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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견조한 회복"이라는데…정부 "내수회복 속도 불만"


재정경제부, 9월 그린북서 "견조한 경기회복 흐름" 자평
소비자심리지수 2.3p 하락, 기업심리는 두 달째 기준선 밑돌아⋯재고율 상승도
근원물가 3년3개월來 최고…정부는 "내수회복 속도 만족스럽지 않아"
청년·40대 취업자는 이번에도 감소, 비경제활동인구는 늘어

[아이뉴스24 김현동 기자] 정부가 최근 경제 흐름을 수출 호조와 내수 회복에 따른 견조한 회복세라고 평가했다. 다만 소비자심리와 기업재고 동향, 물가 오름세, 청년 층의 고용 한파 등을 감안하면 경기 회복세를 낙관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정부 스스로도 '내수회복 지연'을 인정하기도 했다.

재정경제부는 11일 발표한 '2026년 9월 최근경제동향'(그린북)에서 "수출이 큰 폭 증가하고 소비 등 내수가 개선세를 보이는 등 견조한 회복 흐름이 이어지는 모습"이라고 총평했다.

임홍기 재정경제부 경제분석과장이 11일 '최근 경제동향'에 대해 브리핑하고 있다.
임홍기 재정경제부 경제분석과장이 11일 '최근 경제동향'에 대해 브리핑하고 있다.

이날 브리핑에서 임홍기 경제분석과장은 소비자심리 하락을 언급하면서도 곧바로 "투자와 수출이 호조세를 이어감에 따라 기업심리의 실적과 전망은 상승했다"고 기대감을 강조했다. 정부 스스로도 "중동전쟁에 따른 불확실성이 다소 확대된 가운데 고유가에 따른 물가 상승 압력, 취약계층과 취약부문의 어려운 고용여건 등은 민생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단서를 달았지만, 이 대목 역시 총평의 뒷자리에 머물렀다.

정부는 이날 9월 1~10일 수출이 관세청 잠정치 기준으로 전년동기비 82.6% 늘었다는 점도 강조하며 "수출 증가세는 더욱 확대되는 모습"이라고 밝혔다. 수출 하나만 놓고 보면 정부의 낙관에 힘을 싣는 대목이지만, 문제는 이 흐름이 내수·고용 전반의 개선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보기엔 다른 지표들이 따라주지 않는다는 데 있다.

가장 눈에 띄는 대목은 8월 소비자심리지수(CSI)다. 104.5로 전월 대비 2.3포인트 하락했다. 정부도 브리핑에서 이 하락을 인정했지만, 곧바로 기업심리지수(CBSI) 상승으로 화제를 넘겼다. 그런데 그 기업심리지수도 실적치 8월 99.6, 9월 전망치 99.6으로 두 달 연속 기준선인 100을 밑돈다. 전월 대비로는 소폭 상승(실적 +1.1p, 전망 +3.1p)했다지만, '경기가 좋다, 나쁘다'를 가르는 기준선 자체를 아직 넘지 못했다는 사실이 더 본질적이다. 소비자심리는 하락하고 기업심리는 여전히 기준선 아래인 상황에서, 수출·투자 호조 하나로 "개선세"라는 표현까지 쓸 수 있는지는 따져볼 문제다.

임 과장은 "수출·투자에 비해서 내수 회복 속도가 거기에 따라가지는 못한다"고 인정했다. 이어 "이 회복 속도가 만족스럽지는 않지만 조금씩 좋아지고 있다"고 밝혔다. 정부 스스로 내수 회복이 미흡하다는 점을 인정한 셈이다.

8월 소비자물가는 3.1%로 두 달 만에 다시 3%대에 진입했다. 정부는 이를 "지난해 8월 통신사 반값 할인에 따른 기저효과"로 설명하며, 이 요인을 제외하면 2%대 중반 상승으로 봐야 한다고 브리핑에서 밝혔다. 추세적 물가 흐름을 보여주는 근원물가(식료품·에너지 제외 지수) 역시 3.4%로 7월(2.6%)보다 크게 뛰었지만, 정부는 이 또한 통신비 기저효과를 빼면 오히려 7월보다 낮은 2%대 중반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이 설명대로라면 근원물가 급등은 일회성 통계 착시에 가깝다는 얘기가 된다.

다만 이 설명이 물가 상승의 전체 그림까지 해명하지는 못한다. 개인서비스 물가는 외식 제외 서비스가 전년동월비 4.0%, 외식서비스도 2.7% 올라 전체 3.5% 상승했는데, 이는 통신비와 무관한 항목이다. 정부의 기저효과 설명을 그대로 받아들이더라도, 외식·서비스 물가가 별도로 뚜렷한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은 짚고 넘어갈 필요가 있다.

그린북이 가장 앞세우는 근거는 8월 수출(982.6억불, +68.7%)과 무역수지(347.5억불 흑자)다. 하지만 같은 달 수입도 635.1억불로 22.5% 늘었다는 점은 상대적으로 조용히 지나간다. 에너지 수입이 단가 상승 등으로 15.3% 늘었고, 비에너지 수입은 24.4%나 증가했다. 수출 증가율(68.7%)이 워낙 커서 무역수지 흑자 자체는 견고해 보이지만, 수입 증가율도 20%대 중반에 이른다는 점에서 흑자의 질을 단순 증가율만으로 판단하기는 어렵다.

경상수지 항목에서도 균열이 보인다. 7월 경상수지는 420.8억불 흑자로 여전히 큰 폭을 유지했지만, 서비스수지는 여행수지가 소폭 적자로 전환되며 적자 폭이 확대됐다. 상품 부문의 호조가 서비스 부문의 부진을 가리는 구도다.

생산 쪽도 마찬가지다. 7월 제조업 출하는 전월 대비 1.5% 감소했는데 재고는 오히려 2.1% 늘어, 재고/출하 비율(재고율)이 97.2%로 전월보다 3.4%포인트 상승했다. 재고율 상승은 통상 수요 둔화의 선행 신호로 해석된다. 서비스업 생산도 7월 전월 대비 1.3% 감소했다. 금융·보험(-4.8%), 전문·과학·기술(-2.7%) 등 부가가치가 높은 업종에서 감소폭이 컸다. 광공업 생산이 전월 대비 0.2% 증가하며 선방했다고는 하나, 제조업 출하·재고 흐름과 서비스업 부진을 함께 보면 '생산' 전반을 단순히 청신호로만 읽기는 어렵다.

정부가 브리핑에서 "7월 경기동행지수는 상승, 선행지수 또한 상승했다"고 밝힌 대목은 주목할 만 하다. 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101.2로 전월비 0.8포인트, 선행지수 순환변동치는 104.2로 전월비 0.4포인트 올랐다. 선행지수는 지난해 10월 저점(99.6) 이후 9개월 연속 상승하며 향후 경기에 대한 긍정적 신호를 보내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다만 선행지수를 구성하는 세부 지표를 보면 코스피, 기계류내수출하지수 등이 상승을 이끈 반면 건설수주액(-12.4%)과 재고순환지표(-0.5%포인트)는 오히려 하락했다. 즉 금융시장 훈풍과 일부 기계 수요가 지수를 밀어올린 것이지, 건설을 포함한 실물경기 전반이 고르게 개선되고 있다는 뜻은 아니라는 점은 짚어둘 필요가 있다.

취업자 수는 전년동월비 18.4만명 늘어 7월(10.8만명)보다 증가폭이 확대됐다. 브리핑에서는 "중동전쟁 이후 잠시 주춤했던 고용의 증가세가 다시 확대되는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연령별로 뜯어보면 15~29세 청년층 취업자는 8월에도 감소했다. 60세 이상 고령층 취업자가 두 자릿수 증가를 이어가며 전체 증가를 사실상 견인하는 구조가 이번 달에도 반복됐다. 40대 취업자 역시 감소세를 벗어나지 못했다. 정부가 총평에서 인정한 "취약계층과 취약부문의 어려운 고용여건"이 구체적으로 어느 세대를 가리키는지는 이 표 하나로 짐작할 수 있다.

실업자는 58.8만명으로 전년동월비 0.4만명 감소했고 실업률은 2.0%로 전년과 같았다. 반면 비경제활동인구는 전년동월비 7.7만명 늘었다. 취업자·실업자가 모두 소폭 개선된 지표를 보이는 사이 정작 노동시장 자체를 이탈한 인구가 늘었다는 뜻이어서, 실업률 지표만으로 고용 사정 전체를 판단하기는 조심스럽다. 종사상 지위별로는 정부가 "상용직 증가폭이 확대되고 있다"고 밝혔다.

7월 관리재정수지는 64.8조원 적자를 기록했다. 전년 동기보다 적자 폭이 22조원 줄었다고는 하지만, 절대 규모로는 여전히 큰 적자다. 총지출 753.1조원 중 7월까지 476.2조원(63.2%)이 집행된 상태로, 하반기 재정 집행 속도가 성장률 방어에 어느 정도 기여할지도 지켜볼 대목이다.

/김현동 기자(citizenk@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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