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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조계·야권 "개정 형소법, 李 재판 중단 '우회로'"


與 강행 형소법 개정안에 '공소기각 사유' 추가
'위법 수사·재량권 일탈한 경우 판사가 공소기각
"기준 모호...재판부마다 판단 달라질 것"
"보완수사권 폐지, 경찰 선의만 바라게 돼"

서영교 법사위원장이 2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곽영래 기자]
서영교 법사위원장이 2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곽영래 기자]

[아이뉴스24 김한빈 기자] 검찰의 보완수사권 전면 폐지와 함께 법원의 공소기각 사유를 추가한 형사소송법 개정안이 더불어민주당의 주도로 국회 처리가 임박하자 법조계와 야권에서는 "이재명 대통령 관련 사건을 없애기 위한 '우회로'를 만들려고 나선 것"이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민주당 주도로 강행 추진되고 있는 개정안은 전날(29일)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를 통과해 30일 국회 본회의에 상정될 전망이다.

이에 반대하는 국민의힘은 이날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을 통한 합법적인 의사진행 방해)'를 예고했다, 다만 필리버스터는 범여권이 재적 의원 5분의 3 이상의 의석을 바탕으로 종결 동의안을 처리할 경우 시작 24시간 뒤 종료할 수 있어 형소법 개정안은 오는 31일께 국회를 통과할 것으로 예상된다.

법조계에 따르면 이번 개정안에서 가장 논란이 되는 부분은 공소기각 판단 범위를 넓힌 조항이다.

현행 형사소송법은 기소 절차에 명백한 하자가 있으면 법원이 공소기각 판결을 내려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중복 기소나 친고죄 사건에서 고소가 취하된 경우 등이 대표적이다.

"모호한 기준 추가, 공소기각 범위 넓혀

하지만 전날 통과된 형소법 개정안에는 '중대한 위법 수사로 공소가 제기된 경우', '(검사의) 소추 재량권을 현저히 일탈한 경우' 등 두 가지 공소기각 사유가 추가됐다. 사실상 공소기각 판결을 내릴 수 있는 범위를 넓혀 놓은 것이다.

애초 원안에는 없던 해당 조항은 법무부가 "심각한 부작용이 우려된다"며 반대 의견을 냈지만, 전날 밤 법사위 법안심사제1소위에서 통과된 개정안에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두고 법조계와 야권에선 "민주당이 '조작기소 특검'을 앞세워 이재명 대통령 사건 공소 취소를 시도하다가 상황이 여의치 않자 법원의 공소기각을 통해 재판을 중단하도록 하는 '우회로'를 만들려고 나선 것"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중대한 위법 수사'라는 모호한 공소기각 사유가 향후 이 대통령 사건에 적용될 수 있다는 것이다.

법조계에선 "검사 의무 강화 조항과 함께 '위법 수사'나 '소추권 일탈' 같은 모호하고 주관적인 사유가 추가되면서 법원이 피고인의 자의적 주장을 받아들여 재판을 종결시키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대검 "예측 가능성·법적 안정성 저해 우려"

대검찰청도 형소법 개정안과 관련해 질의응답(Q&A) 형식으로 정리한 설명자료에서 "공소기각은 실체 판단 없이 형사절차를 종료시키는 예외적 제도"라며 "공소기각 여부가 재판부 해석에 따라 달라질 가능성이 높고 예측 가능성과 법적 안정성이 저해될 우려가 있다"고 꼬집었다.

야권에서도 '이 대통령의 재판을 염두에 둔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국민의힘 주진우 의원 전날 페이스북에서 "민주당이 이재명 대통령 사건에 붙여 온 '조작수사·조작기소' 주장을 그대로 법조문에 옮긴 것"이라며 "공소취소 특검이 어려워진다 싶으니까, 이번에는 법원이 공소를 기각하도록 우회로를 만든 것"이라고 비판했다.

한동훈 무소속 의원은 "대북송금 뇌물사건 무죄 가능성이 없고 공소취소도 여의치 않으니 민주당 단독으로 새로 공소기각법을 만들어서 법원 압박해서 억지로 여기 끼워 맞춰 공소기각 판결 받아보자는 것"이라며 "이 대통령이 임기 후 감옥에 안 가기 위해 공소취소가 플랜A, 독재명 연임 개헌이 플랜B, 공소기각이 플랜C"라고 직격했다.

개정안은 또 검사의 보완수사를 폐지하는 대신 피의자나 사건관계인으로부터 의견을 듣거나 의견서 등 자료를 제출받을 수 있는 사실관계 확인 조항을 신설했다. 다만, 사실관계 확인 과정에서 취득한 진술이나 자료는 재판에서 증거로 사용할 수 없도록 했다.

서영교 법사위원장이 2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곽영래 기자]
더불어민주당 김영호·김용민·서영교 의원과 조국혁신당 박은정 의원이 26일 국회 소통관에서 검찰개혁과 관련해 형사소송법 개정안 발의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6.6.26 [사진=연합뉴스]

"검사가 고소인 진술 청취해도 증거로 못 써"

대검은 사실관계 확인 제도에 대해 "검사가 고소인 진술을 청취해도 증거로 사용하기 어렵기 때문에 고소인은 재차 사법경찰에 출석해 동일한 진술을 해야 한다"며 "사건처리 지연 및 인권침해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검사의 직접 보완수사가 금지되면 실체적 진실 발견에 한계가 있다"며 "진술 신빙성은 검사가 사건관계인을 면전에서 직접 조사해야 명확하게 확인할 수 있다. 1차 수사기관인 사법경찰과 최종 판단기관인 법원은 사건관계인을 대면해 진술 진위를 확인할 수 있지만, 공소제기 여부 판단기관인 검사만 서면에 의존해 판단하는 불합리한 결과가 발생한다"고 우려했다.

개정안에는 또 사회적 약자를 대상으로 한 아동학대, 가정폭력, 성범죄, 아동 성범죄, 스토킹, 장애인 학대, 노인 학대 등 7대 범죄에 한해서 개별법을 개정해 전건송치가 가능하는 내용이 담겼다.

전건송치는 경찰 등 1차 수사기관이 수사한 모든 사건을 예외 없이 검찰에 넘겨 검사가 사법적으로 한 번 더 확인하도록 하는 제도다.

법조계 "경찰의 의도적 암장 사건, 실체 밝히기 어려워"

법조계에선 "형소법 개정안이 경찰의 선의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구조"라며 "개정안이 시행되더라도 장윤기 사건과 같이 1차 수사기관이 의도적으로 암장한(은폐한) 사건은 실체를 밝히기 어렵다"는 지적이 많다.

대검도 "보완수사권이 폐지되면 사경 수사에 대한 견제는 결국 '사건종결 단계에서의 상시적 견제 시스템'을 강화하는 방법밖에 남지 않는다"며 "영장 없이 임의수사만으로 종결되는 대다수 사건에서 부실 수사를 걸러낼 수단은 검사의 사후적 기록 검토뿐"이라고 지적했다.

전건 송치를 7대 범죄에 한정하는 것을 두고도 범위가 지나치게 제한적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김한균 한국형사·법무정책연구원 부원장은 전날 국회에서 열린 '보완수사권 폐지 관련 긴급 토론회'에서 "민생 범죄 사회적 약자 대상 범죄는 오히려 폭행 사기 이런 것 아닌가"라며 "7대 범죄를 검사에게 보낸다고 해도 검사는 수사를 보완할 수 있는 아무런 권한이 없는데 송치받은 약자 범죄에 대해서 자세히 살펴보고, 시민들과 피해자를 보호할 수 있겠나"라고 지적했다.

김 부원장은 "보완수사 폐지에 너무 매몰돼 있다 보니 정작 국민들의 입장에서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 걸 자꾸 국민을 위한 개혁이라고 억지를 쓰고 있다"고 비판했다.

"국민에 도움 안 되는데 '국민 위한 개혁' 억지"

김예원 장애인권법센터 대표 변호사도 페이스북에서 "사회적 약자 사건이 도대체 연간 몇 건인지, 어떤 범죄까지 포함할 것인지, 그 사건들을 다시 수사하려면 수사관과 법률검토 인력이 얼마나 필요한지에 대한 계산도 보이지 않는다"며 "단순히 전담 부서 하나 만든다고 처리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김 변호사는 "7대 사회적 약자 대상 범죄는 경찰 판단과 관계없이 검찰에 송치하겠다고 말하지만, 실제 형사사건은 그렇게 죄명 하나로 깔끔하게 나뉘지 않는다"며 "하나의 사건에 폭행, 협박, 강요, 사기, 횡령, 성범죄, 학대가 함께 섞여 있는 경우가 많다. 경찰이 처음부터 장애인학대나, 노인학대가 아니라 단순 폭행, 사기, 횡령으로 판단하면 어떻게 할 것인지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민주당은 또 검찰 보완수사권 폐지에 따른 사건 지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수사기관이 공소청의 보완수사요구를 받은 날부터 1개월 이내에 보완수사를 마쳐야 한다'고 규정했다. 공소청 검사의 직권에 따라 1개월을 추가 연장할 수 있도록 했지만, 단순 사기 사건도 통상 보완수사에 수개월이 걸리는 현실을 고려하면 비현실적인 조항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무엇보다 공소청과 중수청이 출범하는 10월 2일 이후 보완수사 요구가 크게 늘면서 1차 수사기관의 업무 부담이 늘고 사건 처리가 지연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국무총리실 산하 검찰개혁추진단 자문위원장을 맡았던 박찬운 한양대 로스쿨 교수는 페이스북에서 "가을쯤, 혹은 그 이후부터 현장에서 하나둘씩 후유증이 나타날 것"이라고 우려했다.

"경찰도 부담...'적체 사건 쓰나미' 올 것"

박 교수는 지난 3월 국무총리실 산하 검찰개혁추진단 자문위원장을 사퇴하면서도 "보완수사가 없어지면 '범죄자 천국'이 될 수 있다"며 "보완수사 없는 세상은 대한민국이 나아가야 할 방향이 아니다"라고 밝힌 바 있다.

자문위원으로 활동했던 양홍석 변호사도 "공소청 업무는 10월부터 올해 말까지는 구속사건과 영장 신청사건 등을 제외하고는 사실상 마비될 것으로 보인다. 지금 적체된 사건들은 보완수사 요구로 상당수 다시 돌려보내야 할 것"이라며 "경찰은 시스템 부재로 인해 (보완수사 요구) 사건 쓰나미가 밀려드는 것에 기겁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양 변호사는 "검사들이 보완수사요구로 사건을 전부 보내면 일선 경찰관들은 업무 하중에 죽어나고 사건이 경찰, 공수처에 중수청까지 오가며 '핑퐁'할 수 있다"며 "공소청이 보완수사요구를 계속한다 해도 제대로 처리가 안 되면 무슨 의미가 있겠냐"고 꼬집었다.

/김한빈 기자(gwnu20180801@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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