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정승필 기자] 정부가 종합부동산세(종부세)를 주택 수 대신 주택가액 중심으로 매기기로 했지만, 세부 기준은 한 방향으로 정리되지 않았다. 가액 중심 과세라는 원칙과 세부 설계가 엇갈린다는 지적이 나온다.
![3일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서울시내 아파트 모습. 2026.8.3 [사진=연합뉴스]](https://image.inews24.com/v1/1bb5bfc42dee51.jpg)
정부가 최근 발표한 세제개편안에 따르면 1세대 1주택자의 종부세 대상 기준은 현행 12억원에서 14억원으로 오른다. 다만 실제 세금을 계산할 때 빼주는 금액은 실거주 여부에 따라 달라진다. 자기 집에 살면 14억원, 다른 곳에 살면서 집을 보유한 경우에는 9억원만 공제한다.
기준 상향의 영향은 서울에 상대적으로 크게 나타날 수 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공시가격 12억~14억원 공동주택은 전국 약 7만6000가구다. 이 중 약 5만7000가구가 서울에 있다. 강동·광진·마포·성동구 등 이른바 '한강벨트'에 해당 가격대 주택이 몰려있다. 다만 실제 과세 여부는 1세대 1주택 여부와 공제 조건 등에 따라 달라진다.
과세기준을 14억원으로 높이는 것이 적절한지를 두고도 의문이 나온다. 지난해 1세대 1주택 종부세 과세대상자는 약 15만3000명으로, 과거와 비교해 이례적으로 많은 수준은 아니라는 업계 분석이다. 현행 제도에서는 1세대 1주택자의 공시가격이 12억원을 넘으면 종부세 과세대상이 된다.
과세대상자가 급증하지 않았는데도 집값 상승을 이유로 기준을 높인 셈이다. 향후 집값이 오를 때마다 추가 상향 요구가 반복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배경이다.
이번 개편에서 또 눈에 띄는 것은 공정시장가액비율에도 주택 수에 따른 차등을 새로 둔 점이다. 이 비율은 종부세 과세표준을 계산할 때 공시가격에 적용하는 비율이다. 그동안 시장 상황에 따라 60~95% 사이에서 조정됐지만 주택 수별로 달리 적용하지는 않았다.
정부는 2028년부터 종부세율을 보유 주택 수가 아닌 주택가액 기준으로 일원화한다. 반면 공정시장가액비율은 1세대 1주택자와 지방 1·2주택자는 70%, 3주택 이상 또는 조정대상지역 주택 보유자는 80%로 나눈다. 세율에서는 주택 수 기준을 걷어내면서 과세표준 단계에서는 다시 주택 수를 따지는 구조가 되는 것이다.
정부는 주택가액 중심으로 세율을 통일하면서 과세표준을 7개 구간으로 나눴다. △3억원 이하 0.5% △3억~6억원 0.7% △6억~12억원 1.3% △12억~25억원 2% △25억~50억원 3% △50억~94억원 4% △94억원 초과 5%다.
문제는 가격대별로 세 부담을 어디서부터 얼마나 높일지에 대한 기준이다. 재정경제부가 제시한 계산 사례를 보면 세액공제를 받지 않는 50세·2년 거주 1주택자의 경우 시가 30억원 주택의 2028년 종부세는 190만1000원으로 현행보다 37만4000원 줄어든다. 반면 시가 50억원 주택은 1698만5000원으로 563만8000원 늘어난다.
주택가액 중심으로 과세한다는 원칙은 세웠지만, 가격대별 부담을 달리한 기준은 충분히 드러나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전문가들은 주택가액 중심 과세를 원칙으로 삼은 만큼, 가격대에 따라 달라지는 과세 기준도 함께 정비해 엇박자를 줄여야 한다고 본다.
이종석 나라살림연구소 자문위원은 "실거주 여부에 따른 차등 과세가 부동산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추가 분석이 필요하다"며 "실거주에 따른 세금 유인은 세액공제 중심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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