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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주시 도로공사장 방호울타리 현장마다 제 각각


충돌 저지 성능 없는 시설 대부분…선제적 안전 관리 요구

[아이뉴스24 이용민 기자] 최근 차량돌진 사고로 보행자나 도로공사 작업자가 다치거나 차량이 도로를 이탈하는 사례가 나오면서 공사구간에 충돌 저지 성능이 검증된 PC방호벽을 설치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충북 청주시내 곳곳에서도 도로 확장과 교차로 개선, 고가차도 건설 등 대형 공사가 동시에 진행되면서 공사 현장 안전관리의 중요성이 다시 부각되고 있다.

현재 청주에서는 오동교차로 변속차로 설치 공사와 단재로 8차선 확장공사, 남일면 고은~효촌 간 6차선 공사, 율량2지구 상리교차로 고가차도 건설공사 등 여러 공사가 진행되고 있다.

청주시 단재로 8차선 확장공사 현장. PC울타리와 PE울타리, 교통콘, 도류화드럼 등이 혼재돼 있다. [사진=제보자]

국토교통부는 지난 6월 ‘도로공사장 교통관리지침’을 개정, 그동안 철제가드레일, 플라스틱 울타리(PE울타리)와 함께 선택적으로 활용할 수 있었던 콘크리트방호울타리(PC울타리)를 별도로 분리, 도로공사장 특정 구간에서 반드시 사용하도록 규정했다.

그러나 현장에 설치된 안전시설은 공사장별로 제각각이다. 최근 공사를 시작한 오동교차로 공사는 강성 임시울타리인 PC방호벽을 설치했지만, 다른 공사장에는 PE울타리나 교통콘, 도류화드럼 등이 설치돼 있다.

도로 건설 시 새로운 안전·설계 기준은 진행 중인 공사에 소급해 적용하지 않기 때문이다.

이같은 사실을 제보한 시민 A씨는 “방호기능은 사실상 기대할 수 없다”며 “1년 전부터 민원을 제기했는데 달라지는 게 없다”고 혀를 찼다.

단재로 8차선 확장공사는 지난 2023년 1월, 남일면 고은~효촌 간 6차선 공사는 2021년 각각 착공했다. 율량2지구 상리교차로 고가차도 건설 공사는 2025년 3월부터 본격적인 공사를 시작했다.

단재로 8차선 확장공사 발주처인 한국토지주택공사(LH) 관계자는 “도로법과 도로공사장 교통관리 지침을 따르면서 설치했다”면서 “사실 PC방호벽을 사용 안 해도 되는 공사장인데 좀 더 안전하게 하려고 PC도 설치했다”고 설명했다.

소급 적용이 의무화되지 않았다고 해도 안전을 위해 법이 바뀌었다면 법 시행 전 발주한 공사이더라도 최대한 현장 안전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

원칙적으로 개정법은 시행 후 최초로 설계하거나 착공하는 공사부터 적용하지만, 도로 이용자의 안전을 위해 국가적 방침이나 발주청 판단에 따라 예외적으로 기준을 도중에 바꾸는 설계변경 절차를 거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오동교차로 변속차로 설치 공사 현장. SB1 등급 콘크리트 방호벽이 설치돼 있다. [사진=제보자]

오동교차로 변속차로 설치 공사는 개정법 적용 전인 지난 5월 28일 시작됐지만, 차량 이탈 방지 성능이 있는 PC방호벽이 적용돼 2차 사고 등에 대한 안전이 크게 강화됐다.

A씨는 “방호 기능이 없는 울타리는 2차 사고가 날 수 밖에 없다”며 “사람이 죽어야 바뀌나 하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음성군은 2024년 5월, 어린이 보호구역 교통사고를 예방하기 위한 방호울타리를 설치했다. 8톤 트럭이 중심을 잃고 시속 55㎞로 부딪쳐도 견딜 수 있는 SB1등급 울타리가 적용됐다.

앞서 2023년 5월 음성군 한 사거리에서는 70대 운전자가 몰던 승용차가 인도로 돌진해 길을 걷던 10대 여학생 2명이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사고 이후에야 음성군은 행정안전부로부터 특별교부세를 받아 학생들의 등하굣길 안전을 세울 수 있게 됐다.

최근 도로나 보행자 안전과 관련한 법·제도는 ‘예방 중심’으로 빠르게 바뀌고 있다. 기존처럼 단순 경계 표시 수준의 시설로는 더 이상 충분하지 않다는 사회적 판단이 반영된 결과다.

특히 차량이 인도로 돌진해 다수의 인명피해를 낳은 사례가 반복되면서, 보도와 공사장을 물리적으로 보호할 수 있는 구조적 안전망의 필요성이 커졌다.

방호울타리를 의무화하는 개정 도로법은 2025년 12월 2일, 이재명 대통령이 공포해 지난 6월 3일부터 시행됐다. 도로법 개정에 따른 국토교통부 지침 역시 같은 시기부터 적용됐다.

사회안전은 이 대통령이 꾸준히 지적해온 문제다. 최근 서울 서소문 고가차도 철거 현장 사고와 관련해서 이재명 대통령은 “우리 사회 일각에는 안전보다 돈, 또 안전보다는 효율을 중시하는 그런 못된 관행이 여전하다”고 지적했다.

또 “특히 돈을 벌기 위해서, 지출해야 할 비용을 아끼기 위해서 누군가의 목숨을 빼앗는 것은 미필적 고의에 의한 살인, 사회적 타살”이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그러나 대통령의 의지는 관계 부처와 산하 기관을 거쳐 현장에 내려오며 희석되고 있다.

PE방호벽은 개당 약 11만~30만원으로 저렴하고 가벼워 이동이 쉽다. 반면, PC방호벽(콘크리트)은 개당 약 30만~46만원 이상으로 가격이 높다. 무겁기 때문에 설치 때 트럭 운반비와 크레인 장비 비용이 추가로 든다.

모든 도로공사 현장에서 PC방호벽이 필수적이지는 않다. 공사의 가변성과 차량 흐름 등 고려해야 할 변수가 많기 때문이다.

국토교통부의 방호울타리 등급 및 적용(예시). [사진=국토교통부]

현재 국토부 지침은 △급커브 및 급경사 등 도로의 구조적 특성으로 인해 차량이 보도로 이탈할 위험이 큰 구간 △교통사고 발생 현황, 차량의 교통량 및 주행속도 등 교통여건을 고려할 때 보행자 사고 위험이 큰 구간 △어린이·노인·장애인 이용시설, 대중교통시설 등 보행자 통행이 빈번한 시설이 인접해 보행자 사고 위험이 큰 구간 △그 밖에 보행자 안전 확보를 위해 필요하다고 인정되는 구간에 PC방호벽 등을 설치하도록 하고 있다.

교통량과 주행속도 등은 정량적으로 위험도를 가늠할 수 있지만, 그 밖에 현장 특수성을 정성적으로 고려해야 하는 경우도 있다. 이럴 때는 전향적으로 과도하게 안전을 확보할 필요가 있다.

국토부는 ‘5차 차량방호울타리 기본계획’을 세우기 위해 현재 전국 도로에 설치된 보도용 펜스 중 차량 돌진 방지 성능이 없는 시설에 대한 전수조사를 하고 있다.

‘기준에 부합하면 그만’이라는 소극적 관리보다 위험이 예상되는 구간에는 보다 선제적이고 한 단계 높은 기준으로 적극적인 점검이 요구된다.

/청주=이용민 기자(min54659304@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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