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정승필 기자] 수도권 주택담보대출 한도를 6억원으로 제한한 '6·27대출규제' 시행 1년이 지났으나 서울 집값은 오히려 급등한 것으로 나타났다. 거래량은 반토막 이하로 꺾였지만 실수요와 현금부자 중심 거래가 이어지면서 가격상승세를 이끌었다. 대출여력이 줄어든 구매수요가 중저가단지로 몰리고 고가주택시장은 대출의존도가 낮아지는 등 시장양극화와 수요재편 현상이 깊어지고 있다.
![19일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서울시내 아파트. 2026.7.19 [사진=연합뉴스]](https://image.inews24.com/v1/7a222ed18fb550.jpg)
12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아파트 매매거래량은 4502건으로 6·27대책이 발표된 지난해 6월 1만1980건과 비교하면 62.4% 급감했다. 신고기한이 상당부분 지난 올해 6월 거래량 역시 5247건에 머물며 전년동기 대비 56.2% 줄었다.
거래절벽 속에서도 집값 오름세는 거셌다. 지난달 서울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은 15억9490만원으로 전년동기 14억572만원보다 13.5% 올랐다. 대책발표 당시인 작년 6월 13억8174만원과 비교하면 15.4% 상승해 1년사이 평균 2억원이상 뛰었다.
가격상승 흐름은 강남권을 넘어 외곽지역으로 급격히 확산했다. 지난달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월대비 1.05% 올랐다. 중랑구가 2.08%로 가장 높은 상승률을 보였고 △강북구(2.01%) △성북구(1.85%) △노원구(1.60%) △강서구(1.59%)가 뒤를 이었다. 대출규제 여파로 상대적으로 진입장벽이 낮은 중저가지역에 매수세가 집중된 영향이다.
6·27대책은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처음 내놓은 부동산 금융규제다. 수도권과 규제지역 주택구입용 주택담보대출 한도를 6억원으로 고정하고 생애최초 구매자 주택담보인정비율(LTV)을 80%에서 70%로 낮췄다.
대책직후 가계대출 증가폭은 잠시 둔화했다. 전 금융권 가계대출 증가액은 지난해 6월 6조5000억원에서 7월 2조2000억원으로 줄었다. 하지만 올들어 다시 늘어나며 지난 5월 9조3000억원, 6월 8조3000억원을 기록했다. 이전 주택거래와 이미 승인된 집단대출 등이 시차를 두고 반영된 결과라는 것이 금융당국 설명이다.
대출억제 정책은 매매 가격대별 거래구조도 바꿔놓았다. 서울시가 국토교통부 실거래가를 분석한 결과 지난 6월 서울 아파트 거래중 15억원이하 비중은 77.9%로 전월 72.9%보다 5.0%포인트(p) 상승했다. 노원·강서·성북·구로·도봉·은평구 등지에서는 15억원이하 거래비중이 90%를 넘어섰다.
반면 초고가시장은 대출규제 영향을 사실상 받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대법원 등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 6월 서울 아파트 거래가액 대비 채권최고액 비율은 45.67%로 전년동기 52.97%보다 7.29%p 하락했다. 특히 용산구 이촌동은 36.06%에서 15.70%, 강남구 압구정동은 34.17%에서 18.70%로 급락하며 사실상 현금거래 위주로 시장이 재편됐다.
자금력을 감춘 고소득층은 주식과 채권을 처분해 주택시장으로 유입됐다. 6·27대책 이후 지난해 7월부터 올해 1월까지 금융자산을 매각해 서울주택을 매수한 자금은 2조3966억원에 달했다. 올 1월부터 이달 7일까지 서울에서 25억원초과 아파트 거래는 3069건, 30억원초과 거래는 1912건을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공급부족 우려가 해소되지 않은 상황에서 금융규제만으로는 매수심리를 꺾기에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김인만 김인만부동산경제연구소장은 "25억원이상 초고가단지는 대출이 줄어도 현금여력이 있는 수요가 움직이는 시장"이라며 "대출문턱을 높이면 자금력이 부족한 수요자만 상대적으로 가격부담이 적은 지역으로 밀려나는 풍선효과가 이어질 수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정승필 기자(pilihp@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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