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현창민 기자] 제주도에서 사상 처음 시설폐쇄 처분을 받은 제주시 중증장애인거주시설 '사랑의집'이 이용자를 타시설로 옮기는데 난항을 겪고 있다.

아이뉴스24가 종합한 결과에 따르면 제주시는 이달 말 종료되는 '사랑의집'의 운영을 3개월 연장한다.
앞서 제주시는 지난 2023년 8월 1일 입소 장애인에 대한 반복적인 학대 행위와 법인의 운영 부실 등을 이유로 사랑의집에 시설폐쇄 명령했다. 당시 37명에 달하는 거주 장애인의 권익 보호와 안전한 전원을 위해 2026년 7월 31일까지 행정처분을 유예했다.
제주시의 전원 조치에 따라 그간 타 시설 전원 23명, 자립 1명, 원가정 복귀 1명 등 25명이 사랑의집을 떠났다. 나머지 12명은 시설에 남은 상태다.
그러나 유예기간을 이틀 앞둔 시점까지 잔류 이용자의 전원은 해결점을 보이지 않고 있다.
제주시는 지난 2024년 5월 '사랑의집 시설폐쇄 결정에 따른 전원조치 로드맵'을 수립했다.
로드맵에는 유예기간 만료 전까지 시설 이용자들을 모두 다른 곳으로 옮기고, 만일 이를 거부하거나, 이동 시설을 찾지 못할 경우 '원가정 복귀' 원칙을 명시했다. 또한 원활한 이동을 위해 제주시 내 장기거주시설 9곳(18명)을 전원 공간으로 확보했다.
결국 장애인 보호자 등이 전원 조치에 응하지 않으면서 유예기간 연장은 불가피해졌다.
기간 연장은 재정 부담에도 상당한 영향을 주고 있다.
앞서 정부는 지자체별로 한 곳을 '실비시설'로 지정했다. 제주도내 실비시설은 사랑의집이 유일하다.
해당 시설 이용자들에게는 생계수당과 장애인연금 등을 포함해 매월 150만 원 상당이 지급된다. 이용자는 시설에 매월 40만 원의 이용료를 납부하며, 나머지 금액은 이용자가 자율적으로 활용한다.
이들이 일반 시설로 이동하면 이 지원금을 지급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재정 운영에 다소 숨통이 트인다.
이용 장애인들의 인권도 위험에 노출되고 있다.
제주시는 행정 명령 이후 관선 시설장을 배치했지만 7월말 임기 만료를 앞두고 지난 4월 사직해 현재는 시설장 없이 운영되고 있다.
장애인복지법 등에 따르면 장애인 거주시설은 반드시 자격 요건을 갖춘 시설장을 두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를 위반할 경우 시정 명령을 비롯해 사업 정지 또는 시설 운영 중지, 시설 폐쇄를 명령할 수 있다. 운영 주체인 제주시가 자신을 행정 처분해야 하는 상황이다.
인권 침해 논란도 계속되고 있다.
앞서 해당 시설은 한 사회복지사가 날카로운 침을 밖으로 돌출시킨 압정 박힌 손목 보호대를 착용한 데 이어 또 다른 직원은 코로나 정국에서 비감염자들을 한방에 모아 놓고 밖에서 문을 걸어 잠그는 등의 인권 사건이 속출했다. 특히 사건에 연류된 사회복지사들이 사면 등으로 해당 시설로 복귀하면서 가해자와 피해자가 공존하는 상황이 지속됐다.
게다가 지난해에는 일부 장애인의 반복적인 열상, 폭행, 충돌사고, 개인공간 부족으로 극한 스트레스 현상이 나타났다는 주장이 제기되기도 했다.
제주시는 추가 유예기간 연장은 없다는 입장이다. 다만, 해당 시설 종사자들의 근무 기간을 이달 말 종결하고, 3개월 동안 다시 임시직으로 채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제주도의회 보건복지안전위원회 김경애 의원(국민의힘 비례대표)는 "무엇보다 장애인의 안전이 중요하다"며 관계기관의 실효성 있는 대책을 촉구했다. 이어 "장애인들의 안전한 전원과 함께 시설 폐쇄로 인한 종사자 고용, 폐쇄시설 활용 문제 등도 고민해야 할 사안"이라며 "행정 기관의 좀 더 적극적인 해결 노력이 필요하다"라고 밝혔다.
/제주=현창민 기자(cmi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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