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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플러스, 2000억 수혈에도 '돈 나갈 곳' 산더미


67개 점포 재개장 앞뒀지만 공익채권만 8000억 육박
체불임금·연체임대료·납품대금 갚을 돈 턱없이 부족
내달 4일 회생안 가결 앞두고 영업정상화 성패 촉각

[아이뉴스24 진광찬 기자] 홈플러스가 2000억원 규모 긴급운영자금(DIP)을 확보했지만 시장시선은 벌써 '다음자금'으로 향하고 있다. 임시휴업점포 재개장과 체불임금 지급, 연체임대료 정산, 협력업체 대금상환까지 해결해야 할 과제가 줄줄이 대기하고 있어서다. 영업정상화로 매출을 끌어올리지 못하면 이번 자금수혈도 '산소호흡기'에 그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임시 휴업에 들어가기 전 서울의 한 홈플러스 냉장 매대가 비어 있는 모습. [사진=아이뉴스24 DB]

6일 법조계와 유통업계에 따르면 서울회생법원 허가에 따라 전날 오후 홈플러스에 2000억원 규모 DIP 자금이 유입됐다. 지난달 16일 메리츠금융그룹이 지원을 승인한지 약 3주만이다.

홈플러스는 우선 임시휴업한 67개 점포 영업재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오는 7일 시범운영을 시작한 뒤 점검을 거쳐 13일 정식개장할 계획이다. 일부직원은 이미 현장에 복귀해 상품진열과 시설점검 등 막바지 준비에 들어갔다.

문제는 확보한 자금보다 써야할 돈이 훨씬 많다는 점이다. 홈플러스는 DIP 자금을 상품대금과 연체 임대료, 전기·수도요금 등 필수운영비를 우선 지급할 방침이다. 밀린 급여와 소상공인 미정산대금도 함께 지급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재개장 자체만으로도 적지 않은 자금이 필요하다. 홈플러스는 점포당 초도 상품물량을 약 6억원으로 산정했다. 이를 67개 점포에 적용하면 상품확보에만 약 400억원이 필요하다.

서울의 한 홈플러스 매장 입구가 임시 휴업에 돌입하면서 카트로 입구가 막혀 있다. [사진=아이뉴스24 DB]

재개장 이후에도 풀어야 할 숙제는 산적해 있다. 가장 시급한 과제는 체불임금과 퇴직금이다. 정부 집계 기준 홈플러스 6월 체불임금은 약 333억원이다. 일부급여를 지급한 점을 감안하면 남은 체불임금은 100억~200억원 수준으로 추산된다. 여기에 미지급 퇴직금도 600억원안팎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밀린 임대료도 부담이다. 일부 임대점포는 수개월째 임대료를 내지 못했다. 수도권 한 폐점점포는 미납임대료가 100억원을 넘겼다. 관리비까지 밀리면서 쇼핑몰 운영에도 차질을 빚고 있다.

협력업체 대금문제는 더 심각하다. 회생절차 이후에도 상품을 납품했지만 대금을 받지 못한 협력사들은 최근 공동대응을 위한 협의회를 발족했다. 이들이 주장하는 공익채권 규모는 지난 5월 말 기준 8000억원에 육박한다. 공익채권은 법적으로 우선변제 대상이지만 DIP 자금만으로는 이를 해소하기 사실상 불가능한 수준이다.

결국 홈플러스가 살아남을 수 있는 유일한 해법은 영업정상화다. 재개장 이후 고객을 다시 매장으로 불러들이고 납품업체 신뢰를 회복해 상품공급을 정상화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

시장전망은 녹록지 않다. 회생절차가 길어지는 동안 고객이탈이 이어졌고 상품경쟁력도 크게 악화했다. 영업기반도 예전과 비교하기 어려울 정도로 축소됐다.

실제 금융감독원이 국회에 제출한 '홈플러스 기업회생 및 관련 검사·감리·조사 등 현황' 자료에 따르면 홈플러스 하루 평균 수입액은 회생절차 신청 직후인 지난해 3월 238억원에서 올해 5월 53억원으로 78% 급감했다.

서울의 한 홈플러스 입구가 닫힌 채 의무 휴무일 변경 안내판이 놓여 있다. [사진=아이뉴스24 DB]

시간도 많지 않다. 회생계획안 가결기한은 내달 4일까지다. 정식 재개장 이후 한달도 채 안되는 기간 안에 영업정상화와 회생가능성을 동시에 입증해야 한다.

남은 변수는 인수합병(M&A)이다. 새 투자자가 등장하면 유동성 부담을 덜 수 있지만 아직까지 뚜렷한 원매자는 나타나지 않았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2000억원은 영업재개를 위한 최소한의 마중물일 뿐"이라며 "매출회복 속도가 기대에 미치지 못하면 자금은 빠르게 소진되고 회생가능성도 다시 불투명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진광찬 기자(chan2@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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