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이경환 기자] 전남 순천시가 단순한 시내 교통망 개선을 넘어 순천·여수·광양을 하나의 생활권으로 연결하는 전남 동부권 광역교통체계 구축의 기반을 다져가고 있다.
민선9기 손훈모 순천시장이 광역교통망 확충과 교통약자 이동권 보장, 친환경 교통수단 확대 등을 통해 교통정책의 중심을 ‘차량’에서 ‘사람과 생활권’으로 전환하면서다.

특히 지난 9월 1일 운행을 시작한 순천~여수 광역급행버스 ‘올타(ALL-TA) 3002번’은 단순히 두 도시를 오가는 버스노선 하나가 추가됐다는 것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순천·여수·광양은 행정구역은 서로 다르지만 산업과 일자리, 교육, 의료, 쇼핑, 문화·관광 등 시민들의 일상은 이미 상당 부분 연결돼 있다.
따라서 도시 간 이동시간을 단축하고 대중교통 접근성을 높이는 것은 향후 3개 도시를 실질적인 공동생활권·경제권으로 묶는 광역교통체계를 구축하는 출발점이 될 수 있다는 평가다.
순천~여수 15분 단축…행정경계보다 ‘생활권’에 주목
순천시는 민선9기 신규 시책으로 순천~여수 광역급행버스 올타 3002번을 신설하고 본격적인 운행에 들어갔다.
기존 960번은 69개 정류장에 정차해 편도 약 85분이 소요됐지만 올타 3002번은 주요 정류장 18곳만 정차하면서 편도 운행시간을 약 70분으로 줄였다.
편도 약 15분, 왕복 기준 약 30분의 이동시간을 줄일 수 있는 셈이다.
특히 이번 노선은 행정구역을 기준으로 교통망을 바라보던 기존 시각에서 벗어나 시민의 실제 생활권을 중심으로 광역교통을 설계했다는 점에서 의미를 찾을 수 있다.
순천에서 여수로 출퇴근하거나 여수에서 순천의 병원·교육·상업시설 등을 이용하는 시민들에게 도시의 행정경계보다 중요한 것은 결국 얼마나 빠르고 편리하게 이동할 수 있느냐이기 때문이다.
다음은 광양…순천·여수·광양 ‘30분 생활권’으로
더 주목할 부분은 이번 순천~여수 광역교통망 구축이 향후 광양을 포함하는 전남 동부권 광역교통체계로 발전할 가능성이다.
순천·여수·광양은 광양만권이라는 하나의 경제권 안에서 산업과 항만, 관광, 주거, 상업기능이 서로 연결돼 있다.
여수국가산단과 광양제철소·광양항 등 대규모 산업기반이 위치하고 순천은 전남 동부권의 주거·교육·의료·상업기능에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어 세 도시 사이의 인적·경제적 이동은 갈수록 중요해지고 있다.
때문에 향후 순천~광양까지 빠르고 편리한 광역대중교통망이 촘촘하게 구축된다면 ‘순천~여수’, ‘순천~광양’이라는 개별 노선을 넘어 순천·여수·광양을 하나로 연결하는 삼각 광역교통망으로 발전할 수 있다.
궁극적으로는 세 도시의 주요 거점을 대중교통으로 빠르게 연결하는 ‘전남 동부권 30분 생활권’ 구축도 장기적인 정책과제로 검토할 만하다.
교통이 연결돼야 지역도 연결된다
광역교통망의 의미는 단순히 이동시간 몇 분을 줄이는 데 그치지 않는다.
교통이 연결되면 사람의 이동이 늘고, 사람의 이동은 소비와 고용, 교육, 의료, 문화·관광의 교류를 확대한다.
결국 교통망의 통합이 생활권 통합을 촉진하고, 생활권 통합이 다시 경제권 통합으로 발전할 수 있는 구조다.
이런 측면에서 올타 3002번은 순천시민의 교통편의를 개선하는 정책인 동시에 장기적으로는 순천·여수·광양의 지역통합을 촉진할 수 있는 작은 출발점이라는 의미도 부여할 수 있다.
특히 지방 인구감소와 수도권 집중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각 도시가 개별적으로 경쟁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인접 도시가 교통과 산업, 관광, 의료, 교육 등을 공유하면서 도시 규모의 한계를 극복하는 광역생활권 전략이 중요해지고 있다.
순천·여수·광양 역시 각각의 강점을 연결한다면 개별 도시 단위보다 훨씬 큰 규모의 경제·생활권을 형성할 수 있다.
그 출발은 결국 시민들이 행정구역의 경계를 의식하지 않고 이동할 수 있는 교통망이다.
교통복지도 놓치지 않는다…이동격차 해소
광역생활권 확대와 함께 순천시는 도시 내부의 이동격차를 줄이는 정책도 병행한다.
휠체어 탑승설비를 갖춘 광역 연계 장애인콜택시는 법정 대수를 웃도는 26대를 운영하고 있으며, 비휠체어 교통약자를 위한 바우처택시는 기존 40대에서 70대로 확대했다.
시내버스가 운행되지 않는 11개 읍·면·동 68개 마을에는 마중택시 28대를 운영하고 있다. 주민들은 1인당 월 6회까지 100원으로 이용할 수 있다.
저상버스 역시 올해 19대를 추가해 총 65대를 운영할 계획이다.
이는 광역교통을 통해 도시와 도시 사이의 거리를 좁히는 동시에 교통약자와 농촌지역 주민의 이동격차까지 줄이겠다는 ‘투 트랙 교통정책’으로 볼 수 있다.
친환경 교통까지…‘사람·도시·환경’을 잇는다
순천시는 전기·수소버스를 포함한 친환경 저상버스를 확대하고 공영자전거 이용을 활성화하는 등 탄소중립 교통체계 구축도 병행한다.
2026년 시내버스 이용 1,500만 회, 친환경 시내버스 20대 도입, 공영자전거 이용 35만 회를 정책 성과지표로 설정하고 시민이 체감할 수 있는 교통서비스 향상에 행정력을 집중한다.
그동안 국가정원을 중심으로 생태도시의 경쟁력을 키워왔다면 앞으로는 시민들의 일상적인 이동에서도 탄소배출을 줄이는 ‘생활 속 생태교통도시’로 확장하겠다는 구상이다.
손훈모표 교통정책, ‘순천 안’에서 ‘동부권 전체’로
순천시 관계자는 “광역급행버스 도입과 교통약자 이동권 보장, 친환경 교통체계 구축을 균형 있게 추진해 시민 누구나 편리하게 이동할 수 있는 교통환경을 만들겠다”며 “변화하는 생활권에 발맞춰 시민 중심의 맞춤형 교통서비스를 지속 확대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앞으로의 과제는 이번 순천~여수 광역급행버스의 성과를 면밀하게 분석하고 이를 광양을 포함한 동부권 광역교통정책으로 어떻게 발전시키느냐에 있다.
순천·여수·광양이 각각의 행정구역을 넘어 하나의 생활권으로 움직이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시민들이 편리하게 오갈 수 있는 교통체계가 먼저 갖춰져야 하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올타 3002번의 출발은 단순한 버스노선 신설이 아니라 순천·여수·광양의 물리적 거리를 좁히고, 생활권의 경계를 허물어 장기적으로 지역통합의 단초를 마련하는 첫걸음으로 볼 수 있다.
‘교통의 거리는 좁히고, 지역의 경계도 낮춘다.’
민선9기 순천시의 사람 중심 교통정책이 순천을 넘어 여수·광양과 연결되는 전남 동부권 광역생활권 구축의 마중물이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순천=이경환 기자(khlee@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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