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박지은 기자] LG와 엔비디아의 인공지능(AI) 협력이 실제 로봇과 제조 현장으로 이어진다. LG는 내년 1분기 엔비디아의 AI 기술에 LG전자·LG이노텍·LG에너지솔루션의 핵심 기술을 결합한 차세대 휴머노이드 로봇을 공개한다. 올해 안에는 미국 공장 생산라인에 로봇을 직접 투입해 성능 검증에 나선다.
LG가 올해 초 가정용 로봇 '클로이드'를 공개한 데 이어 로봇 관절과 학습용 데이터 인프라까지 사업 영역을 넓혀온 가운데 엔비디아와의 협력이 더해지면서 로봇 사업에도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LG와 엔비디아는 13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산타클라라 엔비디아 본사에서 전략적 사업협력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구광모 LG 회장과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직접 참석했다. LG에서는 권봉석 ㈜LG 최고운영책임자(COO), 류재철 LG전자 CEO, 홍범식 LG유플러스 CEO, 현신균 LG CNS CEO, 정수헌 LG사이언스파크 대표, 이홍락 LG AI연구원 공동 연구원장 등이 자리했다.
이번 만남은 지난 6월 황 CEO가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에서 구 회장 등 LG 최고경영진과 만난 지 약 두 달 만이다. 당시 논의했던 협력 방안을 구체적인 사업으로 옮기는 단계에 들어간 것이다. 양사는 로봇과 AI 팩토리, 모빌리티를 3대 협력 분야로 정하고 공동 태스크포스(TF)도 운영하기로 했다.

엔비디아 '두뇌'에 LG '몸'…휴머노이드 만든다
가장 먼저 결과물이 나오는 분야는 로봇이다. LG는 내년 1분기 공개를 목표로 사람처럼 두 발로 걷는 차세대 휴머노이드 로봇을 개발하고 있다.
로봇의 '두뇌'에는 엔비디아 기술을 쓴다. 휴머노이드가 주변 상황을 이해하고 행동하도록 학습시키는 로봇 파운데이션 모델 '아이작 그루트(Isaac GR00T)'를 기반으로 개발한다. 로봇 내부에서 AI 연산을 처리하는 '젯슨 토르(Jetson Thor)'도 탑재한다.
로봇의 '몸'에는 LG 계열사의 기술을 모은다. LG전자가 움직임을 담당하는 액추에이터, LG이노텍이 주변 환경을 인식하는 센서, LG에너지솔루션이 배터리 기술을 맡는다. 엔비디아가 AI 두뇌를 제공하고 LG가 로봇의 핵심 하드웨어를 채우는 구조다.
LG전자는 이미 로봇 완제품과 핵심 부품을 함께 준비하고 있다. 지난 1월 CES 2026에서 가정용 로봇 'LG 클로이드'와 로봇의 관절 역할을 하는 액추에이터 브랜드 'LG 액추에이터 악시움(AXIUM)'을 공개했다. 액추에이터는 모터와 감속기, 드라이버 등을 하나로 묶어 로봇의 움직임을 만드는 핵심 부품이다.
가전 사업에서 쌓은 모터 기술이 기반이다. LG전자는 연간 4000만개 이상의 고성능 모터를 자체 생산해온 경험을 활용해 로봇용 액추에이터의 크기와 무게는 줄이고 힘과 효율을 높이고 있다.
로봇을 학습시킬 데이터 기반도 만든다. LG전자는 서울 양재 연구개발(R&D)캠퍼스에 연내 가동을 목표로 로봇 학습용 데이터팩토리를 구축하고 있다. 로봇이 다양한 동작을 반복하면서 데이터를 만들고 이를 다시 AI 학습에 활용하는 시설이다.
이런 준비는 올해부터 실제 제조 현장으로 이어진다. LG전자는 연내 바퀴로 움직이는 'LG 클로이드'를 미국 테네시 공장 세탁기 생산라인에 투입한다. 실제 공장에서 데이터를 쌓고 성능을 높인 뒤 글로벌 생산시설과 가정, 상업 공간으로 적용 범위를 넓힐 계획이다.

AI 팩토리·자율주행도 맞손…'원 LG'로 사업 확대
양사의 협력은 로봇을 넘어 AI 팩토리와 자동차로 확대된다.
LG는 2027년 상반기 엔비디아의 차세대 AI 플랫폼 '베라 루빈(Vera Rubin)'을 기반으로 냉각·전력·IT 기술을 적용하고 검증할 AI 팩토리를 구축한다.
2028년 상반기에는 충남 천안에 80메가와트(MW) 규모로 확대한다. LG전자의 냉각 기술과 LG에너지솔루션의 배터리, LG CNS·LG유플러스의 설계·운영 역량 등을 결합한다. 서버와 냉각·전력 설비 등을 미리 제작한 뒤 현장에서 조립하는 '프리패브' 방식도 적용해 건설 기간을 20% 이상 줄일 계획이다.
LG는 여기서 기술을 검증한 뒤 글로벌 빅테크를 상대로 AI 인프라 수주에 나선다는 구상이다. 로봇 파운데이션 모델을 학습하고 고도화하는 데도 AI 팩토리를 활용한다.
모빌리티 분야에서는 엔비디아의 자율주행 플랫폼 '드라이브 하이페리온(DRIVE Hyperion)'과 LG의 차량용 소프트웨어 기술을 결합한다. 차량용 인포테인먼트(IVI)를 중심으로 키워온 전장 사업을 자율주행까지 넓혀 글로벌 완성차 수주를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구 회장은 "양사의 협업이 속도를 내면서 AI 팩토리, 피지컬 AI, 모빌리티 분야에서 함께 할 과제가 명확해졌다"며 "산업을 선도하는 레퍼런스 구축을 통해 AI 확산을 가속화하겠다"고 말했다.
황 CEO는 "LG의 제품 엔지니어링 및 제조 분야 리더십과 엔비디아의 기술을 결합해 로봇, AI 팩토리, 자율주행차의 새로운 시대를 앞당기고 있다"고 말했다.
/박지은 기자(qqji0516@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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