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정종오 기자] 북한의 만탑산 남쪽 풍계리 지하에서 이뤄진 핵실험이 주변 지각에 장기적이고 지연된 영향을 미쳤던 것으로 확인됐다. 핵실험 종료 후에도 수년 동안 강화된 지진 활동을 유발했다는 새로운 연구 결과가 18일 국제학술지 사이언스에 발표됐다.
북한의 만탑산 지하 풍계리 핵실험장에서는 2006년부터 2017년까지 6차례의 지하 핵실험이 이뤄졌던 곳이다. 가장 규모가 컸던 마지막 실험은 2017년 9월에 있었는데 100~250킬로톤의 위력을 보였다.
미국지질조사국(USGS)은 이를 규모 6.3의 지진으로 보고했다. 위성 레이더 측정 결과 만탑산 정상 부근에서 상당한 지표 변형이 관찰됐다.
![북한 풍계리. [사진=아이뉴스24DB]](https://image.inews24.com/v1/a61370592865d7.jpg)
부산대와 중국과학원, 청두과기대 등 연구팀은 2008년 이후 중국과 한국에서 기록된 지진 데이터를 분석했다. 만탑산 주변의 지진 활동이 시간에 따라 어떻게 변화했는지 추적한 결과 2008~2025년 1399건의 국지적 지진이 발생했음을 확인했다.
기존 지진 목록에 기록된 것보다 훨씬 많은 수치이다. 연구팀은 2017년 핵실험 이후 만탑산 주변의 지진 활동이 이전의 핵실험 후 지진 활동과 다른 양상을 보였다는 점을 발견했다.
핵실험 후 지진 활동(여진)은 일반적으로 실험 종료 후 빠르게 소멸되는 단기간의 지진 활동을 나타내는 경향이 있다. 2017년 실험 이후 폭발 후 약 3주 만에 지진 활동이 증가하기 시작했고 2025년까지 빈도와 규모 모두 지속적으로 늘어났다.
정밀한 위치 측정 결과, 지진은 기존에 존재했거나 이전에는 알려지지 않았던 두 개의 단층 구조를 따라 집중적으로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이런 현상은 무작위적 지진 활동이 아니라 지속적이고 조직적 단층 재활성화를 시사한다고 진단했다.
김광희 부산대 지질환경과학과 교수(연구 주저자)는 “이번 연구는 17년간의 지진 관측자료를 분석해 2017년 6차 핵실험 이후 만탑산의 두 개 기존 단층대를 따라 지진 활동이 수년 동안 증가하고 점차 뚜렷한 분포를 보였음을 확인했다”며 “반복된 핵실험으로 누적된 암반 손상과 응력 재분배가 기존 단층의 재활성화를 촉진한 것으로 해석된다”고 말했다.
이번 결과는 우리나라가 2017년 포항지진을 통해 경험한 촉발지진 문제에도 중요한 시사점을 준다고 했다. 포항과 풍계리는 지진을 촉발한 과정은 다른데 인간 활동이 기존 단층에 미치는 영향을 장기적으로 평가해야 한다는 공통된 교훈을 준다는 거다.
지하 공간과 에너지 자원을 안전하고 지속가능하게 개발·활용하려면 개발 이전부터 지질 구조와 단층의 응력 상태를 자세히 평가하고 운영 중은 물론 종료 이후에도 지진 관측과 안전성 평가를 이어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정종오 기자(ikokid@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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