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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서 은퇴한 배터리, 데이터센터로…LG엔솔 美 ESS 영토 확장


B2U와 美 재사용 BESS 협력⋯사용 후 EV 배터리, 전력 자산으로 재탄생
美 ESS 누적 설치량 2031년 715GWh 전망⋯'DSX 레디'·북미 5개 거점 대응

[아이뉴스24 황세웅 기자] LG에너지솔루션이 전기차에서 사용을 마친 배터리를 에너지저장장치(ESS)에 다시 투입하며 미국 ESS 사업의 범위를 넓힌다.

전기차용 배터리를 곧바로 분해해 원료를 회수하는 대신 정지형 ESS에 장착해 전력망과 데이터센터에서 한 차례 더 사용하는 방식이다. 신품 리튬인산철(LFP) 배터리 공급과 함께 사용 후 전기차 배터리의 재사용까지 사업화해 배터리 생애 전반에서 수익을 창출한다는 전략이다.

LG에너지솔루션 본사 전경. [사진=LG에너지솔루션]
LG에너지솔루션 본사 전경. [사진=LG에너지솔루션]

29일 LG에너지솔루션에 따르면, 미국 배터리 재사용 전문기업 B2U 스토리지 솔루션즈와 전략적 파트너십을 맺고 미국 전역에서 배터리에너지저장장치(BESS) 사업 기회를 공동 발굴하기로 했다.

양사는 전기차에서 사용을 마친 배터리팩을 ESS에 연결해 전력 저장 용도로 추가 사용한다. 배터리 성능이 ESS 운용 기준 아래로 떨어지면 최종적으로 재활용해 리튬과 니켈, 코발트 등 원료를 회수한다는 구상이다.

주요 고객은 전력회사와 ESS 개발사,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등 대규모 전력 수요처다. 양사는 사용 후 전기차 배터리로 구축한 ESS를 통해 미국 시장에 기가와트시(GWh) 단위의 저장 용량을 공급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다만 전략적 파트너십이 곧바로 특정 프로젝트 수주나 GWh 단위의 공급 계약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양사가 공동으로 사업 기회를 찾은 뒤 개별 프로젝트의 배터리 확보와 안전성, 경제성을 검토해 실제 구축 여부를 결정하게 된다.

LG에너지솔루션 본사 전경. [사진=LG에너지솔루션]
LG에너지솔루션과 B2U 스토리지 솔루션즈의 기업 로고. [사진=LG에너지솔루션]

'재활용' 전에 한 번 더…배터리 수명 늘린다

배터리 재사용과 재활용은 구분된다. 재사용은 배터리팩을 분해하지 않고 다른 용도로 다시 쓰는 것이고, 재활용은 배터리를 해체해 주요 광물을 회수하는 과정이다.

전기차 배터리는 주행거리와 출력 성능이 일정 수준 아래로 떨어지면 차량에서 교체된다. 그러나 순간적인 고출력과 가벼운 무게가 덜 중요한 정지형 ESS에서는 추가로 사용할 여지가 있다.

사용 후 배터리를 ESS로 전환하면 배터리의 사용기간을 늘리고 신품 배터리 구매비를 줄일 수 있다. ESS 운영을 마친 뒤 재활용하면 배터리에서 얻을 수 있는 경제적 가치를 장기간 활용할 수 있다.

B2U는 자체 'EV 팩 스토리지(EPS)' 기술을 이용해 제조사와 차종, 잔존 용량이 서로 다른 사용 후 배터리팩을 ESS에 연결한다. 각 배터리팩의 상태를 개별적으로 진단하고 충·방전을 제어해 성능 차이를 관리하는 방식이다.

특히 배터리팩을 분해하거나 별도로 개조하지 않고 차량에서 쓰던 형태로 ESS에 장착할 수 있다는 점을 강점으로 내세운다. 해체와 재조립 과정을 줄이면 구축비용과 설치기간을 낮추고, 서로 다른 차종에서 회수한 배터리도 함께 활용할 수 있다.

B2U는 현재 약 100메가와트시(MWh) 규모의 ESS를 구축·운영하고 있으며 5000개가 넘는 배터리팩을 관리하고 있다. 확보한 사용 후 배터리 공급 물량은 4GWh 이상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전기차용 배터리 공급과 사용 이력 관리 경험을 제공하고, B2U는 배터리 진단과 ESS 통합·운영 기술을 맡는 형태의 협력이 예상된다.

美 ESS 누적 715GWh 전망⋯데이터센터 수요 확대

사용 후 EV 배터리의 새로운 수요처로 ESS가 주목받는 배경에는 빠르게 커지는 미국 시장이 있다.

LG에너지솔루션 본사 전경. [사진=LG에너지솔루션]
코엑스에서 열린 '인터배터리 2026' LG에너지솔루션 부스에 전력망용 에너지저장장치(ESS) 배터리 라인업이 전시돼 있다. [사진=권서아 기자]

우드맥킨지와 미국청정전력협회(ACP)에 따르면 미국은 올해 2분기 5.4GW·18.9GWh의 배터리 ESS를 신규 설치했다. 에너지 용량 기준 전년 동기보다 17% 증가한 역대 최대 규모다.

우드맥킨지는 향후 5년간 미국의 연간 ESS 설치 규모가 전력 기준 50% 이상 늘고, 누적 설치량은 오는 2031년 207GW·715GWh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데이터센터 건설 확대에 힘입어 유틸리티급 ESS 시장도 향후 5년간 연평균 8%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AI 데이터센터는 전력을 대규모로 소비할 뿐 아니라 서버 연산량에 따라 전력 사용량이 짧은 시간 안에 크게 달라진다. ESS는 수요가 낮을 때 전기를 저장했다가 사용량이 급증할 때 공급해 전력 부하와 전압 변동을 완화할 수 있다.

미국 데이터센터의 전력 수요는 2030년까지 큰 폭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전력망 접속에는 길게는 수년이 걸리는 만큼 상대적으로 설치가 빠른 배터리 ESS를 태양광이나 현장 발전설비와 결합하려는 수요도 커지고 있다.

'DSX 레디' 충족⋯신품 LFP·재사용 배터리 '투트랙'

LG에너지솔루션은 사용 후 EV 배터리뿐 아니라 신품 LFP 배터리를 활용한 AI 데이터센터용 ESS 사업도 확대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 본사 전경. [사진=LG에너지솔루션]
LG에너지솔루션 JF2 AC 링크 제품. [사진=LG에너지솔루션]

지난 22일 LFP 기반 ESS 제품 'JF2 AC 링크'가 엔비디아의 'DSX 레디 BESS' 요건을 충족했다. 2.5MW·5.1MWh 단위 모듈형 배터리 블록으로 AI 서버의 급격한 전력 사용 변화에 맞춰 충·방전하며 전력 부하와 전압 변동을 관리한다.

미시간주 홀랜드·랜싱을 비롯해 캐나다 온타리오, 테네시, 오하이오 등 북미 5개 ESS 생산거점도 구축했다. 올해 말까지 북미 ESS용 LFP 생산능력을 50GWh 이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북미 중심 ESS 수주 잔고는 지난해 말 약 140GWh이며 올해 상반기에만 3조 원 이상의 신규 수주를 확보했다.

LG에너지솔루션 본사 전경. [사진=LG에너지솔루션]
LG에너지솔루션 북미 ESS 생산공장 현황. [사진=LG에너지솔루션]

전기차에서 퇴역한 배터리를 ESS로 다시 쓰는 재사용 사업에 신품 LFP 공급까지 더하면서 LG에너지솔루션의 미국 ESS 사업도 배터리의 첫 사용과 재사용을 아우르는 방향으로 확장되고 있다.

주승탁 LG에너지솔루션 ESS.EaaS 사업담당은 "이번 협력을 통해 배터리의 활용 가치를 기존 사용처를 넘어 더욱 확대해 나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배터리를 전력망용 ESS로 재사용함으로써 배터리의 수명을 연장하는 것은 물론 장기적인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사업 기회도 확보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황세웅 기자(hseewoong89@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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