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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용량 가성비 옛말…'적정량 소액'에 지갑 열렸다


남양 컵커피 용량 20%·400원 인하…3주만에 12만개
CU 유부초밥 4→2개 반값 출시…소용량 간편식 확충
1인 가구 확산·잔반 부담에…고물가 속 실속소비 대세

[아이뉴스24 설래온 기자] 고물가 장기화와 1인가구 증가가 유통·외식업계 지형을 바꾸고 있다. 필요한 만큼만 구매해 지출을 줄이려는 소비자가 늘면서 제품용량과 가격을 동시에 낮춘 '소용량' 전략이 시장에서 주목받고 있다.

가격은 그대로 둔 채 내용물만 줄이는 '슈링크플레이션'과 달리 구매 접근성을 높여 소비자 부담을 실질적으로 덜어낸 점이 특징이다. 식품 유통가를 넘어 외식업계까지 메뉴 가짓수를 줄이고 가격을 낮추는 등 '적정량·적정가격' 마케팅이 확산하는 추세다.

남양유업 신제품 '프렌치카페 악마의유혹' 200㎖ 2종. [사진=남양유업]
남양유업 신제품 '프렌치카페 악마의유혹' 200㎖ 2종. [사진=남양유업]

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남양유업은 최근 컵커피 용량을 기존 250㎖에서 200㎖로 줄이고 가격 역시 1300원에서 900원으로 인하했다. 구매시 소비자가 부담하는 초기 지출액을 30%가량 낮춘 셈이다.

이 제품은 출시 3주만에 단일 도매경로 주물량 12만개를 기록하며 시장안착에 성공했다. 한번에 마시기에는 기존용량이 부담스럽거나 저렴한 가격을 선호하는 소비수요가 적중했다.

간편식 분야도 소용량 개편이 한창이다. 편의점 CU는 기존 4개입 4000원이던 유부초밥을 2개입 1900원으로 줄인 제품을 비롯해 소용량 간편식 13종을 출시했다. CJ제일제당 역시 햇반과 스팸 등 주력제품 중량을 약 20% 줄이고 가격을 낮춘 제품군을 확대하고 있다.

남양유업 신제품 '프렌치카페 악마의유혹' 200㎖ 2종. [사진=남양유업]
자연별곡 매장 전경. [사진=아이뉴스24포토DB]

외식업계는 메뉴 효율화로 가격문턱을 낮췄다. 이랜드이츠가 운영하는 한식뷔페 자연별곡은 제공 메뉴를 100종에서 60종으로 압축하고 평일 점심가격을 1만9900원에서 1만5900원으로 낮췄다. 평일 저녁도 2만5900원에서 1만5900원으로 내렸다. 개편이후 평촌점 고객은 50% 증가했다.

같은 '감량'이라도 가격이 그대로라면 얘기는 달라진다. 치킨업계에서는 가격을 유지한 채 일부 메뉴 중량을 줄이는 이른바 '슈링크플레이션' 논란이 불거졌다. 정부는 지난해 12월 이 같은 '용량꼼수'를 막고 소비자 알권리를 강화하기 위해 치킨 중량표시제를 도입하기도 했다.

반면 소용량 전략은 양을 덜어내는 만큼 가격도 함께 낮춘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같은 돈을 내고 덜 받는 것'과 '덜 내고 덜 받는 것' 차이가 분명한 셈이다.

남양유업 신제품 '프렌치카페 악마의유혹' 200㎖ 2종. [사진=남양유업]
사진은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서 장을 보는 시민. [사진= 연합뉴스]

변화의 근본원인은 고물가에 따른 소비 패러다임 전환이다. 과거에는 100g당 단가가 저렴한 대용량 제품이 가성비 기준으로 통했지만 최근에는 당장 지갑에서 나가는 절대 금액을 줄이는 실속형 소비가 주류로 떠올랐다.

여기에 인구구조 변화와 건강관리 열풍도 힘을 보태고 있다. 1인가구는 대용량 제품을 구매할 경우 남은 음식물이 폐기물로 유발되는 부담이 크다. 식사량 조절과 건강관리를 중시하는 트렌드 역시 일회성 소포장 제품선호를 부추기는 요인이다.

한 식품업계 관계자는 "소포장 제품은 포장비 등 고정비 비중이 높아 용량을 줄인 만큼 단위당 생산원가가 비례해서 떨어지지는 않는다"면서도 "구매시 느끼는 가격장벽을 낮추는 효과가 매우 크다"고 설명했다.

이어 "단일 대용량 제품으로 시장 전체를 공략하기보다 고객 구매목적과 소비량에 맞춰 제품군을 세분화하는 전략이 유통가 대세로 자리잡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설래온 기자(leonsig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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