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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초에 17병"⋯홍천강 품은 하이트진로 강원공장 [현장]


테라·켈리·필라이트 전체 생산량 51% 담당
맥아 분쇄부터 여과·병입까지…실시간 관리
친환경 설비투자 지속…환경부 지정 녹색기업

[아이뉴스24 설래온 기자] 식당 테이블을 채운 테라와 켈리, '혼술족'에게 익숙한 필라이트는 어떻게 만들어질까. 궁금증을 안고 지난 10일 강원 홍천군 하이트진로 강원공장을 찾았다.

도둔산과 홍천강 사이 약 16만평 부지에 자리한 강원공장은 하이트진로 맥주생산 핵심거점이다. 60만ℓ급 발효·저장탱크 108개를 갖추고 테라와 켈리, 하이트맥주, 필라이트 등 주요제품을 두루 생산한다. 하이트진로 전체 맥주 생산량 51%가 이곳에서 쏟아진다.

하이트 진로 강원 공장. [사진=설래온 기자]
하이트 진로 강원 공장. [사진=설래온 기자]

맥주는 맥아(麥芽)와 물에서 출발한다. 맥아를 분쇄해 물과 섞어 만든 맥즙 당도는 식혜보다 높다. 여기에 홉과 효모를 더해 발효·숙성하고 두차례 여과과정을 거치면 비로소 맥주형태를 갖춘다. 테라는 호주산 맥아 켈리는 덴마크산 맥아를 원료로 쓴다.

병입공정에 들어서자 초록색 맥주병이 1초에 17병씩 생산라인을 타고 쏟아져 나왔다. 전국에서 회수한 공병은 35분간 세척·살균과정을 거쳐 다시 맥주를 채우고 새제품으로 탈바꿈한다. 시간당 6만6000병, 하루 최대 400만병을 생산하지만 사람 손길은 거의 닿지 않는다. 여과작업부터 온도·압력관리까지 대부분 자동화해 중앙제어실에서 실시간 관리한다.

현장에서 만난 공장 관계자는 "하루 최대 400만병을 생산하는 만큼 모든 제품에서 일정한 품질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특히 맥주는 온도가 올라가면 거품이 솟구칠 수 있어 생산과정에서 0도 안팎 낮은 온도를 일정하게 유지하고 위생상태도 실시간으로 관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이트 진로 강원 공장. [사진=설래온 기자]
하이트 강원공장 내부. [사진=설래온 기자 ]
하이트 진로 강원 공장. [사진=설래온 기자]
하이트진로 강원공장에서 생산되고 있는 맥주. [사진=하이트진로]

쉴 새 없이 돌아가는 생산라인을 지나자 분위기가 확 달라졌다. 견학동 한쪽 '시크릿도어' 앞에서 "하나, 둘, 셋" 구호를 외치자 굳게 닫혀있던 문이 열렸다. 박수소리와 함께 모습을 드러낸 공간은 홍천강을 한눈에 품은 시음장이었다. 방금 생산라인을 거친 맥주를 맛볼 차례다.

첫 잔은 테라였다. 공장에서 갓 나온 테라를 한 모금 머금자 고소한 맛이 먼저 올라왔다. 탄산은 혀를 세게 찌르기보다 잔잔하게 퍼졌고 목넘김도 부드러웠다. 이내 홉이 지닌 쌉싸래함이 치고 나왔지만 길게 머물지는 않았다. 고소함과 쌉싸래함이 빠르게 교차한 뒤 입안은 깔끔하게 정리됐다.

다음 잔에는 켈리가 채워졌다. 차이는 비교적 선명했다. 테라보다 질감이 한층 부드러웠고 탄산과 청량감은 오히려 또렷했다. 첫맛부터 끝맛까지 매끄럽게 이어졌다. 테라가 고소함 뒤로 홉 쌉싸래함이 치고 나온다면 켈리는 부드러운 맛 사이로 청량감이 길게 이어지는 편에 가까웠다.

홍천강이 훤히 내려다보이는 자리에서 맛보는 맥주는 한층 더 시원하게 느껴졌다. 공장은 강을 바로 곁에 둔 만큼 환경관리에도 각별히 공을 들인다. 공병과 제조과정에서 버려지는 에너지를 회수해 재사용하고 경량병 도입으로 탄소배출도 줄였다. 수질오염 방지와 주변 자연환경 보호를 위한 설비투자를 꾸준히 이어온 결과 환경부 지정 녹색기업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하이트 진로 강원 공장. [사진=설래온 기자]
홍천강이 보이는 시음장. [사진=설래온 기자]
하이트 진로 강원 공장. [사진=설래온 기자]
하이트진로 PARK 내부. [사진=설래온 기자]

시음장이 위치한 '하이트진로 PARK'에서는 맥주를 직접 맛보는 것 외에도 미디어 전시와 다양한 체험형 콘텐츠를 즐길 수 있다. 맥주 관련 퀴즈를 풀면 '쏘맥자격증'도 받는다. 지난해 이곳을 다녀간 방문객은 약 1만5000명으로 현재 하루에 최대 4팀씩 팀당 20~40명 견학객을 맞고 있다.

홍천강 풍경에 한동안 넋을 놓고 있다 보니 어느새 잔은 바닥을 드러냈다. 길게 뻗은 컨베이어벨트를 따라 줄지어 흘러가던 맥주는 이제 잔 안에서 저마다 다른 맛을 내고 있었다. 공장에서 쉴 새 없이 빠져나가던 초록병은 금세 시야에서 사라졌지만 홍천에서 맛본 마지막 한 모금 여운은 쉽게 가시지 않았다.

/설래온 기자(leonsig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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