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윤희성 기자] SK이노베이션이 5년 전 물적분할해 떼어낸 SK아이이티테크놀로지(SKIET)를 다시 품는다. SK이노베이션 주주들은 적자가 누적된 자회사를 떠안으면서도 소규모 합병으로 진행되는 만큼 반대 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할 수 없다. 합병 발표 직후 SK이노베이션 주가가 11%대 급락한 배경에도 이 같은 주주가치 훼손 우려가 자리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2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이날 오후 1시 46분 기준 SK이노베이션은 전일과 동일한 11만12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전날 11%까지 급락했다가 소폭 반등하는 모습이다. 반면 전날 상한가를 기록한 SKIET는 이날 9%가량 빠지고 있다.
![SK이노베이션 [사진=연합뉴스]](https://image.inews24.com/v1/554817df2cf66a.jpg)
SKIET는 2021년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 소재 사업이 물적분할되면서 분리된 회사다. 5년 만에 다시 모회사 품으로 돌아가게 되는 셈이다. SK이노베이션과 SKIET는 1대 0.1174540의 비율로 합병을 진행한다. SK이노베이션은 합병 과정에서 신주 448만1300주를 발행할 예정이다.
SK이노베이션은 수년째 적자가 이어지고 있는 SKIET의 재무구조를 개선하고 사업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합병한다고 밝혔다. SKIET는 지난 2024년 2909억원, 2025년 2463억원, 올해 상반기 1360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 중이다.
SK이노베이션은 SKIET를 100% 흡수하게 되면서 자회사 적자에 따른 재무 부담을 직접 떠안게 된다. 여기에 신주 발행으로 기존 SK이노베이션 주주의 지분가치가 희석될 수 있다는 점도 부담이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SK이노베이션 주주들이 행사할 수 있는 견제 수단이 제한적이라는 점이다. 이번 절차가 상법 제527조의3에 따른 소규모합병으로 진행되기 때문이다. 소규모합병은 일정 요건을 충족하면 주주총회 결의를 이사회 승인으로 갈음할 수 있다. 존속법인 반대주주의 주식매수청구권도 인정되지 않는다.
전유진 iM증권 연구원은 "합병에 반대하는 SKIET 주주들은 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하고, 그 외 주주들은 합병비율에 따라 1주당 SK이노베이션 주식 0.117454주를 교부받는 구조"라며 "SK이노베이션은 소규모합병에 해당해 별도의 매수청구권이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5년째 이어진 밑 빠진 독에 물 붓기 같은 행보가 마무리되는 게 아니라 오히려 SKIET로 확대된다는 점에서 SK이노베이션 주주 입장에서는 실망감과 허탈함이 클 수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다만 합병을 막을 수 있는 견제 수단은 남아 있다. 상법 제527조의3 제4항에 따르면 발행주식총수의 20% 이상에 해당하는 주주가 공고일로부터 2주일 내 서면으로 합병에 반대한다는 의사를 통지할 경우 무산될 수 있다.
그러나 현실적으로는 쉽지 않다. 올해 6월 말 기준 SK이노베이션 발행주식총수의 20%는 3381만558주다. 최대주주인 SK와 특수관계인 지분 52.09%를 제외한 일반주주 지분은 약 8099만6109주다. 결국 일반주주가 보유한 주식의 약 42%를 불과 2주 안에 결집해야 한다.
SK이노베이션은 합병 과정에서 주주 보호와 공정성 강화를 위해 독립이사 전원으로 특별위원회를 구성하고 별도의 법률·재무자문사를 선임해 합병의 적정성을 검토했다고 밝혔다. 재무자문사를 통해 기준시가에 따른 합병비율의 적정성, 법률자문사를 통해 거래 목적과 조건·절차의 공정성 등을 검증받았다고도 했다.
하지만 시장에선 이번 합병뿐 아니라 5년 전 SKIET 물적분할 과정에서도 SK이노베이션 기존 주주의 이해관계가 충분히 반영되지 못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윤재성 하나증권 연구원은 "SKIET 물적분할 당시에도 SK이노베이션 기존 주주들은 분할 법인에 대한 주식을 받을 권리를 부여받지 못했고, SKIET 상장에 따른 기업가치 상승 역시 중복상장 할인에 따라 주가에 충분히 반영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자회사 지원이 우선이 될 경우 기존 주주에 대한 주주 환원 확대 기대는 약화될 수 밖에 없다"며 "자금 지원 한도를 명확히 설정하고 업황 호조에 따른 이익 증가분을 자사주 매입·소각이나 배당 확대로 기존 주주에게 환원하는 구체적 가이드라인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윤희성 기자(heehs@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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