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나광국 기자] 정부가 주택공급을 앞당기기 위해 프로젝트파이낸싱(PF) 규제를 늦추고 보증 문턱을 낮추고 있다. 하지만 보증을 받은 뒤에도 공사가 멈추거나 대출만기를 거듭 연장하는 사업장이 나오고 있다. 첫 삽을 뜨는 것과 준공까지 공사를 끌고 가는 것은 별개 문제인 셈이다. 결국 분양대금과 추가사업비를 확보할 수 있는 이른바 '완공체력'이 실제 주택공급을 가를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16일 서울의 한 건설 현장에서 작업자들이 자재를 옮기고 있다. 2025.2.16 [사진=연합뉴스]](https://image.inews24.com/v1/de5e4b0a758a5c.jpg)
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8·13대책을 통해 주거사업장 PF 자기자본비율 규제 시행을 2027년에서 2029년으로 2년 늦췄다. PF 보증료도 기본 30% 낮추고 보증 승인후 90일안에 착공하면 최대 40%까지 깎아준다. 사업초기 금융비용과 자본부담을 덜어 착공을 앞당기려는 조치다.
공적보증 규모가 커지면서 지원이후 사업 진행상황을 관리할 필요성도 높아지고 있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 PF보증 잔액은 2021년 3조7453억원에서 올해 8월말 21조2848억원으로 5.7배 늘었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김미애 의원실이 HUG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6월말 기준 PF보증을 받고도 6개월이상 공사가 중단된 사업장은 3곳으로 보증승인액과 잔액은 각각 3080억원, 1950억원이었다. 공적보증이 초기 자금조달을 돕더라도 이후 사업여건이 악화하면 공사가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의미다.
착공이후에는 초기와 다른 자금문제가 발생한다. 주택사업은 분양계약을 통해 들어오는 중도금 등을 PF 상환과 공사비에 활용한다. 분양이 예상보다 늦어지면 현금유입이 줄고 원자재 가격이나 인건비 상승으로 공사비가 늘면 추가자금이 필요해진다.
사업성이 양호한 현장도 예외는 아니다. 약 2700가구 규모 김포 풍무역세권 B4·B5·C5블록은 PF 사업자보증으로 약 6000억원을 조달했지만 공사비와 사업비가 늘면서 착공후 추가보증을 활용했다. 현재 분양률이 99~100%에 달하는 사업장도 공사과정에서 추가 자금조달이 필요했던 셈이다.
이 때문에 착공이후에는 사업주체가 자체 투입할 수 있는 자금과 추가금융을 조달할 능력이 중요해진다. 2020~2024년 추진된 PF사업장 315곳을 분석한 결과 주거용 145곳의 자기자본비율은 평균 3.23%, 중간값은 2.22%였다. 상업용 5.58%, 산업용 6.39%보다 낮았다.
다만 낮은 자기자본비율만으로 주택 PF 부실 여부를 판단하기는 어렵다. 주거사업 대부분이 수분양자 중도금을 활용하는 분양형 구조여서 자체 자본비중이 상대적으로 낮기 때문이다. 관건은 분양이 계획대로 이뤄지지 않거나 추가비용이 발생했을 때 이를 감당할 여력이 있느냐다.
![16일 서울의 한 건설 현장에서 작업자들이 자재를 옮기고 있다. 2025.2.16 [사진=연합뉴스]](https://image.inews24.com/v1/6f23c6b55379da.jpg)
2017~2024년 HUG 보증 주택사업 218건을 분석한 결과 자기자본비율이 높을수록 최대 공정지연율이 낮아지는 관계도 나타났다. 초기 분양률은 시행사 신용도와 시공사 역량, 입지 등에 따라 차이를 보였다. 자기자본비율만 따질 게 아니라 분양성과와 사업주체 자금조달 능력을 함께 살펴야 한다는 의미다.
PF시장 전반의 부담도 여전하다. 금융권 PF대출 연체율은 지난해말 3.88%에서 올해 3월말 4.65%로 올랐고 사업성 평가에서 '유의·부실우려'로 분류된 여신도 14조7000억원에서 16조4000억원으로 증가했다. 정부가 수도권 주거용 PF사업장 325곳을 별도로 선정해 자금조달과 공정상황을 밀착 관리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결국 착공을 앞당기는 금융지원과 준공까지 자금이 끊기지 않도록 하는 사후관리가 함께 이뤄져야 한다. 분양수입이 예상에 못 미치거나 공사비가 늘었을 때 추가자금을 구하지 못하면 보증을 받은 사업장도 공정에 차질을 빚을 수 있다.
착공 건수뿐 아니라 분양률과 공정률, 사업주체 재무상태와 추가 자금조달 능력을 함께 살펴야 실제 공급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나경연 한국건설산업연구원 경제금융·도시연구실장은 "대책의 성패는 보증 공급 규모가 아니라 지원된 자금이 실제 PF대출 실행과 착공·준공으로 얼마나 전환되는가에 달려 있다"며 "공사비 변동에 대비한 추가 금융한도를 미리 설정하는 등 착공부터 준공까지 자금이 끊기지 않는 구조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나광국 기자(nkk1183@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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