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홍성효 기자] 중동 전쟁 등 지정학적 리스크로 에너지 위기가 장기화하면서 수소가 에너지 수급 불안을 완화할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높은 에너지 수입 의존도가 이어지는 가운데 정부의 석유 최고가격제가 반년 넘게 유지되면서 에너지 안보를 강화할 새로운 수단이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수소전기버스 일렉시티 FCEV. [사진=현대차]](https://image.inews24.com/v1/2a48ac1d6e176f.jpg)
산업통상부는 지난 18일 석유 최고가격제를 또다시 연장한다고 밝혔다. 지난 3월 13일 시행 이후 열 번째 최고가격 결정으로, 1997년 유가 자유화 이후 29년 만에 도입된 제도가 장기화되고 있다.
석유 최고가격제는 당초 중동 정세 악화에 따른 일시적 충격에 대응하기 위한 비상조치로 도입됐지만 반년 이상 이어지고 있다. 에너지경제연구원에 따르면 2024년 기준 한국의 에너지 수입 의존도는 93.7%로 30년 넘게 90%대의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재정 부담도 커지고 있다. 정유업계 추산 누적 손실은 지난 6월 중순 이미 5조원 규모에 이르러 정부가 당초 확보한 예비비 4조2000억원을 넘어선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와 정유업계 간 이견으로 1차 손실 정산 대상인 3월 13일부터 6월 30일까지 발생분도 아직 정산되지 않은 상태다.
이런 가운데 수소가 화석연료 수입 의존도를 낮추고 에너지 공급망을 다변화할 수 있는 수단으로 부각되고 있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지난 6월 발간한 ‘글로벌 하이드로젠 리뷰 2026’에서 수소가 화석연료 수입 의존도를 낮춰 에너지 안보를 강화할 수 있다고 밝혔다. 석유와 가스처럼 특정 지역에 매장량이 집중된 자원과 달리 수소는 재생에너지와 원자력 발전 전력을 활용한 수전해 방식이나 음식물 폐기물·하수 슬러지·가축분뇨 등 다양한 원료를 통해 생산할 수 있기 때문이다.
IEA는 특히 에너지의 70% 이상을 해외에서 조달하고 특정 국가의 수입 비중이 25%를 넘는 한국과 독일, 일본 등을 주요 사례로 제시하며 재생에너지 기반 수소가 에너지 수입 일부를 대체하고 공급망 다변화에 기여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수소 정책이 실제 사업과 투자 단계로 넘어가고 있다는 점도 주요국 사례에서 나타난다. IEA에 따르면 국가 차원의 수소 전략을 보유한 국가는 2021년 23개국에서 올해 66개국으로 증가했다.
![수소전기버스 일렉시티 FCEV. [사진=현대차]](https://image.inews24.com/v1/a937453ce17557.jpg)
중국은 수소전기차 중심 정책에서 산업 전반으로 범위를 넓혀 5개 도시군을 대상으로 4년간 최대 80억위안을 지원하는 2차 시범사업에 착수했다. 일본은 3조엔 규모 재원을 활용해 저탄소수소와 화석연료 간 가격 차액을 최대 15년간 보전하고 있다. 유럽연합(EU)도 유럽수소은행을 통해 재생수소 생산자에게 최대 10년간 보조금을 지원한다. 올해 7월에는 5억유로 규모의 4차 경매 초안을 공개했다.
글로벌 수소 기업 협의체인 수소위원회도 이달 발간한 ‘글로벌 하이드로젠 컴퍼스 2026’에서 수소가 탈탄소 수단을 넘어 에너지 안보와 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전략적 자산으로 부상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수소위원회에 따르면 청정수소 관련 누적 확정 투자 규모는 1300억달러를 넘어섰고 최종투자결정(FID)을 통과한 프로젝트도 570개 이상으로 늘었다. 가동 중인 청정수소 생산능력은 연간 약 170만톤으로 전년 대비 70% 증가했다.
반면 국내에서는 수소 관련 지원이 축소되는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 기후에너지환경부가 공개한 2027년 예산안 지출구조조정 내역에 따르면 수소전기차 보조금은 기존 5762억원에서 4457억원으로 23%, 수소충전소 보조금은 1897억원에서 1197억원으로 37% 각각 줄었다.
수소차 수요를 뒷받침해 온 세제·시장 지원도 축소될 예정이다. 승용 수소전기차 개별소비세 감면은 내년부터 단계적으로 줄어 2028년 말 종료되고, 취득세 감면은 내년 말 일몰을 앞두고 있다. 시내·마을·농어촌버스에 적용되던 수소전기버스 부가가치세 면세도 올해 말 종료될 예정이다.
수소발전 입찰시장 규모와 예측 가능성도 낮아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일반수소발전 개설물량은 1300GWh에서 930GWh로 줄었고 청정수소발전도 500GWh 규모에 그쳤다. 기존에는 수년간의 입찰물량을 미리 공개했지만 올해는 2026년 물량만 확정하고 2027년 물량은 내년에 결정하기로 하면서 업계의 시장 예측이 어려워졌다는 설명이다. 수소경제위원회도 2024년 11월 7차 회의 이후 별도 회의 개최가 이어지지 않고 있다.
업계에서는 주요국이 정부 지원을 바탕으로 수소 공급망 구축과 투자를 확대하는 상황에서 국내 정책의 불확실성이 커질 경우 관련 기업의 투자 계획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에너지 안보 차원에서 수소 산업을 바라볼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홍성효 기자(shhong0820@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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