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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철 부사장 "터빈만 세운다고 끝 아냐…해상풍력은 종합사업"[인터뷰]


SK이노베이션 E&S 김진철 부사장 “1단지 경험, 2·3단지에 활용”
각 399MW 규모 후속 사업 추진…환경영향평가 마치고 하반기 입찰 준비
“인허가·금융·항만·계통·유지보수 함께 갖춰져야”

[아이뉴스24 홍성효 기자] "해상풍력은 발전기를 설치하는 것만으로 끝나는 사업이 아닙니다. 인허가부터 금융과 항만, 유지보수, 전력계통까지 여러 요소가 함께 갖춰져야 합니다."

국내 최대 민간 주도 해상풍력 사업인 전남해상풍력 1단지가 상업운전에 들어간 가운데 SK이노베이션 E&S가 2·3단지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1단지를 개발하며 쌓은 경험을 바탕으로 총 798메가와트(MW) 규모의 후속 사업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지난 9일 김진철 SK이노베이션 E&S 부사장이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한국풍력산업협회]
지난 9일 김진철 SK이노베이션 E&S 부사장이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한국풍력산업협회]

김진철 SK이노베이션 E&S 부사장은 지난 9일 전남 신안군에서 기자들과 만나 "1단지를 통해 금융조달과 인허가, 항만, 공급망 등 실제 사업에 필요한 경험을 확보했다"며 "이를 2·3단지에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남해상풍력 1단지는 전남 신안군 자은도에서 약 9㎞ 떨어진 해역에 조성됐다. 9.6MW급 풍력발전기 10기를 설치해 총 96MW의 설비용량을 갖췄다.

SK이노베이션 E&S가 사업을 검토하기 시작한 것은 2013년이다. 2017년 발전사업 허가를 받은 뒤 2020년 덴마크 에너지 투자회사 코펜하겐 인프라스트럭처 파트너스(CIP)와 전남해상풍력 법인을 설립했다. 2023년 공사를 시작해 지난해 5월 상업운전에 들어갔다.

김 부사장은 "2013년만 해도 국내에서는 해상풍력을 본격적으로 추진하는 사업자가 거의 없었고 시장도 유럽을 중심으로 형성돼 있었다"며 "경험이 부족했던 만큼 유럽에서 사업 경험이 많은 CIP와 함께 추진했다"고 설명했다.

양사는 서로의 강점에 따라 역할을 나눴다. SK이노베이션 E&S는 발전사업 인허가와 중앙정부·지방자치단체 협의, 주민 수용성 확보 등을 주도했다. CIP는 설계·조달·시공(EPC)과 금융조달 분야에서 경험을 보탰다.

사업비를 마련하는 과정도 쉽지 않았다. 전남해상풍력은 국내 은행 2곳과 해외 은행 7곳에서 약 6000억원을 조달했다. 주주사가 별도의 담보나 보증을 제공하지 않고 사업 자체의 현금흐름과 상환 능력을 바탕으로 자금을 빌리는 비소구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방식이다.

지난 9일 김진철 SK이노베이션 E&S 부사장이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한국풍력산업협회]
지난 9일 김진철 SK이노베이션 E&S 부사장이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한국풍력산업협회]

김 부사장은 "당시 우크라이나 전쟁과 금융시장 경색이 겹쳐 국내 은행만으로 자금을 조달하기 어려웠다"며 "글로벌 은행을 참여시키는 등 금융조달에만 약 1년이 걸렸다"고 말했다.

1단지는 국내 해상풍력 공급망과 항만 인프라에도 새로운 경험을 남겼다. 터빈을 지지하는 모노파일과 트랜지션피스는 현대스틸산업 광양공장에서 제작했고 해저케이블에는 국내 기업이 참여했다.

특히 국내 상업용 해상풍력에서는 처음으로 재킷 대신 원통형 철강 구조물을 해저에 박는 모노파일 방식을 적용했다. 재킷 방식보다 투입되는 철강재와 작업 공수를 줄이고 제작·설치 기간도 단축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김 부사장은 "모노파일 적용을 위해 설계를 세 차례 검증했다"며 "1단지를 통해 국내 해저 환경에서도 일정 수심 이하에서는 모노파일을 적용할 수 있다는 점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대형 풍력터빈을 조립하고 설치선에 싣기 위한 항만 확보도 과제였다. 사업자는 목포신항만의 하부 지반을 보강해 터빈 사전 조립 항만으로 활용했다.

김 부사장은 "600t 안팎의 나셀을 적재하고 설치선의 레그가 내려가도 견딜 수 있는 항만이 많지 않았다"며 "1단지를 위해 조성한 시설을 후속 해상풍력 사업자들도 이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9일 김진철 SK이노베이션 E&S 부사장이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한국풍력산업협회]
전남해상풍력 1단지. [사진=한국풍력산업협회]

SK이노베이션 E&S와 CIP는 1단지에 이어 각각 399MW 규모의 전남해상풍력 2·3단지를 개발하고 있다. 회사에 따르면 두 사업은 지난 8월 환경영향평가 협의를 마쳤으며 올해 하반기 풍력 고정가격계약 경쟁입찰 참여를 준비하고 있다.

입찰에서 사업자로 선정되면 2028년 공사를 시작해 2031년 상업운전에 들어간다는 목표다. 계획대로 사업이 마무리되면 1~3단지의 전체 설비용량은 약 900MW로 늘어난다.

당초 2·3단지는 2027년 말 착공을 목표로 했다. 김 부사장은 사업 자체 일정과 정부 입찰 시기, 과거 기상자료를 토대로 분석한 해상 공사 가능 기간 등을 종합해 착공 목표를 2028년으로 조정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2·3단지는 자은도와 비교적 가까운 해역에 위치하고 있다"며 "군 작전구역과 선박 통항로 등 인허가 제약을 고려해 사업지를 선정했다"고 말했다.

1단지 운영도 안정화 단계에 들어섰다는 설명이다. SK이노베이션 E&S는 연평균 이용률을 30%대 초·중반으로 예상하고 있다. 상업운전 초기에는 설비 안정화로 일부 정지 시간이 발생했고 송전망 공사가 끝나지 않아 발전량을 제한하는 출력제어도 이뤄졌다.

김 부사장은 "초기에는 우선감발 조건으로 계통에 접속했지만 현재는 계통 보강이 완료돼 출력제어가 거의 없는 상태"라며 "발전량도 당초 기대한 수준으로 나오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 9일 김진철 SK이노베이션 E&S 부사장이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한국풍력산업협회]
지난 9일 김진철 SK이노베이션 E&S 부사장이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한국풍력산업협회]

해상풍력이 태양광과 상호 보완할 수 있다는 점도 강조했다. 태양광은 햇빛이 강한 낮 시간에 발전량이 집중되지만 해상풍력은 상대적으로 밤에 발전량이 많아 재생에너지의 시간대별 편차를 줄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다만 금리와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사업비 부담이 커진 만큼 후속 사업을 위해서는 정책금융이 필요하다고 봤다. SK이노베이션 E&S는 국민성장펀드와 미래에너지펀드 등 정책성 자금을 활용하는 방안을 정부·금융기관과 협의하고 있다.

김 부사장은 "1단지를 통해 많은 사업자와 정부가 해상풍력의 실제 개발 과정을 확인했고 일부는 정책에도 반영됐다"며 "전남해상풍력 1단지가 국내 해상풍력 산업의 마중물 역할을 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해상풍력은 터빈 하나의 문제가 아니라 금융과 인허가, 항만, 공급망, 유지보수, 계통이 모두 연결된 사업"이라며 "1단지에서 확보한 경험을 바탕으로 2·3단지를 차질 없이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홍성효 기자(shhong0820@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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