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윤희성 기자] 국내에서도 주식을 사고판 뒤 실제 돈과 주식을 주고받는 데 걸리는 시간이 하루 줄어들 전망이다. 현재 거래일로부터 2영업일 뒤 결제하는 'T+2'를 'T+1'으로 단축하는 논의가 본격화했다. 미국 등 주요 시장의 전환으로 필요성에는 공감대가 형성됐지만 외국인 투자자의 환전과 증권사·유관기관 시스템 개편 등이 실제 도입 시기를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2일 금융투자협회는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협회 불스홀에서 '증권시장 결제주기 단축(T+1일) 심층 토론회'를 열고 결제주기 단축의 필요성과 추진 방향을 논의했다.
![2일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협회 불스홀에서 '증권시장 결제주기 단축(T+1일) 심층 토론회’가 진행됐다. [사진=윤희성 기자]](https://image.inews24.com/v1/0d4f1043bff554.jpg)
박용진 대통령 직속 규제합리화 부위원장은 축사를 통해 "결제주기 단축은 단순히 결제 시스템 하나를 바꾸는 문제가 아니다"며 "대한민국 자본시장의 경쟁력과 신뢰를 한 단계 높이는 과정"이라고 했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현행 결제 방식에 대한 개인투자자의 질문도 나왔다. 이동민 청년투자자는 "주식을 팔면 매도대금으로 잡혀 다른 주식을 바로 살 수 있는데 출금은 할 수 없다"며 "매도대금으로 다른 주식은 살 수 있는데 실제 결제까지 이틀이 걸리는 이유가 궁금하다"고 질문했다.
박상현 NH투자증권 팀장은 투자자의 매매 주문이 체결된 이후 증권사와 예탁결제원 등 기관 간 청산·결제 절차를 거쳐 실제 자금과 주식이 오간다고 설명했다. 그는 "주문하고 나면 청산과 차감이 이뤄져 최종적으로 주고받아야 할 금액을 확정하는 과정을 거친다"며 "매수대금과 매도대금을 서로 상계한 뒤 차액만 주고받는다고 이해하면 된다"고 말했다.
국내 증시가 T+2 체계를 유지해온 데는 기존 시장 인프라와 거래 관행이 영향을 미쳤다. 결제주기를 하루 앞당기려면 한국거래소와 예탁결제원, 증권사 등 시장 참여자들의 시스템을 함께 개편해야 한다. 외국인 투자자의 환전과 결제 계좌 배분 등 관련 절차도 손봐야 한다.
최훈 한국거래소 청산결제본부장은 "결제주기 단축을 단순한 시스템 개편으로 볼 수 있지만 거래소뿐 아니라 모든 기관이 함께 바뀌어야 한다"며 "외국인 투자자 입장에서는 환전 절차와 관련 시스템까지 변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미국이 T+1 전환을 서두른 배경에는 코로나19 당시 급격한 시장 변동성으로 결제 위험이 커진 점이 있었다. 반면 국내 증시는 코로나19와 최근의 급등락 장세에서도 결제가 안정적으로 이뤄져 전환의 시급성은 상대적으로 크지 않았다는 게 거래소의 설명이다.
최 본부장은 "미국의 결제주기 단축 이후 글로벌 시장에 새로운 질서가 형성됐다"며 "국내에서도 도입 필요성을 충분히 인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외국인 투자자들도 결제주기를 앞당기는 방향에는 대체로 긍정적인 것으로 전해졌다. 백대만 금투협 팀장은 "외국계 투자자들도 자본 효율성 측면에서 결제주기가 당겨지는 데 매우 찬성하는 입장"이라며 "미국 사례에서도 투자자금의 효율성이 높아지는 결과가 나타났다"고 말했다.
다만 국내 증시는 주요 글로벌 시장보다 거래 시작 시간이 빠른 데다 해외 투자자들은 시차 안에 환전과 결제 계좌 배분 등을 마쳐야 해 T+1 전환 시 업무 부담이 커질 수 있다. 백 팀장은 "해외 기관과 투자자들은 안정적인 추진 방식과 로드맵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국내 T+1 전환의 핵심은 결제주기를 하루 줄이면서도 시장 안정성을 유지하는 데 있다. 업계에서는 글로벌 시장과 보조를 맞추고 투자자금의 효율성을 높일 수 있지만 거래소부터 증권사·외국인 투자자까지 시장 전반의 시스템과 업무 절차를 바꿔야 하는 만큼 충분한 준비 기간과 단계적인 전환이 필요하다는 진단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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