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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금리 또 인상…'이주비 공포' 빠진 정비사업


기준금리 3.0%…두 달 연속 인상에 조달부담 가중
재건축 이주비 금리 4%대…추가 이주비 6% 육박
서울 정비사업 32곳 직격탄…이주지연에 착공 차질

[아이뉴스24 나광국 기자]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두달연속 올리면서 재건축·재개발 정비사업 자금조달 부담도 커질 전망이다. 대출규제로 이주비 마련에 어려움을 겪는 사업장이 속출하는 가운데 금리상승까지 겹치면서 조합원 금융비용이 불어날 가능성이 커졌다. 자금조달이 제때 이뤄지지 않으면 이주와 철거, 착공이 줄줄이 늦어져 정부가 추진하는 도심 주택공급에도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서울 용산구 한 재개발 예정지와 강남 아파트 [사진=연합뉴스]
서울 용산구 한 재개발 예정지와 강남 아파트 [사진=연합뉴스]

27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금융통화위원회는 이날 기준금리를 연 2.75%에서 3.00%로 0.25%포인트(p) 인상했다. 지난달 16일 2.50%에서 2.75%로 올린데 이어 두달연속 단행한 조치다.

금리상승은 대규모 자금을 장기간 끌어다 써야 하는 정비사업에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한다. 특히 관리처분인가 이후 조합원 이주단계에서 실행되는 이주비 대출은 사업장과 금융회사에 따라 변동금리가 적용되는 경우가 많아 시장금리가 오르면 조합원 이자부담도 커질 수밖에 없는 구조다.

정비사업 현장에서는 이미 이주비 조달 부담이 커지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최근 서울 주요 재건축사업장 기본 이주비 금리는 연 4% 안팎까지 올랐다. 여의도 한 재건축사업장은 은행권이 제시한 조건 가운데 연 3.9%를 선택했고 다른 금융사들은 연 4%대 금리를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강남권 한 재건축사업장도 기본 이주비 금리를 연 4%대로 확정했다.

기본 이주비만으로 새 거처를 마련하기 어려운 조합원은 부담이 더 크다. 추가 이주비는 통상 시공사가 금융회사에 신용을 보강하고 조합이 자금을 빌려 조합원에게 대여하는 방식이 일반적이다.

기본 이주비 대출보다 금리가 높아 최근 일부 사업장에서는 연 6%안팎 조건이 형성되고 있다. 정부가 추가 이주비에 공적보증 도입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도 이 같은 자금조달 문제를 완화하기 위해서다.

이주비 문제는 정비사업 속도를 늦추는 요인으로 지목돼 왔다. 서울시가 올해 이주를 앞둔 정비사업장 35곳을 점검한 결과 32곳이 은행권 대출만으로 필요한 이주비를 마련하기 어려운 것으로 파악됐다.

추가 자금 확보도 쉽지 않다. 32곳은 시공사 보증 등을 통한 추가 이주비 조달을 검토했지만 이 가운데 14곳은 보증여부를 확정하지 못한 상태다. 건설사도 보증채무 증가와 신용도 관리 부담을 안고 있어 사업장에 따라 자금조달 여건이 크게 엇갈리고 있다.

이주비 마련이 늦어지면 사업일정 전체가 밀릴 수 있다. 조합원 이주를 마쳐야 철거와 착공 등 후속절차에 들어갈 수 있어서다. 자금확보가 늦어지거나 금융조건을 둘러싼 조합 내부갈등까지 불거지면 사업기간이 길어지고 그만큼 금융부담도 불어날 수 있다.

늘어난 금융비용은 조합원 분담금을 끌어올리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정비사업은 이주비뿐 아니라 각종 사업비를 장기간 외부에서 조달하는 구조다. 공사비가 이미 큰폭으로 오른 상황에서 차입비용까지 늘어나면 사업성이 낮거나 자금여력이 부족한 사업장일수록 충격이 클 수밖에 없다.

서울 용산구 한 재개발 예정지와 강남 아파트 [사진=연합뉴스]
서울 서초구 한 아파트 재건축 현장 모습 [사진=연합뉴스]

앞으로 이주를 준비해야 하는 물량도 상당하다. 서울시가 추산한 올해부터 2031년까지 서울 재개발·재건축 이주예정물량은 19만4906가구다. 권역별로는 서남권이 6만5790가구로 가장 많고 동남권 5만2105가구, 동북권 4만3837가구 등이 뒤를 잇는다.

다만 이번 기준금리 인상폭이 이주비 대출금리에 곧바로 반영되는 것은 아니다. 실제 적용 금리는 코픽스 등 준거금리에 사업성과 담보가치, 시공사 신용도 등을 고려한 가산금리를 더해 결정된다. 사업장마다 적용금리가 다른 만큼 향후 시장금리와 은행권 조달비용 추이가 관건이다.

정부가 서울 도심 주택공급을 늘리기 위해 재건축·재개발 활성화에 속도를 내는 상황에서 금리인상은 새로운 부담으로 떠올랐다. 인허가 기간을 단축하더라도 이주단계에서 자금조달이 막히면 철거와 착공이 지연돼 실제 주택공급 시점도 뒤로 밀릴 수 있어서다. 대출금리 향방과 추가 이주비 지원책 실효성이 정비사업 속도를 좌우할 핵심변수로 꼽힌다.

서진형 광운대 부동산법무학과 교수는 "금리가 오르면 정비사업장 사업비와 이주비 조달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며 "대출 의존도가 높은 재건축·재개발사업지는 금융비용 증가에 더 민감하게 영향을 받는다"고 말했다.

/나광국 기자(nkk1183@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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