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시간 뉴스



한차례 미뤘던 수남리 매립장 반대안 결국 통과…찬반 갈등 재점화


천안시의회, ‘지정폐기물 종류’ 등 논란 문구 고쳐 수정안 의결
유치위 “주민 90% 찬성 외면”…사업 철회 요구에 강력 반발

[아이뉴스24 정종윤 기자] 한 차례 처리가 미뤄졌던 천안시 동면 수남리 지정폐기물 매립장 반대 결의안이 결국 천안시의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다만 당초 결의안에 포함됐던 폐기물 종류 등 일부 내용을 놓고 유치 주민들이 “사실과 다르다”고 반발하면서 해당 문구는 수정됐다. 의회가 사업 철회 입장을 재확인한 반면 유치 측은 “주민 90%가 찬성하는 사업을 의회가 막고 있다”며 반발해 갈등은 오히려 커지는 모습이다.

천안시의회는 4일 열린 제291회 임시회 본회의에서 류제국(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대표발의한 ‘천안시 동면 수남리 지정폐기물 매립장 설치 반대 결의안에 대한 수정안’을 의결했다.

천안시의회 의원들이 천안 동면 수남리 지정폐기물 매립장 설치를 반대하고 있다 [사진=천안시의회]

결의안은 수남리 매립장 사업의 전면 철회와 환경영향평가 등 관련 행정절차 중단을 촉구하는 내용을 담았다. 금강유역환경청을 비롯한 관계기관에도 사업을 허가하지 말 것을 요구했다.

이번 의결은 당초 예정됐던 처리 시점보다 나흘 늦어진 것이다.

시의회는 지난달 31일 제291회 임시회 첫 본회의에서 결의안을 처리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수남리매립장유치위원회가 결의안 일부 내용의 사실관계를 문제 삼자 의결을 미뤘다.

당시 유치위와 매립장 반대 측 주민들이 본회의장을 찾으면서 충돌 가능성에 대비해 경찰 30여명이 배치되기도 했다. 류 의원은 유치위가 문제 삼은 내용을 일부 수정해 4일 본회의에서 처리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쟁점 가운데 하나는 매립 대상 폐기물에 대한 표현이었다. 유치위는 기존 결의안에 담긴 ‘폐산·폐유·폐알칼리·폐석면·의료폐기물 등을 장기간 반입·매립한다’는 취지의 내용을 문제 삼았다.

유치위 측은 사업자와 주민이 체결한 협약에 폐산·폐유·폐농약·폐건전지·의료폐기물·방사성폐기물 등을 반입할 경우 운영을 중단하도록 명시돼 있다며 해당 표현이 사실과 다르다고 주장해왔다.

황새 서식지와 관련한 내용도 논란이 됐다. 유치위는 황새가 발견된 곳은 매립장 예정 부지가 아니라 인근 에코밸리산업단지 송전철탑이었다며 결의안 내용이 실제 상황을 과장했다고 주장했다.

이 같은 문제 제기 이후 일부 문구가 수정됐지만 천안시의회의 매립장 반대 기조 자체는 달라지지 않았다.

천안에코파크㈜가 추진하는 매립장은 동면 수남리 일원 약 38만6000㎡ 부지에 들어설 예정이다. 폐기물 매립면적은 약 20만5000㎡, 매립용량은 약 669만㎥ 규모다. 매립 대상에는 지정폐기물과 사업장에서 발생하는 일반 산업폐기물이 포함돼 있다.

시의회는 대규모 폐기물 매립시설이 들어설 경우 침출수와 중금속 등으로 토양과 지하수 오염 가능성이 있고 주변 농업과 생태환경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입장이다.

류 의원은 “수남리는 주민의 삶의 터전이자 천안의 농업과 생태환경을 지켜야 할 지역”이라며 사업 불허를 촉구했다.

류 의원은 앞서 천안지역 5산단과 향후 6산단에 조성되는 매립시설을 활용하면 지역 내 폐기물을 처리할 수 있다며 별도의 민간 매립시설은 필요하지 않다는 취지의 입장도 밝힌 바 있다.

수남리 매립장 유치추진위원회가 시의회 앞과 본회의장 로비에서 피켓 시위를 벌이고 있다 [사진=유치위]

반면 수남리 매립장 유치추진위원회는 이날 시의회 앞과 본회의장 로비에서 피켓시위를 벌이며 결의안 의결에 반발했다.

유치위가 가장 강하게 제기하는 것은 ‘주민 자기결정권’ 문제다. 유치위는 수남리 주민의 90%가 매립장 유치에 찬성하고 있다고 주장하며 “정작 시설이 들어서는 지역 주민들의 의견보다 외부의 반대 목소리가 더 크게 반영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유치위는 앞서 엄소영 천안시의회 의장과의 면담에서도 “폐기물 매립장 설치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지역 주민의 의견”이라며 90% 이상 찬성하는 주민들의 뜻이 결의안에 반영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유치위는 수남리 매립장이 천안지역 산업체에서 발생하는 폐기물을 안정적으로 처리하는 데 필요한 시설이라는 입장도 내놓고 있다.

현재 운영 중인 5산단 폐기물매립장은 조만간 포화가 예상되고 6산단에 계획된 매립시설도 규모와 입지 여건을 고려하면 천안에서 발생하는 산업폐기물을 모두 처리하기 어렵다는 게 유치위 측 주장이다.

후기리와 목천, 백석동 등 다른 폐기물 관련 시설과의 형평성 문제도 제기했다. 특정 지역의 민간 폐기물 시설에만 강한 반대 기준을 적용하는 것이 적절한지 따져야 한다는 것이다.

매립장 반대 비상대책위원회가 시의회 앞에서 피켓시위를 벌이고 있다 [사진=비대위]

유치위는 또 2023년에도 시의회가 매립장과 관련한 반대 결의에 나섰다며 이후 지역 찬성 주민들과 얼마나 충분한 대화를 했는지도 문제 삼고 있다. 반복되는 반대 결의 과정에 특정 정치적 이해관계가 개입된 것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했지만 이를 뒷받침할 구체적인 근거는 제시하지 않았다.

결국 수남리 매립장을 둘러싼 논쟁은 환경·안전성 문제를 넘어 주민 자기결정권과 산업폐기물 처리 필요성, 다른 폐기물시설과의 형평성 문제로 확대되고 있다.

특히 이번에는 유치위의 반발로 한 차례 의결이 연기되고 일부 내용까지 수정됐음에도 시의회가 결국 사업 자체에 대한 반대 입장을 유지하면서 양측의 간극이 더 뚜렷해졌다.

앞으로의 핵심 변수는 시의회 결의 자체보다 환경영향평가 등 실제 인허가 절차다. 시의회의 결의는 정치적·정책적 의사를 표시하는 성격인 만큼 사업 추진 여부는 환경영향평가와 관계기관의 인허가 판단 등을 거쳐 결정될 전망이다.

수남리 주민 다수가 유치를 원한다는 유치위 측 주장과 환경·안전 우려를 이유로 사업 철회를 요구하는 의회의 입장이 정면으로 맞서면서 행정절차가 진행될수록 찬반 갈등도 더욱 거세질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천안=정종윤 기자(jy0070@inews24.com)




주요뉴스



alert

댓글 쓰기 제목 한차례 미뤘던 수남리 매립장 반대안 결국 통과…찬반 갈등 재점화

댓글-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로딩중

뉴스톡톡 인기 댓글을 확인해보세요.



포토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