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이한얼 기자]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두달연속 올리면서 건설업계 프로젝트파이낸싱(PF) 자금조달 부담도 다시 커질 전망이다. 고금리와 공사비 상승, 미분양 적체로 사업성이 악화한 상황에서 금융비용까지 늘어나 취약 사업장을 중심으로 PF 차환에 경고등이 켜졌다. 특히 자체 신용도와 자금여력이 부족한 중소·중견건설사는 일부 사업장 차환 실패가 회사 전체 유동성 위기로 번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27일 기준금리를 연 2.75%에서 3.00%로 0.25%포인트(p) 인상했다. 지난달 연 2.50%에서 2.75%로 올린데 이어 두달연속 단행한 조치다.
건설업계가 우려하는 부분은 만기가 돌아오는 PF 차환이다. 부동산 개발사업은 토지매입과 인허가단계에서 브릿지론을 활용한 뒤 착공단계에서 본PF로 전환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금리상승으로 금융비용이 치솟고 대출심사까지 깐깐해지면 사업성이 떨어지는 현장은 본PF 전환 자체가 막힐 수 있다. 이 경우 만기 연장에도 실패하면서 기한이익상실(EOD) 위험에 노출된다.
PF자산유동화기업어음(PF-ABCP) 등 단기 유동화증권도 변수다. 만기가 짧아 지속적인 차환이 필요한 만큼 투자심리가 위축되면 신규증권을 발행해 기존 채무를 상환하는 구조가 흔들릴 수 있다. 차환에 실패하면 결국 보증을 선 건설사가 채무부담을 떠안아야 해 유동성이 빠르게 악화할 수 있다.
건설사 수익성이 회복되지 않은 상황에서 금융비용이 추가로 늘어나는 점도 악재다. 시멘트·레미콘·철근 등 주요 자재 가격과 인건비가 오르며 공사비는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공사를 진행해도 수익성이 떨어지고 일부 사업장은 늘어난 원가가 분양수익을 침범하는 실정이다.
지방을 중심으로 준공후 미분양이 쌓이는 점도 현금흐름을 압박한다. 분양대금 회수가 늦어지면 공사비 지급과 PF 원리금 상환에 필요한 현금유입도 지연된다. 여기에 금리상승으로 이자비용까지 늘어나면 미분양이 많은 사업장을 보유한 건설사일수록 유동성 위기가 심화할 수 있다.
국내 부동산PF가 건설사 신용보강에 상당부분 의존하는 구조도 위험요소다. 시행사 자기자본이 충분하지 않은 사업에서는 사업비 대부분을 외부차입으로 조달한다. 금융회사는 위험을 줄이고자 시공사에 책임준공이나 채무보증 등 신용보강을 요구한다. 사업지연이나 분양부진으로 시행사 상환능력이 떨어지면 건설사가 보증한 채무가 현실화할 가능성이 커진다.
특히 중소·중견건설사가 금리상승에 더 취약하다. 대형건설사는 회사채 발행이나 보유현금, 계열사 지원 등 자금조달 수단이 다양한 반면 신용도가 낮고 지방 사업장 비중이 높은 중소·중견사는 상대적으로 고금리 자금에 의존해야 한다. 일부 사업장 PF 차환이 막히는 것만으로도 신용등급 하락과 추가 자금조달 어려움이 이어지는 악순환에 빠질 수 있다는 얘기다.

과거에도 고금리와 분양시장 침체가 맞물려 중견·중소 건설사 유동성 위기가 현실화한 바 있다. 2023년 시공능력평가 113위였던 신일은 자금난을 견디지 못하고 법원에 회생절차를 신청했고 70년 업력을 지닌 대창기업도 지방 주택사업장 PF 우발채무 및 원가상승 여파로 회생절차를 밟았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PF 등 사업자 입장에서 조달금리가 오르는 것은 분명한 악재"라며 "사업 환경이 개선되는 것이 아닌 만큼 PF 시장을 활성화하는 데도 부정적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다만 기준금리가 올랐다고 정상적으로 진행 중인 사업까지 당장 모두 부실화하는 것은 아니다"며 "이미 사업성이 나쁘거나 재무구조가 취약한 사업장과 기업일수록 금리 상승에 따른 부담이 크게 나타날 것"이라고 덧붙였다.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