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박지은 기자] 인공지능(AI) 서버 시장이 빠르게 커지면서 적층세라믹콘덴서(MLCC) 업체들의 생산능력 확충 경쟁이 달아오르고 있다.
세계 1위 무라타제작소와 2위 삼성전기가 생산능력 확대에 나선 가운데 일본 TDK와 다이요유덴은 공동 개발을 넘어 생산과 원재료 조달까지 손잡기로 했다.
![다이요유덴의 다카사키 글로벌 센터. [사진=다이요유덴]](https://image.inews24.com/v1/e435a06a5c16ca.jpg)
![다이요유덴의 다카사키 글로벌 센터. [사진=다이요유덴]](https://image.inews24.com/v1/7fa57abdf19a1a.jpg)
AI용 고성능 MLCC 수요가 빠르게 늘고 가격까지 오르자 경쟁사와의 협력까지 불사하며 시장 선점에 나선 셈이다.
日 MLCC 업체 이례적 맞손…생산·조달까지 함께
TDK와 다이요유덴은 29일 MLCC와 인덕터 등 첨단 전자부품 사업에서 협력하기 위한 기본합의서를 체결했다고 밝혔다.
양사는 차세대 MLCC와 인덕터를 공동 개발하고 생산과 원재료 조달까지 협력 범위를 넓힐 계획이다. 구체적인 공동 개발·생산·조달 분야와 역할을 정한 뒤 중장기적으로는 자본 제휴 가능성도 검토한다.
경쟁 관계인 두 회사가 손을 잡은 배경에는 AI가 있다. 생성형 AI 확산과 AI 데이터센터·서버 시장 성장으로 전원을 안정적으로 공급하고 불필요한 전기 신호를 줄여주는 고용량·고신뢰성 MLCC와 인덕터 수요가 빠르게 늘고 있어서다.
MLCC는 스마트폰부터 PC와 가전, 자동차, 서버까지 반도체와 전자회로가 있는 제품 대부분에 들어가는 부품이다.
전기를 저장했다가 반도체가 필요로 할 때 공급하고 회로에서 발생하는 신호 간섭을 줄여주는 역할을 해 '전자산업의 쌀'로도 불린다.
전장 이어 AI데이터센터로 수요처 다변화
![다이요유덴의 다카사키 글로벌 센터. [사진=다이요유덴]](https://image.inews24.com/v1/d7379bfaada087.jpg)
그동안 스마트폰 등 IT 기기와 자동차가 MLCC의 대표적인 수요처였다면 최근에는 AI 데이터센터가 새로운 큰손으로 떠올랐다.
특히 마이크로소프트와 아마존웹서비스(AWS), 구글, 메타 등 북미 클라우드 업체들이 AI 인프라 투자를 늘리고 자체 AI 칩 개발까지 확대하면서 관련 MLCC 수요도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AI 서버에는 일반 서버보다 훨씬 많은 MLCC가 필요하다. 업계에 따르면 AI 서버 한 대에는 일반 서버보다 10배 이상 많은 MLCC가 들어간다.
높은 전력을 24시간 안정적으로 공급해야 해 높은 온도와 전압을 견디면서 많은 전기를 저장할 수 있는 제품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기술 난이도가 높은 만큼 생산할 수 있는 업체도 제한적이다.
다이요유덴은 이미 생산능력 확대에 나섰다. 2021~2024년 MLCC 생산능력을 연평균 10~15% 늘렸고 중국과 말레이시아 등에 생산거점을 확충했다. 2030년까지도 생산능력을 매년 약 10%씩 확대할 계획이다.
TDK 역시 AI용 제품을 강화하고 있다. 이달에는 AI 서버와 휴머노이드 등에 사용되는 100V·10μF급 고용량 MLCC 양산에 들어갔다. 여기에 다이요유덴과 개발뿐 아니라 생산·조달까지 손잡으면서 AI 시장 대응에 속도를 내는 모습이다.
1위 무라타·2위 삼성전기도 '더 만든다'

세계 1위인 일본 무라타는 MLCC 생산능력을 매년 약 10%씩 확대하는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올해 4월에는 약 470억엔을 투자한 일본 시마네현 이즈모 신공장을 완공했다. AI 데이터센터용 MLCC 생산라인에도 2026~2027회계연도 총 800억엔을 투자할 계획이다.
세계 2위 삼성전기도 생산기반 확대에 나섰다. 삼성전기는 부산사업장을 AI 데이터센터용 고부가 MLCC와 패키지기판의 핵심 생산·연구개발 거점으로 키우기 위해 2040년까지 약 15조원을 투자한다.
AI 수요에 MLCC 몸값도 '쑥'

가격도 움직이고 있다. 메리츠증권이 분석한 8월 일본 MLCC 수출량은 881억9000만개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6.1% 감소했지만 수출액은 733억1000만엔으로 24.5% 증가했다. 평균 수출단가는 32.5% 뛰었다.
삼성전기의 최근 계약에서도 가격 상승 흐름이 나타난다. 2850억원 규모의 이번 계약은 7월 체결한 2950억원 규모 계약과 전체 금액은 비슷하지만 공급 물량은 더 적은 것으로 파악됐다. 제품 한 개당 받는 가격이 그만큼 높아진 셈이다.
양승수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타이트한 수급 환경을 바탕으로 공급사의 가격 협상력이 지속 강화되고 있다"며 "향후 신규 공급계약에서도 우호적인 판가 흐름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박지은 기자(qqji0516@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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