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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달하려면 헬멧 벗고 이름 쓰세요"⋯'천룡인 아파트' 논란


[아이뉴스24 김다운 기자] 일부 아파트들이 음식 배달 기사들에게 얼굴 확인과 인적사항 등 개인정보를 요구해 논란이다.

30일 유튜브를 운영하는 배달기사 A씨는 자신의 유튜브에 "배달기사의 인권이나 개인정보가 배달료 2200원보다 못한 건가. 헬멧까지 벗기는 천룡인 아파트를 다녀왔다"며 영상을 올렸다.

배달 기사에게 헬멧을 벗고 인적사항을 적으라고 요구하는 아파트 영상이 논란이 됐다. [사진=유튜브 '해운대주민' 캡처]
배달 기사에게 헬멧을 벗고 인적사항을 적으라고 요구하는 아파트 영상이 논란이 됐다. [사진=유튜브 '해운대주민' 캡처]

이에 따르면 A씨가 한 아파트에 음식을 배달하러 올라가려고 하자 관리직원이 "헬멧 벗고 인적 사항 쓰라"고 요구했다.

A씨가 개인정보 무단 수집이라며 응하지 않자 관리직원은 아파트 출입을 허용하지 않았고 인터폰을 통한 연락 요청도 거부했다.

A씨가 배달 고객에게 전화해 "개인정보를 요구해 위로 올라가지 못하고 아래에 놔두겠다"고 하자, 고객은 "위로 올려줘야 하지 않느냐. 다른 아파트들도 그런다. 그러면 배달료를 받지 마시던지"라고 답했다.

A씨가 계속 "올라갈 수 없다"고 하자 고객은 "배달 플랫폼사에 연락하겠다"고 답했고, 이후 A씨는 음식을 1층 데스크에 맡기고 나왔다.

그러나 이튿날 배달 플랫폼사로부터 해당 주문 건의 책임이 배달 기사에게 있다는 연락을 받았다고 한다.

A씨가 배달 기사의 개인정보나 인권도 보호받아야 하는 것 아니냐며 전날 상황을 설명하고서야 배달료 차감을 없었던 일로 하기로 했다.

이 아파트는 부산의 한 아파트로 알려졌다.

이곳 뿐만 아니라 배달 기사들 사이에서는 과도한 출입 절차를 요구하거나 화물용 엘리베이터 이용, 도보 이동 등을 강제하는 일부 아파트를 '천룡인 아파트' 라고 부르며 지도를 통해 정보를 공유한다고 한다.

'천룡인 아파트'는 인기 만화 '원피스' 속 특권계급인 '천룡인'에서 유래한 표현이다.

누리꾼들은 "세상이 흉흉하니 조심하자는 건 알겠는데 외부인 출입을 막을 거면 배달 장소를 정해두고 그곳에서만 받도록 해야 한다" "배달대행업체에서 보이콧해야 한다" "관리비 더 내고 단지용 배달 직원을 따로 둬라" "배달비를 3배는 더 내야겠다" 등으로 분노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배달 기사 노동조합인 라이더유니온은 2021년 국가인권위원회에 관련 진정을 제기했지만, 이후에도 구조적 문제가 크게 개선되지 않고 있다고 꼬집었다.

구교현 라이더유니온 지부장은 "아파트에서 개인정보나 연락처를 적으라고 요구할 때 라이더 개인이 대응하기는 쉽지 않다"며 "플랫폼사가 해당 아파트의 출입 절차를 미리 안내하거나 분쟁이 발생했을 때 적극적으로 중재하는 등 역할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전문가들은 아파트 관리주체가 보안을 위해 방문자의 출입을 관리하는 것은 정당한 권한이지만, 특정 직업이라는 이유로 차별적인 출입 절차를 강제하거나 필요 이상의 개인정보를 요구하는 것은 인권 침해 및 법 위반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하희봉 로피드법률사무소 대표변호사는 "신분증을 눈으로 확인하는 것과 달리 사본을 뜨거나 주민등록번호를 적게 하는 것은 위법 소지가 크다"며 "기재를 거부하면 배달 자체가 불가능한 구조라면 서면 동의를 받았더라도 자유로운 의사에 따른 동의로 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김다운 기자(kdw@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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