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시간 뉴스



120억 광년 떨어진 가장 먼 원시 초은하단 발견…우주 진화 밝힌다 [지금은 우주]


천문연 등 국제 연구팀, 은하단 성장과 ‘우주 거미줄’ 연결 확인

새로 발견된 원시 초은하단에 속한 은하들. [사진=천문연]
새로 발견된 원시 초은하단에 속한 은하들. [사진=천문연]

[아이뉴스24 정종오 기자] 빅뱅 이후 아주 젊은 나이의 초기 원시 초은하단이 발견됐다. 이번에 발견한 원시 초은하단 ‘COSMOS-z3.1-A’의 질량은 우리은하의 약 5000배에 달한다. 지금까지 알려진 원시 초은하단 가운데 가장 멀고 무거운 것으로 나타났다. 지구로부터 약 120억 광년 떨어져 있다.

한국천문연구원(원장 박장현)이 참여한 국제 공동 연구팀이 지금까지 발견된 것 가운데 가장 멀리 떨어져 있으면서 가장 무거운 원시 초은하단(proto-supercluster)​을 발견했다.

원시 초은하단(proto-supercluster)은 수백 개에서 수천 개의 은하가 중력으로 묶여 있는 우주 최대 규모의 중력 결합 구조이다. 원시 초은하단은 여러 은하단이 모인 초은하단(supercluster)으로 성장하기 전 단계의 거대구조다. 우주에서 관측되는 성숙한 은하단은 초기 우주의 원시은하단(proto-cluster)에서 시작해 작은 구조들이 서로 합쳐지면서 성장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먼 우주의 원시은하단을 관측하면 이러한 은하단의 형성과 진화 과정을 거슬러 살펴볼 수 있다.

새로 발견된 원시 초은하단에 속한 은하들. [사진=천문연]
하늘색 원들은 해당 원시 초은하단(COSMOS-z3.1-A) 소속으로 최종 확인된 은하들을 나타낸다. 푸른색에서 보라색으로 이어지는 구름 형태의 등고선은 원시 초은하단 내부의 은하 밀도 분포를 시각적으로 표현한 것이다. [사진=천문연]

미국 퍼듀대와 럿거스대가 공동 운영하는 대규모 탐사 프로젝트 ‘ODIN(One-hundred-deg² DECam Imaging in Narrowbands)’​의 관측자료가 활용됐다. ODIN은 칠레 세로톨로로 천문대(CTIO)의 빅터 M. 블랑코 4m 망원경에 장착된 암흑에너지카메라(DECam)를 이용해 지난 3년 동안 100일 이상 관측을 수행하며 먼 우주의 은하와 거대 구조를 탐사해왔다.

지금까지 연구팀은 ODIN 탐사를 통해 약 100억~120억 광년 떨어진 150개의 원시 은하단을 찾아냈다. 이 가운데 은하가 특히 높은 밀도로 모여 있는 두 구조 ‘COSMOS-z3.1-A’와 ‘COSMOS-z3.1-C’를 선정해 집중 분석했다.

ODIN 탐사관측을 통해서는 이들 원시 은하단을 구성하는 은하가 하늘의 어느 위치에 있는지 2차원 좌표를 파악할 수 있다. 이들이 실제 우주 공간에서 어떻게 분포하고 서로 연결돼 있는지를 밝히기 위해서는 각 은하까지의 거리 정보가 필요하다.

연구팀은 암흑에너지분광장비(DESI), 제미니 망원경의 다천체분광기(GMOS), 켁Ⅱ 망원경의 다천체분광기(DEIMOS) 등을 이용해 후속 분광관측을 수행했다. 이를 통해 각 은하까지의 거리를 측정하고 ODIN의 2차원 위치 정보와 결합해 은하들의 실제 공간 분포를 3차원으로 재구성했다.

천문연 문병하, 전은수 연구원은 원시 은하단 내에 존재하는 거대한 가스 구름인 ‘라이만 알파 성운’을 탐색하고 후속 분광 관측을 주도해 이들과 원시 은하단 간의 물리적 관계를 규명했다.

천문연은 국제 제미니천문대(International Gemini Observatory)의 파트너 기관으로 이번 연구에서도 제미니 망원경의 다천체분광기를 활용해 원시 은하단의 3차원 구조를 밝히기 위한 관측을 수행했다.

그 결과 연구팀은 먼 우주에 있는 다수의 원시 은하단에 대한 정밀한 3차원 우주지도를 제작하는 데 성공했다. 먼 우주에 존재하는 여러 원시 은하단을 상세한 3차원 구조로 구현한 것은 이번 연구가 최초 사례 중 하나다.

3차원 지도를 분석한 결과 COSMOS-z3.1-A와 COSMOS-z3.1-C는 모두 시간이 흐르면 가까운 우주에서 가장 거대한 은하단 중 하나인 머리털자리 은하단(Coma Cluster)보다 더 무거운 은하단으로 성장할 것​으로 나타났다. COSMOS-z3.1-A는 단일 원시 은하단을 넘어 여러 은하단이 모인 초은하단으로 성장할 ‘원시 초은하단’인 것으로 밝혀졌다.

COSMOS-z3.1-A는 기존에 알려진 원시 초은하단인 ‘하이페리온(Hyperion)’보다도 더 이른 시기에 형성된 구조다. 연구팀은 이처럼 극단적으로 무겁고 밀도가 높은 구조가 은하단 1만 개당 하나 미만으로 존재할 정도로 매우 희귀할 것으로 추정한다.

연구팀 또한 3차원 지도를 통해 이들 원시 은하단이 하나의 매끄러운 구조가 아니라 여러 개의 작은 덩어리가 모인 불규칙한 형태를 띠며 여러 우주 거미줄 필라멘트(cosmic web filament)​가 교차하는 지점에 자리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이는 작은 구조가 먼저 형성되고 이후 서로 병합하면서 더 큰 구조를 이룬다는 기존의 ‘상향식(bottom-up) 우주 구조 형성 모델’​을 관측적으로 뒷받침하는 결과다.

현재 이들 원시 은하단을 구성하는 여러 작은 구조는 시간이 흐르면서 중력에 의해 서로 합쳐지고 오늘날 가까운 우주에서 관측되는 크고 안정적 은하단으로 진화할 것으로 연구팀은 보고 있다.

이번 논문의 제3저자이자 ODIN 탐사관측팀에서 핵심 역할을 한 문병하 박사(8월 UST 졸업)는 “이번 연구는 우주 나이가 20억년에 불과하던 시기에 이미 거대한 우주 구조의 골격이 형성되고 있었음을 보여준다”며 “막연히 이론으로만 예측하던 초기 우주의 거대구조 형성 현장을 실제 3차원 관측 데이터로 직접 규명했다는 점에서 우주 진화 연구의 중요한 이정표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제미니 국제천문대의 한국측 운영 책임자인 천문연 석지연 책임연구원은 “제미니 망원경을 이용한 다천체 분광 관측은 원시은하단 후보 은하들의 적색편이를 확인해 3차원 구조를 재구성하는 데 핵심 역할을 했다”며 “천문연이 국제공동 운영을 통해 확보한 제미니 망원경의 관측자료가 이번 세계적인 발견에 직접적으로 이바지했다는 점에서 뜻깊다”고 덧붙였다.

이번 연구 결과(논문명: ODIN: Characterizing the Three-dimensional Structure of Two Protocluster Complexes at z=3.1)는 국제학술지 ‘The Astrophysical Journal’에 실렸다.

/정종오 기자(ikokid@inews24.com)




주요뉴스



alert

댓글 쓰기 제목 120억 광년 떨어진 가장 먼 원시 초은하단 발견…우주 진화 밝힌다 [지금은 우주]

댓글-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로딩중

뉴스톡톡 인기 댓글을 확인해보세요.



포토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