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이한얼 기자] '죽마고우'로 알려진 김동관 한화 수석부회장과 정기선 HD현대 회장이 비슷한 시기에 그룹 승계 작업을 본격화하며 국내 재계의 3세 오너 경영 체제가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고 있다.
한화는 사업구조 재편을 통해 김동관 중심의 경영 체제를 강화했고, HD현대는 정기선 회장의 지분 확대를 통해 지배력을 높이며 오너 책임경영 체제를 공고히 하는 모습이다.

한화는 지난 7월 임시주주총회를 통해 ㈜한화를 방산·에너지·조선 등 핵심 사업을 담당하는 존속법인과 테크·모빌리티·라이프스타일 사업을 맡는 신설법인으로 인적분할하기로 했다. 방산·조선·에너지를 잇는 그룹 핵심 사업 포트폴리오를 한층 명확히 하고 한화 삼형제가의 책임 경영체제를 단순화하기 위한 조치다.
그룹은 인적분할 이후 김동관 부회장을 수석부회장으로 승진시켰다. 김 수석부회장은 방산과 조선, 에너지 등 그룹의 핵심 성장사업을 총괄하게 되며, 삼형제 책임경영 체제 속에서도 사실상 그룹 전체를 이끄는 중심축으로 자리매김하게 됐다.
재계에서는 이번 인적분할과 인사를 통해 핵심 사업이 김 수석부회장 중심으로 재편되면서 '김동관 체제'가 사실상 완성 단계에 들어섰다는 평가가 나온다. 미래 성장동력으로 꼽히는 방산과 조선, 에너지 사업을 전면에서 지휘하게 된 만큼 향후 그룹 전략 역시 김 수석부회장을 중심으로 추진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HD현대 역시 오너 승계 작업에 속도를 냈다. 정기선 회장은 지난해 회장으로 승진한 데 이어 최근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으로부터 HD현대 주식 280만주(3.54%)를 증여받기로 했다. 이에 따라 정 회장의 지분율은 6.12%에서 9.67%로 높아지며 국민연금을 제치고 HD현대 2대 주주로 올라서게 된다.

지난해 회장 승진을 통해 경영 전면에 나선 데 이어 이번 지분 확대까지 더해지면서 정 회장의 그룹 내 지배력은 한층 강화될 전망이다. 전문경영인 중심 체제에서 오너 책임경영 체제로의 전환도 사실상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다는 평가다.
1982년생인 정 회장과 1983년생인 김 수석부회장은 오랜 친분으로 '죽마고우'로 불리지만, 경영 무대에서는 조선·방산 분야를 놓고 경쟁하는 라이벌 관계이기도 하다
두 그룹의 최대 격전지는 단연 조선·방산이다.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은 친환경 선박, 자율운항 기술 등 미래 해양 산업 주도권을 놓고 경쟁하고 있다. 특히 한국형 차기 구축함(KDDX) 사업을 둘러싸고 양측이 법적·행정적 공방을 벌이며 대립하기도 했다.

다만 글로벌 시장에서는 경쟁과 협력을 병행하는 관계를 이어가고 있다. K-방산 수출 확대와 글로벌 해군 전력 현대화 수요 증가로 해외 사업 기회가 커지면서 두 회사의 경쟁 구도는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재계에서는 승계 작업이 마무리 단계에 접어든 만큼 앞으로는 두 오너 3세의 경영 성과가 그룹의 미래 가치를 좌우할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 해군 MRO 시장 진출, 친환경 선박 수주 경쟁, 자율운항 기술 상용화, 수소 밸류체인 구축 등 미래 성장 사업에서 어떤 성과를 내느냐가 김동관·정기선 체제의 성패를 가를 핵심 변수로 꼽힌다.
/이한얼 기자(eol@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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