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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르무즈 기여 밝힌 韓⋯美는 반도체·대미 투자에 집중


韓 "호르무즈 실질적 기여" 입장⋯美, 반도체부터 거론, 대미투자 '신속이행' 강조

[아이뉴스24 정유림 기자] 한미 외교장관 회담에서 호르무즈 해협 협력과 함께 대미 전략 투자 이행이 주요 의제로 다뤄졌다. 미국은 한국에 구체적인 군사적 기여를 요구하기보다 대미 투자와 반도체 등 경제·통상 현안을 전면에 내세웠다.

조현 외교부 장관과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이 18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 국무부 청사에서 열린 양자 회담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조현 외교부 장관과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이 18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 국무부 청사에서 열린 양자 회담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18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에서 조현 외교부 장관과 미국 마코 루비오 국무부 장관의 한미 외교장관 회담이 열리기 전 한국에서는 이재명 대통령이 기자회견을 열어 호르무즈 해협 파병에 대한 기본 입장을 밝혔다.

이 대통령은 '전쟁 불관여·불개입' 원칙을 강조하고 한국 상선 등 보호를 위해 해협 자유항행에 기여할 수 있다는 의지를 밝혔다. 이에 조 장관은 회담에서 "호르무즈 해협의 자유로운 통항 회복을 위해 우리 정부도 미국·국제사회와 실질적 기여를 하겠다는 의지"를 강조했다.

이와 관련해 미국은 한국의 입장에 대해 이해를 표시하고 앞으로 긴밀히 협의해 나가자는 반응을 보였으며 구체적으로 어떤 기여를 해 달라는 식의 요구는 나오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소셜미디어(SNS)에서 한국의 기여와 관련해 불만을 터뜨렸고 그간 미국 측 각급이 물밑에서 상당한 수위의 파병 압박을 가해온 것과는 결이 다른 접근이다.

한국 대통령이 공개적으로 기여 가능 수위에 선을 그어둔 이상 외교장관 간 회담에서 아무리 강한 요구를 내놓더라도 한국이 수용하려 하지 않을 것이라는 계산이 미국 측에서 섰을 것으로 추정된다.

조현 외교부 장관과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이 18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 국무부 청사에서 열린 양자 회담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곽노정 SK하이닉스 CEO(가운데)가 27일(현지시간) 미국 인디애나주 웨스트라피엣 퍼듀대학교에서 열린 AI 메모리 생산 기지 기공식에서 마이크 브런 인디애나 주지사(왼쪽), 미치 대니얼스 퍼듀대학교 총장(오른쪽) 등 참석자들과 함께 착공을 알리는 버튼을 누른 뒤 축하 박수를 치고 있다. [사진=SK하이닉스]

미국은 호르무즈로 힘을 빼기보다 대미투자와 통상 분야 카드를 꺼내는 쪽을 택한 모습이다. 이날 미 국무부의 회담 결과 보도자료 첫 부분은 반도체가 차지했다.

국무부는 "양 장관이 반도체를 비롯한 주요 전략 분야 전반에 걸쳐 지속적인 협력을 약속했다"고 밝혔다.

트럼프 행정부는 외국산 반도체에 대한 표적 관세 방침을 거론하면서 반도체의 미국 내 생산을 각국 업체에 촉구하고 있다. 루비오 장관은 이를 상기하면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한국 업체들도 예외는 아니라는 점을 강조하려 한 것으로 보인다.

국무부에 따르면 루비오 장관은 또 한국에서 사업하는 미국 기업들을 위한 사업 환경 조성, 미국 핵심 산업을 위한 공급망 확보의 중요성, 한미 조인트팩트시트(공동설명자료)상 투자 약속의 신속한 이행 등을 강조했다.

호르무즈 해협에 대한 기여 수위가 한미 간 현안 논의 과정에서 발생한 일종의 '병목'이라면 미국은 호르무즈 문제를 잠시 제쳐둔 채 경제·통상 분야에서도 요구할 내용이 많다는 점을 들고 나온 것일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호르무즈 뿐 아니라 핵추진 잠수함과 원자력 연료 농축·재처리 등 팩트시트상 안보 분야 후속 협의도 대미 투자 등과 연계해 논의된 것으로 풀이된다.

조현 외교부 장관과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이 18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 국무부 청사에서 열린 양자 회담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미국 해군 군함 이미지. 기사와 직접 관련이 없는 사진 [사진=AP/연합뉴스]

미국이 한미일 협력을 언급한 점도 주목할 만하다. 국무부는 한미일 협력의 중요성을 재확인했다고 자료에 담았다. 미국 입장에서 한미일 협력이 동북아 역내 중국 견제의 핵심 축인 만큼 계기가 있을 때마다 이를 강조하려는 것으로 해석된다. 한국 외교부의 결과 보도자료에는 한미일과 관련한 부분이 등장하지 않아 대조를 이뤘다.

양측은 비핵화의 범위를 두고도 서로 다른 표현을 썼다. 한국은 '한반도 비핵화', 미국은 '북한 비핵화'라고 표현했다.

정부는 두 표현이 실질적으로 같은 의미라며 구분 짓지 않으려는 태도지만 한반도 비핵화는 국내 전술핵 배치 등에 대한 배제까지 포괄하는 표현이어서 북한 입장에서는 다르게 받아들일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정유림 기자(2yclever@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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