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황세웅 기자]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이 "과거처럼 원유나 광물을 가격만 주면 살 수 있는 시대가 아니다"라며 자원 확보부터 도입·비축까지 공급망 전반을 장기적으로 관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이 23일 서울 무역보험공사에서 열린 '제6차 자원안보협의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황세웅 기자]](https://image.inews24.com/v1/08ff95efd232f7.jpg)
국제 정세가 급변할 때마다 관련 예산을 늘렸다가 위기가 잦아들면 다시 줄이는 방식에서 벗어나기 위해 안정적인 재정 기반을 갖춘 '자원안보기금' 신설도 추진한다.
김 장관은 23일 서울 한국무역보험공사에서 열린 '제6차 자원안보협의회'에서 "원유도 가스도 광물도 처음부터 끝까지 봐야 되고 관리해야 하는 시기가 됐다"고 말했다.
특히 "단년도 예산을 중심으로 하다 보니 장기적으로 설계되고 지속돼야 할 자원 정책이 일시적인 예산 상황에 따라 변동이 생겼다"며 "전쟁이 끝나면 '이게 굳이 필요한가'라는 상황이 다시 생길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런 상황을 미연에 방지하고자 기금을 설치해 재정적인 기반을 튼튼히 가져가는 가운데 자원안보 정책을 해봐야겠다는 생각"이라고 밝혔다.
10여년간 기조 바뀐 자원정책⋯이번엔 '지속성' 확보
국내 자원정책은 지난 10여년간 정부별 정책 기조와 국제 자원시장 환경에 따라 방향이 달라져 왔다.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이 23일 서울 무역보험공사에서 열린 '제6차 자원안보협의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황세웅 기자]](https://image.inews24.com/v1/aacaebdc04f15c.jpg)
이명박 정부는 공기업 대형화와 해외 인수합병(M&A), 금융지원을 앞세워 해외자원개발을 확대했다. 2010년 제4차 해외자원개발 기본계획에서도 석유·가스와 전략광물의 자주개발률을 끌어올리는 것을 주요 목표로 삼았다.
그러나 해외 투자에 따른 자원 공기업의 재무 부담과 사업 수익성 문제가 부각되면서 정책 방향도 달라졌다.
박근혜 정부가 지난 2014년 마련한 제5차 해외자원개발 기본계획은 기존의 양적 확대에서 경제성과 수익성을 중시하는 '질적 성장'으로 무게중심을 옮겼다.
문재인 정부에서는 해외자원개발 혁신 태스크포스(TF)를 통해 기존 사업의 구조조정을 이어가는 한편 2020년 기본계획에서 정책 중심을 '자원개발'에서 '자원안보'로 전환했다. 개발·도입·비축을 연계하는 방식으로 정책 방향도 바뀌었다.
윤석열 정부에서는 공급망 불안이 커지면서 핵심광물 확보와 재자원화, 비축이 다시 주요 과제로 부상했고 국가자원안보 특별법도 제정됐다.
이번 정부가 마련한 제1차 자원안보 기본계획은 이 법에 근거한 첫 범정부 장기계획이다. 개별 해외개발 사업의 확대나 축소를 넘어 도입·비축·재자원화까지 공급망 전체를 관리하고, 별도 기금을 통해 단년도 예산의 한계를 줄이겠다는 데 의미가 있다.
원유 특정지역 의존도 50% 이하⋯핵심광물 최대 1년치 비축
정부는 이날 △제1차 자원안보 기본계획 △제5차 석유비축계획 조정안 △핵심광물 지정계획 △제1차 핵심광물 비축계획을 확정했다.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이 23일 서울 무역보험공사에서 열린 '제6차 자원안보협의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황세웅 기자]](https://image.inews24.com/v1/a994668536bd4f.jpg)
오는 2035년까지 원유의 특정지역 의존도를 50% 이하로 낮추고 도입 국가와 운송 경로, 도입 방식 등을 다변화한다. 석유 비축시설도 2030년까지 2000만배럴 규모로 추가 확충한다.
핵심광물 관리 대상은 38종에서 51종으로, 비축 품목은 24종에서 29종으로 늘린다. 공급망이 특히 취약한 광종은 목표 비축 기간도 기존 180일에서 최대 365일까지 확대한다.
日은 JOGMEC 중심으로 개발·금융·비축 '상시 체계'
일본은 우리보다 앞서 자원 확보를 일회성 사업이 아닌 상시적인 경제안보 정책으로 운용해왔다.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이 23일 서울 무역보험공사에서 열린 '제6차 자원안보협의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황세웅 기자]](https://image.inews24.com/v1/739db02cd3e3d7.jpg)
지난 2004년 출범한 일본 에너지·금속광물자원기구(JOGMEC)는 해외 자원개발 지원부터 출자·융자·채무보증, 자원 비축, 자원국과의 협력까지 폭넓게 담당하고 있다.
JOGMEC는 현재도 자원·에너지의 안정적 공급을 핵심 목표로 두고 개발 지원과 비축을 지속하고 있다.
석유도 국가 비축과 민간 의무비축, 산유국 공동비축을 함께 운영한다.
산유국 공동비축의 경우 일본 내 저장시설을 사우디아라비아·아랍에미리트(UAE)·쿠웨이트 기업 등에 제공하고 비상시 일본 기업이 해당 원유를 우선 구매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이 23일 서울 무역보험공사에서 열린 '제6차 자원안보협의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황세웅 기자]](https://image.inews24.com/v1/01ae13fd63c6b0.jpg)
일본은 상설 기관과 금융·비축 수단을 기반으로 자원 확보 정책을 장기간 유지해왔다는 점에서 한국과 차이가 있다.
한국의 자원안보기금 역시 단순히 비축 예산을 추가하는 수준을 넘어 정권이나 국제 정세 변화에도 흔들리지 않는 장기적인 자원안보 재정 기반으로 자리 잡을 수 있느냐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김 장관은 "이번에 처음 수립한 자원안보 기본계획은 위기 때마다 단기적·사후적으로 대응하는 데서 벗어나 우리 자원 공급망의 체질을 근본적으로 개선하기 위한 장기 로드맵"이라며 "장기적인 관점에서 자원안보 과제를 꾸준히 추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황세웅 기자(hseewoong89@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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