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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 中 하이브리드까지 조인다…현대차·기아 '가격 방어막' 주목


EU, 中 하이브리드 비중 15% 요구…中 "WTO 위반" 반발
중국산 수입 3800대→5만대…관세 피해 PHEV 공세
투싼·스포티지 부담 줄어드나…中 현지 생산은 변수

[아이뉴스24 송대성 기자] 유럽연합(EU)이 중국산 전기차에 이어 하이브리드차의 역내 진입을 제한하는 방안을 추진하면서 현대자동차·기아가 반사이익을 얻을지 주목된다.

중국 업체들이 전기차에 부과된 고율 관세를 피해 플러그인하이브리드차(PHEV) 수출을 대폭 늘린 만큼 물량 제한이나 추가 관세가 현실화하면 투싼·스포티지 등 현대차·기아의 주력 하이브리드 SUV가 받는 가격 경쟁 압박이 줄어들 수 있다.

BYD 용산 전시장. [사진=연합뉴스]
BYD 용산 전시장. [사진=연합뉴스]

28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EU는 최근 중국산 하이브리드차의 역내 판매 비중을 현재 3분의 1 이상에서 약 15%로 낮추는 자율수출제한 방안을 중국 측에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이 이를 받아들이지 않으면 EU가 관세 인상 등 직접적인 수입 제한에 나설 가능성도 거론된다.

중국은 즉각 반발했다. 중국 상무부는 "자율적 수출 제한은 세계무역기구(WTO) 규칙을 심각하게 위반하고 시장경제 규율과 공정경쟁 원칙에도 어긋난다"며 "단호히 반대한다"고 밝혔다.

양측의 해결 방안은 이익의 균형을 보장하고 WTO 규정과 각자의 국내법에 부합해야 한다는 주장도 내놨다. 실제 물량 제한까지 상당한 통상 마찰이 예상되는 대목이다.

전기차 막자 PHEV 13배 급증

EU가 하이브리드차까지 규제 대상으로 검토하는 배경에는 기존 전기차 관세가 불러온 '풍선효과'가 있다.

EU는 2024년 10월부터 중국산 배터리 전기차에 기본 관세 10%와 별도의 상계관세를 부과하고 있다. 두 관세를 합하면 BYD 차량에는 약 27%, 상하이자동차(SAIC) 차량에는 약 45.3%가 적용된다.

BYD 용산 전시장. [사진=연합뉴스]
'2026 퓨처 모빌리티 위크'에 전시됐던 BYD의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 [사진=연합뉴스]

반면 하이브리드차에는 상계관세가 없어 일반 관세 10%만 부과된다. 중국 업체들이 전기차보다 관세 부담이 낮은 PHEV를 유럽에 집중적으로 투입할 유인이 커진 것이다.

관세 격차는 실제 수입량 변화로 이어졌다. 중국산 하이브리드차의 EU 수입은 2024년 10월 약 3800대에서 지난 7월 5만대로 13배 이상 증가했다.

올해 2분기 수입량은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으며 평균 수입가격은 하락했다. 중국 업체들이 저가 PHEV 공급을 늘리면서 전기차에 세운 관세 장벽의 효과가 일부 약화된 셈이다.

중국 브랜드의 유럽 시장 점유율도 빠르게 높아지고 있다. 올해 1~4월 중국 브랜드의 EU 신차시장 점유율은 6.0%로 지난해 같은 기간 3.2%의 두 배 가까이로 상승했다.

같은 기간 BYD 판매량은 약 7만1850대로 152.9% 증가했고 체리는 약 4만8350대로 267.1% 늘었다.

중국 업체들은 낮은 가격과 높은 사양을 앞세워 시장을 넓히고 있다. 기존 완성차 업체들도 이에 대응해 할인과 판매 장려금을 확대하면서 수익성 부담이 커졌다.

투싼·스포티지와 정면승부…규제 땐 부담 완화

중국산 PHEV의 공세는 현대차·기아에도 직접적인 부담이다. BYD '씰 U DM-i'와 체리 '자쿠 7 SHS' 등 중국산 PHEV SUV는 현대차 투싼과 기아 스포티지의 하이브리드·PHEV 모델과 차급 및 고객층이 겹친다.

현대차그룹은 올해 상반기 EU와 영국, 유럽자유무역연합(EFTA) 시장에서 41만753대를 판매해 점유율 7.0%를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0.4%포인트 낮아졌다.

기아 판매량은 21만8279대로 7.1% 증가했지만 현대차는 19만2474대로 8.6% 감소했다. 통계의 집계 지역과 기간이 중국 브랜드 자료와 달라 직접 비교하기는 어렵지만 중국 업체의 빠른 성장이 현대차그룹의 유럽 시장 지위를 압박하는 흐름은 뚜렷하다.

BYD 용산 전시장. [사진=연합뉴스]
현대자동차 ‘디 올 뉴 투싼’ 전면부. [사진=설재윤 기자]

현대차·기아는 관세 측면에서는 상대적으로 유리하다. 한·EU 자유무역협정(FTA)의 원산지 기준을 충족한 한국산 전기차와 하이브리드차에는 관세가 부과되지 않는다.

체코에서 생산하는 투싼과 슬로바키아에서 생산하는 스포티지도 EU 역내 생산 차량이어서 수입 관세 대상이 아니다.

중국산 하이브리드차가 이미 일반 관세 10%를 부담하는 상황에서 물량 제한이나 추가 관세까지 적용되면 현대차·기아의 상대적인 가격 경쟁력은 높아질 수 있다.

판매가격을 올리는 효과보다 중국산 차량에 대응하기 위해 지급하던 할인과 판매 인센티브를 줄일 여지가 생긴다는 점에서 수익성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중국 업체 현지 생산 땐 규제 효과 약화

다만 EU의 규제가 현대차·기아에 장기적인 가격 방어막이 될지는 지켜봐야 한다.

우선 EU가 검토하는 자율수출제한은 아직 중국과의 협의 단계다. 중국이 거부한 만큼 실제 물량 제한이나 관세 인상으로 이어질지는 확정되지 않았다.

BYD 용산 전시장. [사진=연합뉴스]
시장 재편은 중국 전기차 시장 1·2위인 BYD와 테슬라를 중심으로 진행되고 있다. 사진은 BYD의 전기차 모델 [사진=BYD 페이스북]

중국 업체들이 유럽 현지 생산을 확대하는 점도 변수다. BYD는 헝가리 공장 가동을 준비하는 등 수입 관세와 규제를 피하기 위한 현지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중국 업체가 유럽 공장에서 PHEV를 생산하면 중국에서 완성차를 수입할 때 적용되는 규제 효과는 약해질 수 있다. 현지 생산 확대와 함께 유럽 부품 공급망까지 구축하면 가격 경쟁력도 다시 높아질 가능성이 있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단기적으로는 중국산 PHEV의 가격 공세가 완화될 수 있지만 중국 업체들이 현지 생산으로 대응하면 경쟁 구도 자체가 크게 달라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결국 EU의 하이브리드차 규제는 단기적으로 현대차·기아의 할인 부담을 줄이는 기회가 될 수 있다. 그러나 중국 업체의 현지 생산이 본격화하면 관세보다 제품 경쟁력과 생산 효율, 현지 공급망을 둘러싼 경쟁이 다시 치열해질 전망이다.

/송대성 기자(snowball@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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