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유범열 기자] 국민의힘이 검찰의 보완수사권 폐지를 골자로 하는 형사소송법 개정안 저지 총력전에 들어갔다. 국회 본회의에서 통과된 개정안이 국무회의 의결만 남겨둔 상황에서 이재명 대통령에게 법률안 거부권 행사를 압박하며 막판 여론전에 나선 것이다. 다만 청와대가 법안 통과와 관련해 별다른 반대 입장을 밝히지 않은 만큼 법안 저지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관측이다.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3일 청와대 사랑채 앞에서 열린 현장 최고위원회의에서 형사소송법 개정안에 대한 이 대통령의 재의요구권 행사를 촉구하고 있다. 2026.8.3 [사진=연합뉴스]](https://image.inews24.com/v1/e76355abf1c49b.jpg)
당 지도부는 3일 오전 서울 종로구 청와대 사랑채 앞에서 현장 최고위원회의를 열고 이 대통령에게 형사소송법 개정안 법률안 거부권 행사를 촉구했다.
장동혁 대표는 "이 대통령이 거부권 행사를 거부한다면 대한민국을 지키기 위한 국민의 탄핵 요구는 더 거세질 것"이라며 "이 법에 대한 거부권 행사는 대통령의 권한도, 선택사항도 아닌 국민의 명령"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78년 간 유지해온 사법시스템을 한 번에 무너뜨렸다. 무너진 시스템을 다시 세우는 데는 엄청난 시간이 필요하다"며 "다시 제대로 세우는 게 불가능할지도 모른다"고 지적했다.
이어 "국민들이 더 이상 이 대통령을 대한민국 대통령으로 인정하지 않고 있다"며 "악법에 대해 반드시 거부권을 행사해야 할 것이다. 이것이 마지막 기회가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정점식 원내대표도 "이미 국민들은 문재인 정권의 검경수사권 조정으로 수사 지연과 '사건 핑퐁'의 엄청난 피해를 보고 있다"며 "여기에 보완수사권마저 폐지한다면 사법개악의 화룡점정"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조금 있으면 이 대통령이 해외순방을 마치고 귀국하는데, 청와대로 돌아오면 가장 먼저 할 일은 본인 재판 취소를 위한 민주당과의 추악한 거래를 중단하는 것"이라며 "공소취소, 공소기각, 연임개헌 등 본인이 받아야 할 재판에서 빠져나가려 몸부림칠수록 오히려 자신을 옭아맬 뿐"이라고 주장했다.
아울러 "이 대통령은 재의요구권을 행사해 단 한번만이라도 대통령답게 처신하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3일 청와대 사랑채 앞에서 열린 현장 최고위원회의에서 형사소송법 개정안에 대한 이 대통령의 재의요구권 행사를 촉구하고 있다. 2026.8.3 [사진=연합뉴스]](https://image.inews24.com/v1/d748120aa134f1.jpg)
형사소송법 개정안은 지난달 31일 범여권 주도로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국민의힘은 법조계와 함께 법안 심사 단계에서부터 검찰 보완수사권 폐지로 범죄 피해자의 권리 구제가 어려워지고, 확대된 공소기각 사유가 이 대통령 관련 재판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우려해왔다.
국민의힘 입장에서 대통령 법률안 거부권 행사는 법안 처리를 막을 수 있는 사실상 최후의 수단이다. 대통령이 재의요구권을 행사해 법안이 국회로 돌아오면 재의결에는 재적 의원 과반 출석과 출석 의원 3분의 2 이상의 찬성이 필요하다. 국민의힘이 재의결 저지에 필요한 의석(109석)을 확보하고 있는 만큼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만 이뤄지면 법안에 제동을 걸 수 있다는 계산이다.
하지만 국민의힘의 바람과는 달리 개정안은 다음주 국무회의를 거쳐 그대로 공포될 가능성이 크다는 게 정치권의 대체적 전망이다. 청와대는 개정안 통과 이후 성기홍 홍보소통수석을 통해 "국회의 입법 절차를 존중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재의요구권 행사 건의 권한을 가진 정성호 법무부 장관도 이날 정부과천청사에서 열린 신임 검사 임관식에서, 법 시행에 따른 부작용 가능성을 언급하면서도 거부권 행사 건의나 권한쟁의심판 청구에는 선을 그었다.
정 장관은 "제도 시행 과정에서 피해자 보호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거나 피해가 커지는 상황이 발생한다면 현장 실정에 맞게 신속히 수정해야 한다"며 "장관으로서 거부권 행사는 적절치 않다"고 했다.
이처럼 실제 거부권 행사 가능성이 낮은 상황에서도 국민의힘이 이를 거듭 촉구하는 것은 법안 저지 자체보다 여론전에 무게를 둔 행보라는 분석이 나온다. 정부·여당의 입법 독주 이미지를 부각해 중도층의 반감을 끌어내고, 이를 통해 당 지지율을 회복하겠다는 전략이라는 것이다.
실제 이날 발표된 이 대통령의 국정수행 지지율은 45.9%로 취임 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리얼미터가 에너지경제신문 의뢰로 지난달 27일부터 31일까지 전국 18세 이상 유권자 2508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이 대통령의 국정수행 지지도는 45.9%로 지난 주보다 0.4%p(포인트) 하락했다(무선 자동응답 방식 진행, 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서 ±2.0%p, 응답률 3.8%,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정치권에서는 증시 하락과 부동산 세제 논란 등 경제 문제와 더불어 대통령 연임 개헌과 보완수사권 폐지 등 정치적 이슈 역시 지지율 하락세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고 있다.
국민의힘은 이 대통령이 국무회의에서 개정안을 끝내 의결하더라도 헌법소원과 보완입법을 통해 형사소송법 개정안 관련 대여전선을 계속 끌고 가겠다는 구상이다.
당은 특히 검사가 경찰의 신청 없이는 체포·구속·압수수색 영장을 신청하지 못하도록 한 개정안 내 조항이 헌법상 검사 영장청구권을 침해할 소지가 있다고 보고 당 법률자문위원회 논의를 거쳐 헌법소원심판을 우선 청구할 계획이다.
박성훈 수석대변인은 이날 오후 기자들과 만나 "국민의힘은 권한쟁의심판과 헌법소원 등 가능한 모든 법적·정치적 수단을 총동원해 이 악법을 반드시 막아내겠다"고 밝혔다.
/유범열 기자(hea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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