신세계그룹이 서로 다른 해법을 꺼내 들었다. 롯데가 핵심사업 경쟁력을 끌어올리는 본업강화에 집중하는 반면 신세계는 AI인프라와 호텔개발 등 외연확장에 나서고 있다. 유통업 성장공식이 흔들리는 가운데 두 그룹이 내린 상반된 선택이 향후 기업가치를 가를 시험대에 올랐다는 분석이 나온다.

롯데그룹과 신세계그룹이 성장 둔화 속에서 각기 다른 전략으로 돌파구를 찾고 있다. [사진=챗GPT]
롯데그룹과 신세계그룹이 성장 둔화 속에서 각기 다른 전략으로 돌파구를 찾고 있다. [사진=챗GPT]

27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그룹과 신세계그룹은 최근 각기 다른 방향성을 그리고 있다. 양사는 유통업 성장둔화와 소비침체 장기화라는 같은 현실을 마주하고 있지만 처방은 정반대다.

먼저 롯데가 내건 키워드는 '본원적 경쟁력'이다. 신동빈 롯데 회장은 최근 열린 2026년 하반기 'VCM(Value Creation Meeting·옛 사장단회의)'에서 선택과 집중, 끊임없는 개선과 혁신, 경영기본에 충실할 것을 강조하며 그룹전반에 체질개선을 주문했다.

특히 그룹전략 방향과 맞지 않는 비핵심사업을 효율화하고 핵심브랜드 중심 경쟁력을 강화해 수익성과 재무건전성을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는 2024년 비상경영체제 돌입이후 롯데가 추진해 온 방향과 맞닿아 있다. 회사는 유통과 식품, 화학 등 주력사업을 중심으로 사업구조를 재정비하고 비효율 자산을 정리하는 데 집중해 왔다.

신동빈(왼쪽) 롯데 회장이 음성과 모션 인식 기반 'AI 비서'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사진=롯데]

성과도 일부 나타나고 있다. 올해 1분기 롯데쇼핑 영업이익은 전년동기 대비 70.6% 증가했고 10분기연속 적자를 기록했던 롯데케미칼도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다만 신 회장은 이를 일시적 반등으로 보기보다 구조적 경쟁력 회복을 알리는 출발점으로 인식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신 회장이 VCM에서 "그룹실적은 개선됐지만 자본시장이 바라보는 시각은 여전히 냉정하다"고 언급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비용절감이나 단기 실적개선만으로는 그룹체질을 향한 시장 의구심을 해소하기 어렵다는 판단이 깔려 있다는 분석이다.

최근 롯데가 전면에 내세운 AX(AI 전환) 역시 본업혁신을 이루는 수단에 가깝다. 가격 모니터링과 수요예측, 해외시장을 분석하는 업무 등에 AI에이전트를 적용해 생산성과 수익성을 높이는 것이 핵심이다. AI 자체가 목적이 아니라 기존 사업 경쟁력을 끌어올리기 위한 도구인 셈이다.

신세계그룹과 리플렉션 AI의 ‘한국 소버린 AI 팩토리 건립을 위한 전략적 파트너십 MOU’ 행사 협약식. [사진=신세계그룹]

반면 신세계는 유통업을 넘어 미래 성장동력을 확보하는 데 속도를 내고 있다. 정용진 신세계 회장은 올해 들어 AI데이터센터와 초대형 복합개발, 글로벌 호텔사업 등 그룹 대형프로젝트를 직접 챙기며 공격적인 투자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대표사례가 AI데이터센터 사업이다. 신세계는 지난 3월 미국기업 리플렉션AI와 손잡고 국내에 250MW 규모 AI데이터센터를 구축하려는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총투자 규모만 10조원이상으로 거론되는 사업으로 전통 유통기업이 AI인프라산업으로 사업영역을 확장하는 상징적 프로젝트라는 평가다.

최근에는 글로벌 부동산개발사 오코(OKO)그룹과 손잡고 고급호텔과 리조트 개발사업에도 뛰어들었다. 양사는 7500억원 규모 합작법인을 설립해 아시아와 북미지역에서 호텔과 레지던스 공동개발을 추진하고 국내 상업용 부동산 복합개발사업에도 협력할 계획이다.

업계에서는 정 회장이 유통기업이라는 틀에서 벗어나 그룹 전체 포트폴리오를 재편하려는 것으로 보고 있다. 유통업 성장성만으로는 기업가치를 다시 평가받기 어려운 만큼 AI인프라와 호스피탈리티 등을 새로운 성장축으로 육성하려는 전략이라는 분석이다.

과거 유통업 경쟁이 누가 더 많은 점포를 확보하느냐 싸움이었다면 이제는 어떤 성장서사를 제시하느냐 경쟁으로 바뀌고 있다. 롯데가 수익성과 효율성을 앞세운 '내실성장'에 방점을 찍었다면 신세계는 개발사업을 통한 '외연확장'에 베팅했다는 평가다.

업계 관계자는 "본업 효율화는 성과가 더뎌 보일 수 있고 신사업 확장은 초기 투자부담과 사업화 불확실성이 크다는 점에서 각자 다른 리스크를 안고 가는 셈"이라고 말했다.

/진광찬 기자(chan2@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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