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김현동 기자] '재벌 저승사자'로 불려온 옛 조사국의 세 번째 부활로 평가되는 공정거래위원회 중점조사기획단이 다음 달 1일 출범한다. 주병기 위원장은 취임 1주년 기자간담회에서 "반칙을 저지르고 얻는 이익보다 법 위반에 따른 불이익이 크도록" 하겠다며 이 조직을 하반기 정책의 핵심 축으로 제시했다.
1998~2005년 존재했던 옛 조사국은 사무처장을 반장으로 한 직권조사 전담조직으로, 5대 그룹의 부당내부거래 17조8500억원을 적발하며 '재벌 저승사자'라는 별칭을 얻었다. 재계 반발로 2005년 폐지된 뒤 기능은 시장감시국·카르텔조사국 등으로 흩어졌다가, 2017년 문재인 정부의 기업집단국(현 기업집단감시국) 신설로 사실상 부활했다. 이 조직 역시 한시조직으로 출발해 정권에 따라 정규조직화와 축소를 오갔다.

이처럼 공정거래위원장이 바뀔 때마다 강도 높은 조사 전담조직을 새로 만들었다가, 다음 정권에서 축소하거나 다시 부활시키는 패턴이 20년 넘게 반복돼왔다. 이번 중점조사기획단 역시 그 계보의 연장선에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중점조사기획단은 조사관리관 밑에 단장(고위공무원단)과 중점조사1·2·3담당관 3개 담당관으로 구성되며, 배정 인력은 총 33명이다. 각 담당관은 "위원회 소관 사건 중 조사관리관이 중점 조사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하는 사항의 조사, 시정조치, 과징금 부과 및 이행의 확인"을 맡는다. 2028년 9월30일까지로, 시행일로부터 2년간 유지되는 한시조직이다.
주 위원장은 이 조직을 하반기 정책의 두 축 중 하나로 자리매김했다. "현장의 불공정행위를 엄단하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며 "반칙을 저지르고 얻는 이익보다 법 위반에 따른 불이익이 크도록 게임의 룰 자체를 바꾸는 것, 근본적인 제도 개선이 반드시 뒷받침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중점조사기획단은 이 중 첫 번째 축, 즉 민생 밀접 분야 집중 점검을 뒷받침할 조사 역량으로 지목했다. "오는 10월 1일 새로 출범하는 중점조사기획단의 조사 역량도 적극 활용하여 국민 생활과 맞닿은 민생 밀접 분야의 불공정행위를 신속하고 집중적으로 점검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하반기 집중 점검 분야로는 식품·교육·에너지·생필품 등을 꼽았다.
집중 점검 축을 뒷받침하는 또 다른 조직으로 경제분석국도 함께 신설된다. 주 위원장은 "공정위 역사상 최초로 미·영·EU 등 선진국 경쟁당국 수준의 국 단위 경제분석국이 탄생하게 된다"며 "플랫폼 생태계의 데이터 독점이나 알고리즘 자사 우대 등 복잡한 신유형 경쟁제한행위는 정밀한 경제 데이터 분석 역량 없이는 위법성을 입증하기 어려운 국면"이라고 설명했다. 계량경제학적 분석이 위법성 입증뿐 아니라 과징금 산정의 정밀성, 시정조치의 사후 효과 검증까지 담당하게 된다는 설명이다.
제도개선 축의 구체적 사례로는 두 가지가 제시됐다. 하나는 반복 담합 사업자에 대한 등록허가 취소·영업정지 도입이다. "소방시설공사업법 등 안전 분야, 폐기물관리법 등 환경 분야, 여객자동차법 등 운송 분야 등 그동안 담합 사례가 지속되던 약 20여 개 업종을 중심으로 관계부처들과 협의를 진행하고 있으며, 제도 도입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했다"고 밝혔다.
다른 하나는 가맹점주의 단체교섭권 강화다. 가맹점주 수 30명 미만인 소(小)가맹본부에 대해서도 점주 단체를 구성할 수 있도록 단체 등록 요건을 완화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영세 가맹본부 비중은 60% 이상에 달하는 가맹시장의 현실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주 위원장은 이 같은 이중 전략의 배경이 되는 원칙론도 밝혔다. "편법과 탈법, 사기, 협박, 착취로 돈 벌 수 있다면 누가 땀을 흘려 일을 하겠습니까? 비정상적인 경영 활동으로 이익을 볼 수 없어야 기업이 본업과 기술 혁신에 오롯이 전념하게 될 것"이라며 "이런 공정한 시장을 설계하고 게임의 룰을 지키는 규율이 바로 서도록 하는 것이 공정위 규제의 역할이자 사명"이라고 말했다.
/김현동 기자(citizenk@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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