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시간 뉴스



정부, '지산' 입주업종 네거티브 전면 전환…공실 상가는 공공임대로


최근 3년 준공 지산센터 평균 공실률 43.5%, 미분양률 26.9%
입주 가능 업종, '열거된 업종만 허용'에서 '제한업종 외 전면 허용'으로

[아이뉴스24 김현동 기자] 정부가 전국 지식산업센터의 공실·미분양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입주 가능 업종을 원칙적으로 모두 허용하는 방식으로 전면 개편하고, 공실 상가는 공공임대주택으로 전환하는 대책을 내놨다.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장관은 10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경제관계장관회의 겸 구조혁신 관계장관회의를 주재하고 '지식산업센터 공실 대책 및 제도개선 방안' 등 4개 안건을 논의했다.

지식산업센터 개요
지식산업센터 개요

산업통상부에 따르면 전국 1553개 지식산업센터 가운데 최근 3개년(´23~´25) 준공된 153개의 평균 공실률은 43.5%, 미분양률은 26.9%(´26.5월 기준)에 달한다. 대출 중단과 시세 하락에 따른 수분양자의 연체·파산 위험도 가시화하고 있다. 지식산업센터 경매 건수는 2023년 688건에서 지난해 3876건으로 급증해 역대 최다를 기록했다.

정부는 그간 지식산업센터에 입주 가능한 업종을 78개에서 95개로 확대하는 등 제도 개선을 추진해왔지만, 부동산 시장 상황과 산업 집적 필요성을 고려하지 않은 무분별한 공급과 수요 감소라는 근본 원인은 해소하지 못했다고 자체 평가했다.

핵심 대책은 입주 가능 업종 체계를 '포지티브'에서 '네거티브' 방식으로 바꾸는 것이다. 기존에는 한국표준산업분류상 열거된 업종(전 제조업+지식산업 76개+정보통신산업 19개)만 입주할 수 있어, 업종 분류가 모호한 신산업은 입주 자체가 불가능했다. AI 활용 앱 개발업체가 광고 수익 구조 때문에 '기타 광고서비스업'으로 분류되거나, 도심형 마이크로 풀필먼트센터(MFC)가 '일반 창고업'으로, 드론 촬영서비스가 '상업용 사진촬영업'으로 분류돼 입주가 막혔던 사례가 대표적이다. 정부는 앞으로 제한업종만 열거하고 그 외 모든 업종의 입주를 허용하기로 했다. 다만 산업단지 안의 지식산업센터는 산업 집적이라는 취지를 살리기 위해 주요 유치업종을 먼저 공고한 뒤 네거티브 방식을 적용하기로 했다.

수요 창출 대책도 함께 내놨다. 수도권은 국토교통부·LH의 '비주택 리모델링 매입임대주택' 사업을 통해 공실 상가를 청년·신혼부부 대상 임대주택으로 전환한다. 비수도권은 중소기업부의 공공임대형 지식산업센터 건립 사업과 산업부의 휴폐업공장 리모델링 사업 대상에 공실 지산센터를 포함시키기로 했다.

지원시설로 활용 가능한 면적 비중도 한시적으로(2년간) 확대한다. 산업단지 내와 수도권은 30%에서 50%로, 비수도권은 50%에서 70%로 늘린다. 다만 이미 설립승인을 받은 지식산업센터에만 적용해 신규 공급 확대 효과는 차단하기로 했다. 지원시설 안에는 창문·욕실·빌트인 가전 등을 갖춘 '프리미엄 원룸'도 허용해 청년·중장년층의 보조 거주지 수요를 흡수한다는 계획이다.

미분양·공실률이 높은 지식산업센터는 준주택으로 전면 전환할 수 있도록 입지·주차 규제도 완화한다. 설립 취소시 환수 대상인 취득세 감면분(설립자·최초 수분양자 대상 최대 35% 감면)에 대해서도 준주택 전환시 징수유예 제도를 활용해 납기를 연장하도록 지자체에 요청하기로 했다. 비주거 리모델링 기금대출과 준주택 HUG 모기지 보증도 신설한다.

공급 과잉 문제에 대해서는 설립승인 가이드라인을 마련하고, 지방정부가 설립승인 전 산업부장관에게 신청 내용을 통보하면 산업부장관이 의견을 제시할 수 있는 절차를 신설하기로 했다. 지자체장이 관할 지식산업센터의 공실·미분양률을 조사해 반기별로 공개하도록 의무화하는 방안도 담겼다.

관리 부실 문제에 대응해 모집공고안 승인 전 분양홍보관 설치를 금지해 허위·과장 광고를 막고, 건축물 사용승인 전 2명 이상에게 분양권을 나눠 파는 '쪼개기 전매'를 금지하기로 했다. 지자체·관리기관에는 설립자·입주자를 실사할 수 있는 권한도 부여한다. 산업단지 안에서는 공장설립 완료신고 전 임대를 금지하는 규정을 폐지하고 입주 절차를 '입주신고'로 간소화하며, 산업단지 밖에는 반대로 적합 업종 여부를 확인하는 입주신고 절차를 새로 만든다. 'AI 시대에 맞지 않다'는 지적에 따라 '지식산업센터'라는 명칭 자체를 바꾸는 방안도 대국민 공모를 거쳐 검토하기로 했다.

정부 스스로 공실 사태의 원인을 "부동산 시장 상황과 산업 집적 필요성을 고려하지 않은 무분별한 공급"으로 진단했다. 그런데 이번 대책에서 공급 단계를 실제로 통제하는 장치는 '가이드라인'과 '의견제시 절차' 두 가지뿐이다. 가이드라인은 지자체장이 "검토해야 할 기준"을 담은 것일 뿐 승인 거부 권한을 부여하는 것은 아니고, 산업부장관의 '의견제시'도 강제력 있는 거부권이 아니어서, 설립승인 권한이 여전히 각 시·군·구에 있는 근본 구조는 바뀌지 않는다. 지식산업센터 설립승인이 지자체별 세수·개발 유인과 얽혀 있어 온 그동안의 사정을 감안하면, 이 정도 장치로 무분별한 신규 공급을 실제로 억제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는 관측이 나온다.

반면 수요 쪽 대책은 상대적으로 구체적이고 재정·세제 지원까지 동반한다. 공실 상가를 공공이 사들여 임대주택으로 쓰는 방안, 지원시설 면적 확대, 준주택 전환시 세금 납기 연장과 신규 대출·보증 신설 등은 모두 재정 투입이나 특례적 규제 완화를 수반한다. 애초 세제 감면(취득세·재산세 최대 35%)까지 받아 산업용도로 지어진 건물이 이제는 주거용으로 용도 전환을 지원받고, 그 과정에서 환수해야 할 감면분마저 징수유예 대상이 되는 구조는, 결과적으로 민간의 과잉 공급 실패 비용 일부를 정부가 떠안는 모양새로도 읽힐 수 있다.

네거티브 방식으로의 전환은 방향 자체는 합리적이라는 평가가 가능하다. AI 앱이나 드론 촬영업 같은 신산업이 업종분류표의 경직성 때문에 입주조차 못했던 사례는 제도 자체의 결함이 뚜렷했기 때문이다. 다만 이 조치가 "제한업종 외 모든 업종 허용"으로 입주 문턱을 낮추는 것이기도 한 만큼, 입주 수요를 늘려 공실을 메우려는 목적과 애초의 "무분별한 공급 억제"라는 목표가 서로 다른 방향을 가리키고 있다는 점도 짚을 만하다. 결국 이번 대책은 이미 지어진 과잉 공급분을 다양한 방식으로 소진시키는 데는 상당히 촘촘한 반면, 같은 문제가 재발하지 않도록 신규 공급을 실효적으로 통제하는 장치는 상대적으로 약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김현동 기자(citizenk@inews24.com)




주요뉴스



alert

댓글 쓰기 제목 정부, '지산' 입주업종 네거티브 전면 전환…공실 상가는 공공임대로

댓글-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로딩중

뉴스톡톡 인기 댓글을 확인해보세요.



포토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