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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경제 충격 발생하면 빈부격차 더 벌어진다"


장마당 활동 확산에도 법·제도 확립 안 돼
준시장화로 중하위계층이 경제 충격 흡수

[아이뉴스24 홍지희 기자] 북한에서 경제 충격이 발생하면 저소득층은 더 가난해지는 반면 상위계층은 오히려 이익을 얻으면서 소득 양극화가 심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시장은 커졌지만 공정경쟁과 재분배 등 이를 뒷받침할 제도가 없는 북한 특유의 '준시장 경제체제'가 경제 충격의 피해를 취약계층에 집중시키는 것으로 분석됐다.

조용신 한국은행 경제연구원 경제안보연구실 부연구위원은 23일 발표한 'BOK경제연구: 준시장화 하에서의 경제적 충격과 소득 양극화' 보고서에서 "북한의 경제체제는 공식·비공식으로 나뉘어 있다"며 "최근 비공식 시장 부문이 전체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공식 부문과 비견되는 수준인 것으로 추정한다"고 밝혔다.

북한에서는 1990년대 중후반 심각한 경제난으로 사회주의 배급 시스템이 무력화된 후 농촌을 중심으로 생산자와 소비자가 직거래하는 '장마당 경제‘가 확산했다. 2000년대 들어서는 대규모 종합시장을 형성했고 거래 품목은 농산품에서 일반 소비재로 확장됐다.

북한 당국은 시장을 공식적인 경제체제로 인정하지 않고 있다. 그러나 일반 주민의 총소득 중 약 70%가 시장 활동에서 발생하는 것으로 추정될 만큼 시장은 주민 경제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조 연구위원은 "북한 내 시장 활동이 확산됐지만 공정 경쟁 관련 제도, 조세·재분배 제도, 사유재산권 등 시장기제를 뒷받침하는 법적·제도적 보호장치는 확립되지 못하고 있다"며 "북한의 시장은 경제적 기회가 정치적 연줄이나 자본 접근성에 따라 불균등하게 배분되는 준시장화의 특징을 보인다"고 분석했다.

연구에 따르면 외생적 경제 충격이 있었던 2015~2019년의 비공식 소득 양극화가 충격 이전인 2011~2014년 대비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심화했다. 하위 소득층의 비중이 크게 증가한 탓이다. 경제 충격 이후 회복기에도 소득 양극화는 상당기간 유지됐다.

조 연구위원은 "준시장화 상황에서 외생적 경제 충격은 경제적 기반이 비교적 견고한 상위계층에는 지대추구·무위험 차익거래를 통해 경제적 이익을 늘리는 기회로 작용한다"며 "상대적으로 경제적 기반이 취약한 중하위계층은 충격을 그대로 흡수하는 비대칭적 결과를 초래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했다.

/홍지희 기자(hjhkky@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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