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송대성 기자] 글로벌 러닝화 브랜드 호카(HOKA)의 국내 총판 교체를 둘러싼 갈등이 고용 문제로 번졌다. 호카 본사인 데커스가 이랜드를 새 총판으로 선정하자 기존 총판사 조이웍스 임직원들이 비상대책위원회를 꾸리고 집단 대응에 나섰다.
![글로벌 스포츠 브랜드 호카의 국내 총판을 담당하는 조이웍스 직원들이 데커스의 국내 총판사 변경에 반발,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하고 시위에 나섰다. [사진=조이웍스 비상대책위원회 ]](https://image.inews24.com/v1/63c3ee3516c498.jpg)
데커스 아시아태평양 법인은 이랜드를 호카의 새로운 국내 총판으로 선정했다고 20일 발표했다. 데커스는 "이랜드와의 파트너십을 통해 호카가 한국 시장에서 지속적으로 성장해 나갈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다만 이랜드가 호카 사업을 시작하는 시점과 구체적인 운영 계획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이랜드 관계자는 "세부 사항과 향후 사업 계획에 대해서는 현재 논의 중"이라며 "구체적인 내용이 확정되는 대로 공식적인 입장을 발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기존 총판사인 조이웍스 임직원들은 이에 반발해 비상대책위원회를 결성했다. 계약 해지의 적법성을 다투는 국제중재의 최종 판단이 나오기 전에 새 총판 선정이 발표되면서 임직원과 협력업체의 생계가 위협받고 있다는 주장이다.
조이웍스는 2018년부터 국내에서 호카를 전개해왔다. 비대위에 따르면 조이웍스는 8년간 호카를 연 매출 1000억원, 관련사 실적을 포함하면 1800억원 규모의 브랜드로 성장시켰다. 현재 조이웍스 임직원 140여 명은 매장과 물류 현장에서 정상 근무하며 영업을 이어가고 있다.
비대위는 "호카의 한국 시장은 브랜드 이름값이 아니라 8년간 현장을 지켜 온 임직원들이 만든 것"이라며 "그 결실이 걸린 분쟁의 결론이 나오기도 전에 우리의 일터를 대체하려는 목적의 발표가 강행되고 있다"고 반발했다.
국제중재 중 새 총판 발표…고용 갈등으로 번져
이번 갈등은 데커스가 올해 초 조이웍스에 한국 총판 계약 해지를 통보하면서 시작됐다. 조이웍스는 계약 해지가 부당하다며 미국중재협회(AAA) 산하 국제분쟁해결센터(ICDR)에 중재를 신청했다. 계약 해지의 적법성을 가리는 본안 중재의 최종 판정은 아직 나오지 않았다.
비대위는 "회사로부터 해지의 적법성을 다투는 중재의 최종 판단이 아직 내려지지 않았다고 전달받았다"며 "결론이 나지 않은 분쟁을 두고 시장이 모든 것이 끝난 것처럼 움직이는 일은 없어야 한다"고 밝혔다.
고용 문제에 대한 설명도 충분하지 않았다는 게 비대위 측 주장이다. 비대위는 "그간 140여 임직원의 고용이 어떻게 되는 것인지 지속적으로 본사와의 협의에서 문제 제기됐다고 회사로부터 전달받았으나, 글로벌 본사로부터 어떠한 구체적인 설명도 없는 상황으로 알고 있다"고 했다.
계약 해지의 배경에는 지난 1월 불거진 조이웍스 전 대표 관련 사건 보도가 있다. 비대위에 따르면 회사가 주요 방송사를 상대로 신청한 언론중재위원회 조정 절차는 종결됐으며 일부 표현에 대한 조정이 이뤄졌다. 사건의 경위와 성격을 놓고도 당사자 간 주장이 엇갈리는 가운데 관련 수사와 재판 절차가 진행 중이다.
비대위는 "해지의 전제가 된 사건의 실체부터 여러 절차에서 다퉈지고 있는 상황"이라며 "그 결론이 나기도 전에 임직원들의 일터부터 대체되는 것은 순서가 뒤바뀐 일"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사건은 전직 대표 개인의 일이고 그 시비는 법이 가릴 일"이라며 "다만 개인 사건의 결론이 나오기도 전에 아무 관련 없는 임직원들이 일자리로 그 대가를 치르는 것은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비대위는 분쟁이 진행 중인 상황에서 판권 확보에 나선 대기업도 비판했다. 비대위 관계자는 "일단 판권부터 차지해 힘없는 중소기업을 고사시킨 뒤, 법적 문제가 생기면 돈으로 배상하면 그만이라는 식의 계산이라면 이는 140여 임직원과 협력업체의 생계를 흥정의 대상으로 삼는 극도로 오만한 행태"라고 말했다.
비대위는 향후 사안의 경위와 구조적 문제를 국회 더불어민주당 을지로위원회에 제보하고 관련 기업을 규탄하는 집회와 대국민 서명운동에 순차적으로 나설 계획이다.
전형섭 비대위원장은 "우리는 매일 매장 문을 열고 박스를 나르고 러닝 유행 전부터 진정성을 가지고 커뮤니티를 운영해 왔던 평범한 사람들"이라며 "거창한 명분이 아니라 각자의 밥벌이와 커리어가 걸려 있어서 나섰다. 8년을 쏟아부은 일의 결론이 나기도 전에 이력서부터 다시 써야 하는 상황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말했다.
/송대성 기자(snowball@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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